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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본소득 문제가 큰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국 단위 기구가 만들어진 '농민기본소득추진 전국운동본부' 운영위원장인 차흥도(64) 로컬푸드 전국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을 인터뷰했다.

각 지자체들이 앞다투어 도입하고 있는 '농민수당'과, 내년부터 시행되는 '공익형 직불제' 등을 아우르는 쟁점들을 물어보았다.

다음은 사전 서면 인터뷰를 거쳐 전화 인터뷰로 마무리한 일문일답 전문이다.
 
 차흥도 농민기본소득 추진 전국본부 운영위원장
 차흥도 농민기본소득 추진 전국본부 운영위원장
ⓒ 전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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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갑습니다. 농민기본소득 추진본부가 생겼다죠? 언제 만들어졌나요?
"아직 추진본부가 아니라 준비위원회가 지난 11월 7일에 만들어졌습니다."

- 창립대회를 따로 하신다면 언제쯤이 될지요?
"원래는 12월 19일에 할 예정이었는데, 지난 운영위원회에서 광역단위 본부를 먼저 만들고 그 기운으로 전국본부를 만들자고 하여 2월 18일로 조금 늦추었습니다."

- 지금은 준비 단계라 하겠는데 어떤 계기로 이런 추진을 하게 되셨는지요? 발기인이라고나 할까 그런 게 있을 듯한데요?
"계기라고 하면 농업의 다원적 기능과 가치가 시민들에게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것일 테고요. 그래서 전농이 중심이 되어 농민수당을 위한 광역단위 조례 제정운동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지난번 전남에서 결정된 것을 보니까 매우 실망스러웠어요. 농민수당이 아니라 농가수당이었고, 그것도 월 5만 원, 연 60만 원으로 결정이 났더군요.

그래서 보다 원칙적인 접근을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일을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발기인이라기보다는 각 교파 농촌 목회자들의 모임인 '농목 연대'의 농민기본소득 특위가 힘을 써줬고, 이론적으로는 충남연구원의 박경철 박사 등이 애를 많이 쓰셨어요."

- 현재 참여 단체는 어디 어디인지요? 개인 참여도 있다면서요?
"네. 단체는 현재 '한살림 전국연합', '한국농어촌사회 연구소', '전국귀농운동 본부' 등이 있고 정당은 '녹색당'과 '정의당'도 참여합니다. 25-26개 단체가 될 겁니다. 개인은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김성훈 님 등 여러분이 계십니다."

- '참여'하려면 어떤 절차와 조건이 있는지요?
"농민기본소득의 의의에 동의하는 모든 조직과 개인에게 문이 열려 있습니다. 저희가 참여 요청 공문을 보내드리고, 논의 후 참여 여부를 저희에게 알려주시면 되지요. 개인도 마찬가지고요."

- 회비나 의무금 같은 최소 조건이 있지는 않는가요?
"네. 납부 권유는 하지만 그것이 꼭 전제 조건은 아닙니다. 최대한 많은 분들과 함께 하기 위해서입니다."

- 그동안 기본소득에 대해 세미나, 기자회견, 토론, 논문, 공당의 정책(녹색당), 해외 사례 등 적지 않았습니다. 농민기본소득 추진 본부에서는 어떤 새로운 역할을 하게 됩니까?
"저희가 가장 주력할 것은 지역의 추진본부를 결성하는 일이에요. 광역본부를 결성하고, 그 여세로 전국본부를 결성하면서 지역본부를 같이 추진해 나가려고 합니다. 지역에선 각 당의 총선 후보자들과 양해각서(엠오유 MOU)를 맺고, 총선 후엔 당선자들을 중심으로 입법을 추진하려고 합니다."

- 양해각서를 체결한다면 내용이 어느 수준까지 될까요? 현재 쟁점들이 많은 걸로 압니다. '농민수당'이나 '공익형 직불제' 등과의 조화라든가. 기본소득 액수도 그렇고요.
"양해각서에서 다 다루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어서 그냥 '농민기본소득'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약속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 그런 사업을 하시려면 효과적인 체계를 꾸려야 할 텐데요 지역이나 분야별로 하부 단위를 두시나요?('분야'라고 하는 것은 법제화, 기본소득 이론 정비, 대내외적 홍보, 교육 등)
"그렇지요. 좀 전에 말씀드린 대로 지역에는 광역과 기초단위에 추진본부를 둘 예정이고요. 각 언론에 농민기본소득의 취지와 타당성을 알리는 기고문을 올리고, 사회관계망 서비스(에스엔에스 SNS)를 활용할 생각입니다."

- 우리나라도 국민 기본소득 얘기가 나온 지 오래됐지요? 2007년 대선 때 어느 후보가 공약으로 내 걸기도 하고 지난 총선 때는 녹색당과 정의당이 당론으로 제기도 했습니다. 따지고 보면 10년이 넘은 것 같네요.
"그렇습니다. 국민 기본소득이라는 개념이 등장한 지 제법 된 듯 싶습니다. 농민기본소득도 같이 거론되기 시작했지요."

- <기본소득 한국네트워크>가 있지요? 한신대 교수인 강남훈 님이 대표로 있는? 농민기본소득 본부와의 관계는 어떻게 되시는지요?
"기본소득 한국 네트워크와 협의를 하였고, 전 국민이 기본소득으로 가기에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하였습니다. 그래서 먼저 농민기본소득을 추진하자는데 동의가 있었지요. 강남훈 교수도 준비위 결성할 때 인사말을 해주시는 등 이 일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 지난 9월에는 홍대 청년문화공간에서 기본소득당 창당 발기인 대회가 열렸습니다. 주로 젊은이 중심으로 추진되는 듯합니다. 농민기본소득 본부도 이런 움직임과도 관계를 갖는가요?
"기본소득당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는 잘 모르지만 그 취지에는 공감하고요.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소득당 대표께서도 준비위 창립모임을 함께 하였고 같이 힘을 모으기로 했습니다."

- 기본소득에 대해서 불평등 완화, 빈곤층 감소, 소득의 재분배 효과 등 점차 공감대가 커지는 것으로 압니다. 농민 쪽이 가장 먼저 전국 조직으로 추진되는 셈인데 기본소득이 농민에게 가장 시급하다고 보시는 이유가 있습니까?
"산업화 이후 가장 피해를 많이 본 지역과 사람이 농촌이고 농민이잖아요. 지금 농민의 숫자는 점점 줄어들어 이제 약 230만 정도이고, 몇 년 지나면 없어지는 기초지자체가 약 80여 곳에 이르는 등 지방 소멸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으니까요. 농업의 가치가 존중되고 지속 가능한 농업/농촌을 위해서라도 가장 시급한 부분이 농업이고 지역이라고 생각합니다."

- 그렇죠. 농업의 공익성. 다원적 가치.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환경적, 생태적 가치가 농업에는 있지요. 다른 나라도 농업을 우선적으로 기본소득 대상으로 하는 사례들이 있나요?
"그건 제가 과문해서 잘 모르겠습니다."
  
 11월 8일 열린 발족식
 11월 8일 열린 발족식
ⓒ 전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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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부터 <농업소득 보전법>이 전면 개정되면서 '공익형 직불제'라는 이름으로 농업계의 숙원이었던 농업의 공공성, 농업의 다원적 가치를 법적으로 담아내는 법안이 마련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농민기본소득과는 어떤 관계가 되는지요? 둘 다 농업의 공익성을 주장하거든요. 개념상 중복 지급이라는 견해가 일부에서 나오고 있습니다만.
"공익형 직불제라는 원칙엔 기본적으로 동의합니다. 여기엔 상호 준수 의무가 있습니다. 농민이 얼마만큼 뭔가를 해야 직불금을 준다는 것이죠. 이 제도가 좀 더 일찍 시행되었다면, 농민기본소득으로 가는 과정이 자연스러운 것인데 그러질 못했습니다.

농민기본소득은 농민이라면 무조건/정기적으로 지급하는 것입니다. 즉, 어떤 의무를 수행해서 받는 것이 아니라 농민의 기본적인 권리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정부가 모처럼 공익형 직불제까지 왔다면 한걸음 더 나아가 농민기본소득으로 가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김대중 대통령께서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통신산업은 우리가 앞설 수 있다면서 이끌어주어서 우리가 정보통신 강국이 된 것처럼, 우리가 다른 선진국에 비해선 복지 분야가 가장 취약하지만 농민기본소득을 추진함으로써 이런 불명예를 씻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고 봅니다."

- 전국농민회 총연맹 등 일부 농민단체는 '쌀값 보장책 없는' 직불제 개편을 반대합니다. 쌀 변동 직불금 때문인데요. 농업의 공익성을 강화하고자 하는 '공익형 직불제'를 반대하는 것은 농업의 공익형을 가장 중시하는 '농민기본소득' 추진과 충돌되는 듯도 한데요?
"직불제 내의 문제는 어느 정도 공감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회의 양극화만이 문제가 아니라 농민이라는 계층 안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직불금만 봐도 이 양극화는 심각하지요. 단칼에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없지만 다 같이 머리를 맞대어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직불제 자체가 어떻게 개편되느냐에 상관관계는 있겠지만 기본방향은 약간 다르다고 생각해요, 다만 재원을 어떻게 마련하느냐의 문제는 좀 더 숙고가 필요하겠습니다."

- 농촌(농민)에는 빈약하지만 소득 보전, 재해 보상, 바우처, 기초 복지 등 여러 형태의 공공성 예산들이 지급되고 있습니다. 특히 해남군을 필두로 '농민수당' 또는 '농민 공익수당'이 지급되고 있습니다. 농민기본소득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게 되는지요?
"농민기본소득이 이뤄진다면 이런 형태의 수당 등은 순차적으로 다 흡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간단치 않을 텐데요? 기존 수혜자의 반발이 나오지 않을까요?
"간단치는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기본 생활이 보장되는 전제라면 추진이 되리라고 봅니다."

- 농민기본소득이 농민들에게 지급될 때 이때의 '농민'은 어떤 사람을 지칭하게 되는지요? 현재는 농지법이나 식품 관련 법에서는 '농업경영체' 등록자를 농업인으로 부릅니다만.
"이게 어렵지요. 현재 농민단체에서도 농민기본소득 대상을 농업 경영체가 등록된 자로 하자고 합니다. 저희도 동의할 수 있어요, 다만 경영주에게만 주는 것이 아니라 경영체에 등록된 모든 이에게 주자는 것입니다."

- 몇몇 지자체의 농민 수당 지급 관련 조례에는 그 대상을 단순히 농업경영체 등록자로 하지 않고 공익적 농업활동 예컨대, 농사 비닐의 수거 의무라든가 농약과 기후 위기 조장 농자재의 사용 제한 등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농민기본소득 대상에게도 이런 기본 준수 사항이 들어갈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기본소득제의 3가지 원칙엔 무조건/정기적/현금이라는 게 있습니다. 농민이라면 그가 농사를 많이 짓건 적게 짓건 또는 관행농으로 하건 유기농으로 하건 상관없이 무조건 주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 그렇다면 이런 논란은 없을까요? 농민기본소득제의 원천 토대가 농업의 다원적 가치인데 그걸 전혀 실현하지 못하는 고도화된 시설농이라든가 빌딩 농업 등도 포함시킨다는 모순 말입니다.
"그 점은 이후에 정책이 정교하게 다듬어지는 과정에서 다루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 당위성으로서의 주장과 나라의 정책으로 입안되는 과정은 또 다른 측면이 있겠습니다. 농민기본소득 추진을 위해 설정하는 추진 단계를 설정하고 있는지요?
"위에 말씀드린 대로 총선 전과 총선 후의 단계가 있겠습니다. 총선 전엔 이를 사회적 의제가 되도록 하고 다양한 여론 작업을 한 다음에 총선 뒤에 입법화하려고 합니다."

- 최종적으로는 법제화되는 것이겠는데요. 법률과 조례가 다 해당되겠지요?
"네. 농민수당은 지금처럼 광역 등 지자체에서의 조례 작업으로 가고요, 농민기본소득은 국회에서 입법화되지 않을까 합니다."

- 농업 정책으로서 입안되기 위한 전문적인 노력도 진행돼야 하지 않을까요? 가령, 다른 법제들과의 조정. 개념 정립, 예산안 수립과 확보 방안 등.
"예산안 수립과 확보 방안은 저희 연구진이 마련해야겠지요. 다른 법 제도들과의 조정은 이후 입법 과정에서 이뤄지리라 생각됩니다."

- 현재 추진본부 내에서 거론된 농민기본소득 액수가 있나요? 몇몇 지자체들의 연 60만 원 농민수당은 너무 적고 농민 기준이 아니고 농가 기준이라 한계가 많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현재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농민당 30만 원을 가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연 360만 원이 되겠습니다."

- 이건 어떤 기준이죠?
"농민기본소득이 법제화로 가는 첫 출발의 의미가 커고요. 전문 연구 과정에서 나온 재원 확보 근거에 준한 것입니다."

- 내년 총선이 좋은 계기가 되리라고 봅니다. 다시 한번 어떤 전략을 세우고 계시는지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저희로서는 총선 과정에 사활을 걸려고 합니다. 사회적으로 공론화가 되도록 하고요. 모든 지역에서 출마하는 후보자들이 다 농민기본소득을 정책공약으로 내세우게 하려고 합니다."

- 그래서 이번 총선 시기에서는 기본소득과 관련된 첨예한 쟁점들은 제기하지 않으신다는 말씀이군요.
"네. 그렇습니다. 총론적인 차원에서 정책공약화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 마지막으로, 무슨 일이든 일을 하려면 돈이 들잖아요? 이 사업을 추진하는데 예산은 어떻게 마련하실 계획인지요?
"현재 단체는 10만 원, 개인은 5만 원의 회비가 있고요. 필요할 때마다 단체를 중심으로 십시일반으로 모으려 합니다.

- 감사합니다. 끝으로 더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네. 4차 산업혁명의 시대라고 합니다. 일자리는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빈부격차는 더 커질 것이고요. 기본소득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보입니다. 농민기본소득 추진 본부의 일을 농민만의 문제로 여기지 마시고 전 국민의 기본소득으로 가는 징검다리로 여겨 많은 관심과 지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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