드디어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새로운 FA 계약 절차가 마무리됐다. 류현진의 계약 소식은 12월 23일(이하 한국 시각) 알려졌고, 이에 따라 25일에 메디컬 테스트를 위해 아내와 함께 캐나다로 출국했다.
 
토론토에 도착한 류현진의 메디컬 테스트는 무사히 끝났다. 어깨 관절와순(2015), 팔꿈치 괴사조직(2016) 등의 수술 후유증도 없었고, 사타구니(2018) 부상 이력도 메디컬 테스트에서 장애물이 되진 못했다.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하게 되면서 류현진과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계약도 27일에 최종 발표됐다. 류현진과 블루제이스의 계약은 4년 8000만 달러이며, 이는 블루제이스 프랜차이즈 역사상 3위다.
 
류현진보다 더 큰 규모는 버논 웰스(7년 1억 2600만 달러)와 러셀 마틴(5년 8200만 달러)이 있다. 평균 연봉에서는 웰스가 1800만 달러, 마틴이 1640만 달러로 2000만 달러의 류현진이 앞선다. 당연히 블루제이스 역대 투수들 중 최대 규모의 계약이다.
 
류현진 영입한 블루제이스
 
선발투수가 절실히 필요했던 블루제이스는 류현진 입단 계약이 최종 발표됨과 동시에 구단 공식 SNS를 통해 류현진의 입단을 환영하는 게시물들을 공개했다.
 
류현진을 소개하는 45초짜리 영상도 공개됐다. "RYU READY?!?!"라는 글과 함께 올라온 동영상에는 류현진의 2019시즌 활약 모습과 함께 통산 기록 등이 담겨있다. MLB.com이 선정한 All-MLB 세컨드 팀 선수, 내셔널리그 사이 영상 2위 등 화려한 커리어도 포함됐다.
 
류현진의 입단 기념 기자 회견도 열렸다. 현장에는 류현진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 블루제이스의 마크 샤피로 구단 사장, 로스 앳킨스 단장 그리고 찰리 몬토요 감독이 참석했다.
 
류현진은 블루제이스 팀과의 첫 인사에서 영어와 프랑스를 함께 사용했다. 대부분의 지역이 영어를 사용하지만, 일부 지역이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것을 감안한 것이다. 류현진은 "사장, 단장, 감독 그들의 가족 그리고 블루제이스 팬들과 함께할 수 있어 기쁘다"며 "블루제이스의 일원이 돼 자랑스럽고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블루제이스가 어린 선수들과 훌륭한 선수들이 굉장히 많은 팀이며 좋은 투수를 영입해 계속 올라갈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류현진은 팀 선택 이유에 대해 "토론토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나를 첫 번째로 생각해준 팀이다"면서 "모든 선수가 계속 발전할 수 있는 선수들이 많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이제는 여기가 나의 홈이고 나의 팀이다"면서 "우리 팀을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류현진이 로저스 센터에서 사용할 클럽하우스의 락커 룸도 공개됐다. 류현진의 락커 룸에는 등 번호 99번이 새겨진 유니폼도 걸렸다. 99번의 등 번호를 쓰는 선수가 희귀한 만큼 블루제이스 역사상 등 번호 99번은 류현진이 역대 최초다.
 
블루제이스는 지난 시즌 확실한 에이스가 없었다. 태너 로아크, 체이스 앤더슨, 맷 슈메이커, 트렌트 손튼, 라이언 보루키 등이 선발 진입을 위해 경쟁하고, 류현진이 에이스로 오게 되면서 중심을 잡게 됐다. 네이트 피어슨이라는 유망주 선발 자원도 있다.
 
블루제이스 프롬 어웨이는 2020년 류현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이라며, 선발 로테이션이 부상 없이 정상적으로 돌아간다면 강력한 모습을 보일 수 있음을 기대했다. 설사 류현진이 부상을 당하더라도 피어슨이 콜업될 때까지 이닝을 분담해 줄 선수들도 있다며 류현진에 대해 강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블루제이스의 팀 전력과 전망
 
블루제이스는 2015년과 2016년까지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다. 그러나 호세 바티스타, 조쉬 도날드슨 등의 주축 선수들을 모두 내보냈고, 현재는 젊은 선수들을 위주로 팀이 구성되어 있다. 오승환(현 삼성 라이온즈)이 2018시즌에 블루제이스와 2년 계약을 맺었으나, 후반기에 콜로라도 로키스로 트레이드되면서 그 인연은 짧게 마무리됐다.
 
블루제이스에서 팀 내 최고 스타는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였다. 게레로 주니어는 어린 나이에 마이너리그 수련을 마치고 지난 4월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올스타 게임 홈런 더비에서 강력한 파워를 과시하기도 했지만 메이저리그 투수들을 상대로 적응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했다.
 
캐번 비지오 역시 시즌 마지막 한 달 동안 3할 타율에 4할대 출루율 그리고 5할 대 장타율을 기록하며 기대를 밝혔다. 블루제이스는 2019시즌 팀 득점 726점으로 30팀 중 23위에 그쳤다. 그러나 전반기 팀 OPS 0.710에서 후반기 팀 OPS 0.762까지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기대 요소를 남겼다.
 
다만 수비에 있어서는 불안하다. 그동안 안정적으로 중견수 수비를 수행했던 케빈 필라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떠났다. 다른 유망주들의 수비에 대한 평가는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인조 잔디를 사용하는 홈구장의 특성상 땅볼 타구 속도가 빨라 수비하기가 어렵고, 외야 뜬공은 공기 저항이 적은 편이라 홈런을 많이 허용할 수도 있다.
 
불펜도 켄 자일스(2019시즌 2승 3패 23세이브 평균 자책점 1.87)를 제외하면 불안하다. 블루제이스가 일본인 투수 야마구치 슌을 영입했는데, NPB 통산 112세이브를 기록한 베테랑인 만큼 불펜이 지난 시즌보다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당장 류현진을 제외하면 다른 팀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보장하는 투수가 많이 없지만, 블루제이스는 유망주 선발 자원 피어슨이 데뷔할 날을 기다리고 있다. 최고 시속 164km까지 던지는 오른손 투수로 수준급 슬라이더를 던지는 피어슨은 지난 시즌을 트리플A에서 마쳤다. 부상만 없다면 2020시즌 중에 데뷔할 수도 있다.
 
젊은 선수 자원이 풍부한 팀인 만큼 선발진, 계투진, 타선에서 몇 명의 베테랑이 잘 끌어주기만 한다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블루제이스다. 비록 타자 친화적인 경기장이 많고 투수들에게 있어서 가장 힘들다고 할 수 있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지만, 새로운 팀에서 큰 기대를 받고 있는 류현진의 다음 시즌은 벌써부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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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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