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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운동연합이 개설한 생활화학제품의 정보 플랫폼 '투명한 화원'
 환경운동연합이 개설한 생활화학제품의 정보 플랫폼 "투명한 화원"
ⓒ 투명한 화원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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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에서 흔히 쓰는 일부 합성 세재에 발암 물질의 성분이 함유된 것으로 확인됐다. 싱크대 배수구 등에 사용하는 몇몇 세정제에서도 독성 물질이 포함돼 있으며, 일부 차량용 에어컨·히터 탈취제에는 유럽연합(EU)이 고위험물질로 분류한 성분이 들어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해당 물질의 함유량까지 파악한 것은 아니어서 인체에 유해한지는 판단할 수 없다.

지난 18일 환경운동연합(이하 환경연합)은 기업이 환경부에 제공한 1만 536개 생활화학제품에 대한 성분 정보를 분석한 결과 92개의 생활화학제품에서 유해성 물질이 사용됐다고 밝혔다.

정미란 환경연합 생활환경 팀장은 "국내 유통되는 생활화학제품의 성분별 유해성 물질 사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환경부가 중점관리물질로 선정한 18종 물질(11월 말 기준)이 사용되고 있었다"라며 "화학물질 정보별로는 발암·돌연변이·생식독성물질 11종, 특정 표적 장기 독성물질 4종, 내분비계 장애물질 2종, 유럽연합(EU) 고위험성 물질 1종이었다"라고 했다.

'중점관리물질'은 환경부가 화평법(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 시행에 따라 발암물질과 환경호르몬 물질 등 인체 유해성 물질을 선정한 목록이다. 발암 물질인 포름알데히드와 벤진 등 672종 여기에 속한다.

92개 제품 중 52개 제품 성분에 사람 또는 동물에게 암, 돌연변이, 생식 능력 이상을 일으키는 발암·돌연변이·생식독성물질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1개 제품에선 사람에게 장기 노출되는 경우 폐와 간, 신장 등의 장기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특정 표적 장기 독성물질이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다. 

2개 제품에는 사람 또는 동물에게 내분비계 장애를 일으키는 물질이 함유된 것으로 파악됐다. 1개 제품에선 유럽의 REACH 규정에 따라 사람의 건강이나 환경에 심각한 위해를 줄 수 있는 고위험성 우려 물질이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REACH는 유럽의 화학물질 등록과 평가, 허가, 제한에 관한 제도로 지난 2013년 우리나라에서 제정된 화평법의 모태가 됐다.

피죤·이마트 판매 합성 세재에 발암 물질 사용

제조사와 판매사, 제품명별로 보면 아성다이소에서 판매하는 세정제에 발암·돌연변이·생식독성물질인 붕산이 함유된 것이 확인됐다. 피죤,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합성세제의 성분에는 발암·돌연변이·생식독성물질인 황산이 사용됐다. 영일이 제조한 광택코팅제와 에스엠산업의 세정제의 성분에도 '자일렌'이란 특정 표적 장기독성물질이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다. 

불스원이 판매하는 차량용 에어컨·히터 탈취제에선 EU고위험성 우려 물질로 분류된 '에틸렌다이아민' 성분이 함유돼 있으며, 진무역통상이 시중에 판매하는 물체 탈염색제에는 '프탈산지부틸'이란 발암·돌연변이·생식독성물질 및 내분비계 장애물질이 함유된 것으로 확인됐다.

알레르기반응을 일으키는 생활화학제품 1681개도 확인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한국피앤지판매유한회사에서 판매하는 섬유탈취제다. 아성다이소가 제조한 방향제는 1개 제품에 벤진알코올 등 23종의 알레르기물질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공개된 제품 가운데 가장 많은 알레르기물질이 함유된 것이다.

정 팀장은 "해당 생활화학제품의 정보는 제품 내 화학물질의 함유량과 관계없이 분류했다"라며 "각 물질의 함량과 배합 방식에 따라 인체 위해성이 달라질 수 있다. 성분 정보를 공개한 것이지 유해성 여부를 판단한 정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 팀장은 "현재 생활화학제품에 대한 성분 정보는 기업들의 자발적 협약에 따라서 공개되고 있을 뿐 법적으로 강제하고 있는 건 아니다"라며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겪고 8년이 지났지만 생활화학제품 제조·수입 업체가 제품의 모든 성분을 공개하는 경우는 11%(1만 536개 중 1240개)에 불과하다. 기업은 모든 성분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재단법인 숲과 나눔의 장재연 이사장은 "화학물질이 인류를 기아와 질병에서 구출하는 공헌을 했지만 남용되면서 가습기살균제 참사와 같은 비극이 일어났다"라며 "생활화학제품의 투명한 정보공개는 기업과 정부, 시민들이 함께 경각심을 갖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8일, 환경운동연합은 서울 서초구 (재) 숲과 나눔 강당에서 열린 생활화학제품 정보 플랫폼인 ‘투명한 화원’ 오픈 설명회에서 이런 내용을 발표하며, 생활화학제품의 성분별 유해성 등을 공개했다.
 18일, 환경운동연합은 서울 서초구 (재) 숲과 나눔 강당에서 열린 생활화학제품 정보 플랫폼인 ‘투명한 화원’ 오픈 설명회에서 이런 내용을 발표하며, 생활화학제품의 성분별 유해성 등을 공개했다.
ⓒ 정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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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기업들 "안전기준 초과 안 해... 유해성 물질 없다"

한편, 환경연합 발표에 대해 해당 기업들은 적극 해명했다.

아성다이소 관계자는 "현재 시민들이 안전한 상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생활화학제품 안전관리 자발적 협약'을 통해 자사 상품의 전 성분을 해당사이트에 공개하고 있다"라며 "위해성 성분이 있는 제품에 대해서는 대체 가능한 성분을 조속히 찾아서 판매하도록 하겠다"라고 답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국내 안전 기준을 초과하지 않은 소량이 들어갔다. 하지만 현재 시중에서 판매하는 해당 제품엔 유해성 물질이 없다"라고 말했다. '환경부가 제공하는 생활화학제품 정보 누리집에 유해성 물질이 표시돼 있다'라고 묻자 "담당자가 수정요청을 해야 했는데 누락됐다"라며 "곧바로 정보를 업데이트 할 계획이다"라고 해명했다. 

불스원 관계자도 "유해성 물질이 들어간 제품은 국내법(화평법)의 안전 기준을 초과하지 않는다. 해당 제품에 색소가 0.001% 들어가는데 이중 0.005% 아주 극소량의 (유해성 물질이) 함유돼 있는 것이다"라며 "내년부터 해당 물질을 제품에서 뺄 계획이다. 앞으로도 유해성 물질에 대해 점차 줄여갈 계획이다"라고 했다.  

피죤 관계자는 "(본사) 합성 세재에 '황산' 성분이 표시된 것은 일반적으로 피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생활용품업계에서 광범위하게 소량이 사용된다"라며 "하지만 소량의 황산도 제품 제조과정에서 중화처리돼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최종 제품에선 황산 성분을 확인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전성분 공개 원칙을 준수하는 책임을 다하다 보니 원료 성분을 표시할 때는 불가피하게 '황산'을 표기하게 됐다"라며 "소비자들이 안전하게 사용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라고 말했다. 

"흡입·피부 안전 정보도 곧 공개할 것"
[인터뷰] 정미란 환경운동연합 생활환경 팀장 
 
 환경운동연합 정미란 생활환경팀장
 환경운동연합 정미란 생활환경팀장
ⓒ 정미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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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연합은 누리집 '투명한 화원'(https://www.hwawon.net/)을 열었다. 투명한 화원은 '투명한 생활화학제품을 원할 때'의 앞글자를 딴 것으로 재단법인 '숲과 나눔'의 연구사업으로 제작됐으며 국내 유통되는 1만 536개 생활화학제품의 성분과 화학물질 정보 등을 제공한다.

환경연합은 환경부가 누리집 '초록누리'를 통해 공개하는 화학제품과 화학물질에 대한 정보를 시민들이 한눈에 쉽게 확인하고 여기에 더해 유해성 정보까지 제공하고자 이런 생활화학제품 정보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투명한 화원에서는 제품 정보가 얼마나 투명한지 알 수 있는 '투명 지수'도 있다. 누리집에는 1만 536개의 생활화학제품을 아주 투명, 투명, 조금 투명, 불투명 등 4등급으로 나눠 평가했다. 다만 지금까지 '투명' 이상 정보를 제공한 제품은 약 11%, 1240개에 불과하다. 나머지 89%인 9296개에 대한 제품 정보는 제대로 공개돼 있지 않다.

정미란 환경운동연합 생활환경 팀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투명한 화원'이란 생활화학제품 정보 플랫폼을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지난 2016년 검찰이 가습기살균제 참사 수사를 본격화하면서 시민사회에서 옥시레킷벤키저(이하 옥시·현 RB코리아) 제품 불매운동이 일어났다. 이후 환경연합에서 생활화학제품에 대한 팩트체크 캠페인을 벌였고 제품 500개에 대한 성분과 안전 정보를 확보하게 됐다.

시민과 단체가 움직이면서 정부도 나섰다. 환경부가 기업들과 자발적 협약을 통해 제품 성분을 공개하기로 한 것이다. 지금까지 17개 기업 1300여 제품 성분 정보가 제공되고 있다. 하지만 정보만 모았을 뿐 시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정보는 아니었다. 비유하자면, 책상 서랍에 있는 죽어있는 정보였다. 시민들에게 유의미한 정보로 바꾸고 싶었다. 유용한 정보였기에 꼭 빛을 발해야 하는 정보였다. 최종적으로 시민들을 만나 의견을 듣게 됐고, 그렇게 해서 투명한 화원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정보 취득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일이 없는가?
"초반에는 기업들이 생활화학제품 정보를 잘 공개하지 않았다. 옥시가 처음에 성분 공개를 시작했는데 그것도 완전히 자발적이진 않았다. 검찰 수사 후에 재발방지책으로 나온 대책이었다.

기업에 성분 정보 공개를 요청하면 묵묵부답이었다. 기업들의 정보 공개 여부를 순위로 매겼다. 이를 언론에 제공하고 환경연합 누리집에 공개했다. 시민들이 분노의 댓글을 달았다. 이후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기업들의 정보 공개율이 상승하게 됐다."

- 유의미한 정보는 무엇인가?
"화학물질 정보를 살생물물질, 중점관리물질, 나노물질, 알레르기 물질 등 4가지로 나눠 공개하고 있다. 특히 중점관리물질은 발암 물질과 환경호르몬 물질 등 인체 유해성 물질 목록이다. 발암·돌연변이·생식독성 물질과 특정 표적 장기 독성물질, 내분비계 장애물질, 잔류축정성 독성물질, EU고위험성 우려 물질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살생물물질과 나노물질은 법이 표시하라고 권고한 물질은 아니다. 하지만 투명한 화원에선 이 물질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다."

- 환경부도 생활화학제품의 성분을 확인할 수 있는 누리집 '초록누리'를 운영하고 있다
"안전성을 판단할 수 있는 정보가 '있고, 없고' 차이다. 초록누리에는 시민들이 안정성을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한눈에 제공하지 않는다. 투명한 화원은 직관적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사이트를 구축해 놨다. 많은 정보를 한군데 다 모아놓는다고 정보가 아니다. 진짜 정보는 유용하고 유의미해야 한다. "

- 모든 성분을 공개한다고 안전이 보장되는 건 아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 진상규명에 참여했던 전문가들이 놀란 게 있다. 바로 정부가 아무런 정보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시중에 판매하는 생활화학제품을 정부가 관리하고 있다고 믿었는데 실상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국내에 유통되는 화학물질은 5만여 종이다. 이중 사용 성분이 공개된 생활화학제품은 10%에 불과하다. 소비자가 제대로 알았다면, 기업이 올바로 정보를 제공했다면, 정부가 똑바로 관리했다면 가습기 살균제와 같은 비극이 일어났을까.

공개된 정보도 최소한의 정보다. 이걸 뛰어넘어 각각의 성분에 대해 흡입 테스트나 피부 테스트를 거쳐 안전한지 확인해야 한다. 이 첫 발걸음이 투명한 화원이다."

- 흡입 안전정보와 피부 안전정보는 아직 공개 예정이다.
"각 물질에 대한 독성을 파악하고 있다. 조만간 자료 조사를 마치면 공개할 예정이다."

- 시민들이 해야 할 일은 없나?
"사용하는 제품 중 성분 정보가 필요하면 투명한 화원에 꼭 물어봤으면 좋겠다. 그러면 투명한 화원이 대신 기업에 성분 공개를 문의할 것이고 그 결과를 알려드릴 것이다. 시민들이 안전하다고 느끼는 것과 실제는 다르다. 궁금하면 물어보는 것도 소비자의 권리다. '제품 정보 공개요청'에 문의를 많이 해달라. 투명한 정보는 요구가 있어야 가능하다. 국내 유통되는 화학물질 5만여 종 중 인체 안전성 정보가 확인된 물질은 25%에 불과하다. 나머지 75%는 안전 정보 없이 사용되고 있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투명한 화원은 시민들이 참여해 만드는 누리집이다. 이 말은 시민 참여가 없으면 누리집의 생명력도 잃는다는 것이다. 시민들의 참여로 그동안 비밀이던 화학제품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고, 끝내는 기업이 안전한 화학물질로 제품을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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