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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정취가 듬뿍 전해지는 숲길을 걷다. 차츰 편안해 지는 심신~ ⓒ 이현숙
 
울진 금강 소나무 숲길은 산림청이 국비로 조성한 1호 숲길이다. 현재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준비할 정도로 보존 가치가 높다. 숲에 들려면 예약을 해야 한다. 삼림보호법에 의해 보호되기 때문이다. 즉, 누구나 마음대로 오를 수 있는 산이 아니란 이야기다. 트레킹 가능 인원은 숲해설가를 동반한 하루 80명뿐.
 
동행한 숲해설가의 설명은 숲을 이해하는 즐거움을 준다. ⓒ 이현숙
 
숲은 조용하다. 걷는 이들의 발걸음 소리와 간간히 이어지는 해설가의 설명이 소리가 전부다. 새소리와 계곡을 흐르는 자연의 소리는 배경음이다. 숲해설사가 당부한다. 자기를 앞지르지 말며, 탐방로 지역을 벗어나지 말라고. 숲길 내 위험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멧돼지가 출몰할 수 있단다. 한편으로 탐방로를 준수하는 것은 숲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다. 
 
금강 소나무 숲길에는 다섯 개의 구간이 있다. 그중 4구간을 걷는다. 이곳엔 12개의 고개를 넘어야 한다는 '십이령바지게 길'도 있다. 울진과 봉화로, 꼬불꼬불 열두 고개 먼 길을 오가던 바지게꾼들의 삶이 담긴 길이다. 소금과 미역, 간고등어 그리고 피륙과 곡물 등을 등에 진 보부상들의 애환이 깃든 길이다. 또한 김주영 작가의 소설 <객주>도 이런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작성됐다. 발걸음마다 이야기가 담겨 있어 걷는 맛이 쏠쏠하다.
 
혼자 걸어도 둘이 걸어도 여럿이 걸어도 자연을 마음껏 누리게 해주는 곳 ⓒ 이현숙
 
숲에 드니 저절로 기분이 상쾌해진다. 울진 금강 소나무 숲길은 다른 곳보다 피톤치트가 5배 많단다. 몸으로 느껴진다. 쾌적하다. 숲 기운에 머리가 맑아진다. 도심을 벗어나 삼림욕이 필요하다면 이곳이 제격이다.

가다가 멈춰서 숲 이야기를 듣고, 소나무에 얽힌 내력을 배우면서 비로소 자연을 이해하게 된다. 소나무의 성장이나 수난을 그리고 꽃과 나무 등에 얽힌 이야기가 흥미롭다. 

금강송은 궁궐을 짓거나 임금의 관을 만들 때 사용됐다고 한다. 숲해설사의 해박한 지식과 풍부한 경험을 들으며 숲에 드는 일, 아는 만큼 보인다는 걸 실감한다. 숲해설사가 손에 들고 있던 장대로 먼 곳을 가리키며 못난이 소나무라고, 미남송이라고 알려준다. 암벽에 뿌리내리고 긴 시간 굳건히 자라온 잘난 나무다. 대체로 평이하고 짧은 코스인데도 마지막 오르막은 만만치 않다.
 
금강송 숲길에 파묻히는 행복, 이보다 더 좋을순 없다.~ ⓒ 이현숙
 
미인송이 보인다. 깊은 산속에서 독야청청 굳세게 자리를 지키며 하늘 높이 솟아오른 잘 생긴 소나무. 우람하고 지조 있어 보인다. 사람들이 두 팔 벌려 미인송을 안아본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소나무, 귀하신 몸을 영접하고 땀을 식히니 하늘에서 쨍하고 늦가을 볕이 내린다. 마음까지 깨끗해지는 소나무숲이다.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것, 자연이란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더니, 이렇게 다가가 만나보는 귀한 가치가 좋다.

내려오며 막바지 단풍이 눈에 들어온다. 올라올 때 보지 못한 꽃, 내려올 때 봤네 하듯 숲엔 단풍이 절정이다. 걷느라 수고했다 쓰다듬 듯 그 길을 걷는 머리 위에서 자연은 최상의 색감으로 빛나고 있었다.

▲ 탐방 코스:산림수련관 집결→500년 송→못난이송→미인송→제2탐방로→산림수련관(5.3km/3시간 소요)
▲ 운영: 2019. 4.20 ~11.30(매주 화요일 휴무)
▲ 금강소나무숲길 안내센터 : 054-781-7118, 054-782-6118
      
*1구간 :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 1리 232
*2구간 : 경북 울진군 금강송면 전곡리 산 45-45
*3구간 : 경북 울진군 금강송면 소광 1길 336
*4구간 : 경북 울진군 금강송면 소광 2길 1
*5구간 :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 232

 
잠깐이라도 세상의 짐을 벗어낸 이들의 뒷모습은 바라보는 마음도 좋다... ⓒ 이현숙
 
활기넘치는 죽변항의 아침~. 온 몸과 마음에 기운이 잔뜩 채워진다. ⓒ 이현숙
 
죽변항 어촌마을 우성식당의 곰치국, 부드럽고 뜨끈한 곰치국 한 그릇이 바다에서 돌아오는 어부들을 맞는다. 울진의 겨울 별미다. ⓒ 이현숙

덧붙이는 글 | 개인 커뮤니티에도 공유합니다.

태그:#울진, #금강소나무, #미인송, #숲해설가, #곰치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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