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상산고, 외대부고, 하나고 등 경쟁률 오히려 상승, 향후 특목자사고, 일반고 선택기준은? 고교선택 및 대입전략 설명회. _12월 ○○일 오후 2시 진선여고 대강당."

자사고, 외고 대비 H 프랜차이즈 사교육업체가 인터넷 등에 올려놓은 광고 글귀다. 이 업체는 이달에만 해도 전국 15곳에서 학원 홍보를 겸한 설명회를 줄줄이 펼친다. 이 가운데 14곳은 학원이나 사설업체 대강당이다. 공교육기관인데도 이 사교육 업체에 장소를 내준 곳은 서울시 강남구에 있는 '진선여고'가 유일하다.

설명회 장소, 거의 '사설업체 강당' 등인데... '진선여고'만 유일 
 
한 사교육업체 홍보물. '진선여고'란 글귀가 보인다.
 한 사교육업체 홍보물. "진선여고"란 글귀가 보인다.
ⓒ 인터넷 갈무리

관련사진보기

 
그런데 진선여고가 장소를 내준 사교육 업체는 H업체뿐만이 아니다. I업체, M업체 등 전체 횟수로 보면 열 손가락으로 꼽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왜 이 학교는 사교육업체에 장소를 자꾸 내주는 걸까.

교육부와 교육청은 이미 2015년부터 공교육기관의 사교육 '밀착' 행위에 대해 '지양'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교육부는 2015년 사교육걱정없는세상(아래 사교육걱정)에 보낸 '질의 회신' 공문에서 다음처럼 적었다.
 
우리부에서는 공교육기관에서 실시하는 대입정보 설명회에 사교육기관 강사를 초빙하는 것을 지양하도록 17개 시도교육청에 요청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이에 따라 시도교육청도 일선 학교에 '사교육기관 강사 초빙 등에 주의할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진선여고는 올해 11월 19일 오후 3시부터 이 학교 강당에서 연 '진선여고 학부모대상 입시설명회'에도 사교육업체 대표를 강사로 초대했다. 사교육업자에게 장소를 대여해준 데 이어, 이번엔 사교육업자를 직접 불러 학교 행사를 치른 것이다.

이 강사의 강의 내용은 교육정책 변화 분석, 주요대학 대입 시행 계획 분석 등이었다. <오마이뉴스>가 '진선여고 교장' 명의로 나간 가정통신문(11월 4일자)을 입수해 살펴본 결과다.

이 같은 진선여고의 행동에 대해 사교육걱정의 구본창 정책국장은 "교육부는 최근 입시컨설팅 업체 단속 등 사교육을 막겠다고 나서고 있는데, 사교육업체에 편의를 제공하는 진선여고의 문제는 결코 작은 것이 아니다"면서 "공교육기관이 사교육업체에 장소를 빌려주고, 더 나아가 학교 행사로 사교육업자들까지 불러들이는 것은 공교육의 책무성을 망각한 행위이기 때문에 반드시 중단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선여고 교감 "적법절차에 따라 진행한 것" 해명

이에 대해 이 학교 교감은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우리 학교 강당이 크다보니 업체에서 장소 대여를 요청해 적법절차에 따라 대여료를 받고 임대한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사교육 업자의 학교 행사 강의'에 대해서는 "이전 행사에서는 대학사정관도 불렀고, 교사들도 참여했다"고 해명했다.

이 학교의 강당을 대여한 적이 있는 사교육업체 대표도 "진선여고 강당을 쓰는 이유는 위치가 강남권인데다 접근성도 좋고, 강당도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태그:#진선여고, #사교육업체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