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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정원 회원들이 전시회장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그림정원 회원들이 전시회장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 <무한정보> 김두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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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하나가 돼 웃는 모습도 닮은 이들. 장애인미술동아리 '그림정원' 회원들을 만났다.

12일 예산군문예회관 2층 전시실, 이들의 그림이 담긴 공간에는 따뜻한 분위기가 풍겼다. 이 동아리는 3년 전 조동순 회원이 미술에 관심을 갖고 주변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시작됐다.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과 감성을 그림으로 표현하기 원하는 이들이 모여 캔버스에 꿈을 표현하고 지역사회와 소통하기 위한 모임'이라고 당당히 소개한다.

1주일에 한 번씩 7명이 모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몸이 아파 힘들게 지내며 꿈이나 희망을 저버리고 그저 하루하루를 살았었어요. 언젠가부터 시를 쓰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는데, 사위가 그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줬어요. 그러던 중 이렇게 동아리 활동으로 그림도 그리게 됐죠. 이젠 시화에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이에요. 늦었지만 이제라도 시작해보고 싶다는 조그만 희망을 갖고 살아요."

조동순 회원이 차분하게 말을 이어간다.

이들의 그림에선 각자 개성 있는 감성이 뚜렷이 묻어난다. 어떤 그림은 부드럽기도, 화사하기도, 밝고 쨍하기도 하다.

"강사님은 회원들이 각자 가진 불편함을 고려해 그림을 가르쳐 주세요. 팔을 크게 움직일 수 없는 저는 작은 조각에 그림을 그려 붙여 완성했죠."

각자의 방식으로 작품을 완성하니 애정도 남다르다고 한다.

"저는 2003년부터 전동휠체어를 탔어요. 그리고 3년 전 남편이 세상을 떠났는데, 정말 힘들었어요. 그러던 중 집에만 있기도 그렇고, 장애인복지관을 다니는데 동순 언니가 그림을 같이 해보자고 했어요. '내가 무슨 그림을 그리나' 했는데 하나씩 하나씩 해나가니 재밌더라고요. '하면 되는구나', '장애가 있어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화사한 색을 좋아한다는 강희예 회원의 그림을 보고 있으니 그의 자줏빛 옷과 환한 미소가 어울린다.

"저는 조동순 회원의 활동지원사예요. 5년째 이어오는 우리 인연을 정말 소중하게 생각해요. 항상 일정을 함께하다 보니 저도 그림을 시작하게 됐는데, 이런 기회로 나의 그림을 내건 전시회도 여니 참 기뻐요. 또 우리 모임은 회장님과 강사님이 얼마나 열정적이신지 꾀를 부릴 수가 없어요. 다들 참 열심히세요."

당당하고 환한 이희순 회원의 눈빛이 반짝인다.

이 동아리에는 독특한 점이 있다. 조동순 회원의 딸 조은미 회원과 남편 강창일 회장 한 가족이 그림을 그리며 함께 취미생활을 하고 있다.

'함께 그림을 그리면 어떤 점이 좋냐'는 질문에 "가끔 사이가 서먹할 때, 같이 나와 그리다 보면 마음이 자동으로 풀리더라고요. 또 장모님이 함께 계시니 자연스레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강창일 회장이 수줍은 듯 미소를 건넨다.

"그림은 추상적으로 내가 새로운 것을 창조해 그릴 수 있다는 매력이 있어요. 내가 바라보는 것들을 그림으로 표현할 때 참 행복해요. 사진도 취미로 했었는데, 사진은 있는 것을 찍지만, 그림은 내가 바라는 모습도 그릴 수 있잖아요. 내가 걷는 모습을 그릴 수도 있고요…. 그런 매력에 제가 그림을 그리는 것 같아요."

진솔한 마음을 전하는 그의 목소리가 또렷하다.

이들의 '그림에 물들다' 전시회는 지난 6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됐다. 앞으로 이들은 겨울방학을 거쳐 봄날 새롭게 모임을 시작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


태그:#그림동아리, #장애인미술동아리, #그림정원,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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