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경기 첫승을 거두며 만세를 외치는 인천 선수단

홈 경기 첫승을 거두며 만세를 외치는 인천 선수단 ⓒ 류호진

 
그 어느때보다 길게만 느껴졌던 5분이 지났다. 경기종료를 알리는 주심의 휘슬소리와 함께 이 팀의 시즌도 극적으로 마무리되었다. 올해도 어김없이 드라마 같은 시즌을 보낸 이 팀의 이름은 바로 인천 유나이티드이다.

지난 11월 30일, 2019 K리그1 10위를 달리던 인천은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11위 경남과의 경기에서 값진 승점 1점을 따내며 승강 플레이오프를 간신히 피할 수 있게 되었다.

2019시즌 인천의 잔류는 말 그대로 '유상철과 아이들'이 보여준 기적이었다. 이제 유상철 감독은 팬들과의 단 한 가지 약속만을 남겨두고 있다.

여느 시즌보다도 다양한 이야기가 있었던 인천, 과연 그들은 어떻게 극적인 시즌을 보냈고, 또한 유상철 감독이 남긴 팬들과의 약속은 무엇일까.

시즌초, 의문을 남겼던 안데르센의 경질과 유상철의 부임

사실 인천은 지난 5년 동안 최고 성적이 8위였을 정도로 매시즌마다 간신히 강등만을 피하는 팀이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이전의 시즌보다도 훨씬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면서 이번만큼은 강등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설상가상으로 인천을 이끌고 있던 욘 안데르센 감독이 시즌 초반 경질되면서 팀의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되는듯 보였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인천은 유상철을 감독으로 선임하는 파격적인 카드를 결정했고, 상당수의 팬들은 의아한 반응을 보였다. 일전에 유 감독은 감독으로서 좋지 않은 성적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유 감독의 부임 직후까지만해도 많은 인천의 팬들은 그와 인천의 만남이 그 어느때보다 드라마같은 시즌을 만들어낼 것이라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끝없는 부진, 결정적인 상주와의 홈경기 첫 승

사실 유상철 신임감독이 부임한 이후에도 인천은 가시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인천은 홈경기에서 단 한 번의 승리도 거두지 못했으며 골 가뭄까지 보이며 리그 득점부문에서 최하위권을 달렸다.

이에 유 감독은 다수의 선수를 영입하고 특히 시즌 중반 나이지리아 출신의 케힌데를 영입하는 등, 스쿼드 보강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보였지만 여전히 좋은 경기결과에 있어서 큰 딜레마를 겪었다.

이런 모습은 스쿼드 변화와 보강을 통해 점차 해결되는듯 보였으나 매 경기마다 아쉬움을 남겼고, 결국 인천은 계속되는 부족함 속에서 시즌 막바지까지 잔류 여부를 확신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런 인천이 잔류의 희망을 결정적으로 갖게 된 경기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이번 시즌 인천의 홈경기 첫 승이자, 골 결정력 부족으로 인해 스스로도 극심한 스트레스를 앓았던 스트라이커 케힌데가 첫 득점을 기록한 상주와의(11.24) 경기였다.

물론 같은 시각 탄천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과 경남의 경기에서 경남 또한 승리를 거두며 잔류싸움은 시즌 최종경기까지 이어졌지만, 여러 측면에서 인천에게 큰 동기부여가 되었던 상주전이었음은 분명하다.     

갈 길 바쁜 인천, 그리고 반드시 지켜야할 단 한 가지 약속

사실 이렇게 극적인 시즌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인천에게 주어진 숙제는 많다. 그것은 바로 다음시즌에는 지난 몇 년동안 이어진 잔류싸움이 아닌, 더 높은 무대를 위해 뛰어 야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인천에게 주어진 다음 시즌의 숙제보다도 현재 인천과 팬들 사이에는 가장 중요한 약속이 있다. 그것은 바로 투병 중인 인천의 유 감독이 완쾌하여 팬들 앞에서 지금같이 밝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수많은 축구 팬들이 다가오는 2020시즌에는 더 강력해진 '유상철과 아이들'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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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오마이뉴스 류호진 시민기자입니다. 이 기사를 감독님께서 보실진 모르겠지만 이렇게 글을 남겨봅니다. 인천의 재밌는 축구 덕분에 1년 간의 수험 생활을 외롭지 않게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반드시 완쾌하셔서 제게 주셨던 힘을 더 많은 이들에게 주실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반드시 완쾌하셔서 경기장에서 뵙겠습니다!
인천유나이티드 2019K리그 잔류드라마 인천은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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