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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9일, 문재인 정부가 임기 반환점을 돌았습니다. 공정 사회를 향한 국민들의 열망 속에 탄생한 '촛불 정부'가 남은 임기 동안 어떤 개혁을 완수해야 할지 여러 의견을 소개합니다. '반환점 돈 문재인 정부에 바란다' 기획은 모든 시민기자가 참여할 수 있습니다.[편집자말]
남-북 정상 '도보다리' 친교 산책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회담장인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부근 '도보다리'까지 산책하며 친교의 시간을 갖고 있다.
▲ 남-북 정상 "도보다리" 친교 산책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렸던 2018년 4월 2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회담장인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부근 "도보다리"까지 산책하며 친교의 시간을 갖고 있는 모습.
ⓒ 한국공동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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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가슴 뭉클한 마음으로 불렀던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를 북한 노래로 생각하거나, 아예 모르는 청소년이 다수를 차지하는 시대다. 그렇지만 통일은 여전히 중요한 국가과제다.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통일부'라는 정부 부처가 우리나라에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통일은 분단으로 인해 겪고 있는 고통과 불편을 극복하고 남북이 서로 상생하는 공동체를 이루는 것에 목표가 있다. 이를 위해 남북이 서로를 인정하고 구성원의 행복을 위해 협력하는 가운데 합의를 통해 통일의 과정을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한쪽이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방식의 통일은 필연적으로 갈등을 가져올 수밖에 없고, 그것은 진정한 통일과는 거리가 먼 결과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 때 평화를 최우선 가치로 두고, '상호 존중을 통해 함께 잘 사는 한반도 만들기'를 지향하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는 진정한 통일이 지향하는 방향에 부합한다고 할 수 있다.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닌, 남북이 공존공영하면서 민족공동체를 회복해 가는 자연스러운 과정으로서 통일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통일 대박'을 외쳤지만 적대 입장을 취하거나, '닥치고 무장해제'를 요구했던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정책과 현 정부의 대북정책은 그 성격이 매우 다르다.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닌 과정으로서의 통일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에서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를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에서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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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스스로도 남북관계 분야를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 국정분야로 꼽았다. 지난 19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문 대통령은 "불과 2년 전인 2017년만 해도 한반도는 자칫하면 전쟁이 터지지 않을까 하는 위험지대였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전쟁의 위험은 제거되고 대화 국면에 들어섰다"라고 평가했다. 

문재인 정부 집권 전반기, 한반도 평화 정착에 기반을 둔 대북정책은 실제로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핵문제에서 자신감을 얻는 북한의 변화와 북핵 문제에 적극적 관심을 가졌던 미국의 태도가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화에 기반한 관계 개선을 추구했던 문재인 정부의 정책적 노력을 간과할 수 없다.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 등을 통해, 비록 현재는 소강상태이지만 전쟁의 위협을 해소하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위한 초석을 놓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평화를 본격적으로 구현해야 할 시점에 큰 난관에 봉착하면서 정책 추진의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세기적 사건을 접했던 2018년과 달리, 2019년은 매우 어려운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은 진즉에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그런 상황이 현실이 된 것을 직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통해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선도하겠다고 했던 운전자는 동력을 잃었고, 남북관계마저 북미 핵협상에 연동되면서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전반기와는 확연히 다른 상황에서 반환점을 통과한 문재인 정부의 평화로운 한반도 만들기는 어떤 방향으로 추진돼야 할까. 

'북한'만이 아닌 '한반도 구성원 모두' 위한 정책 필요

돌파구를 찾기 위해 부심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론적인 말이지만 남북간 교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동·서독 교류 협력 과정도 처음부터 순탄하게만 진행되지는 않았다. 동독의 무리한 요구에 서독이 대응하는 가운데 관계에서 크고 작은 부침이 있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에 대해 일희일비 하지 않고 긴 안목에서 북한에 대해 필요한 말은 하고, 이해를 요구할 것은 요구하면서 보다 안정적인 관계의 토대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비록 외형적으로는 갈등이 있어 보이더라도 실제로는 한반도의 평화라는 남북한 공통의 목표를 추구하는 심리적 공감의 저변을 넓혀 가는 것 역시 필요하다.

무엇보다, 집권 후반기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은 더 이상 북한만이 아닌 '한반도 구성원 모두'를 대상으로 해야 한다. 구성원 모두가 한반도 상황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남북문제가 북미관계에 종속된 상황에서,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고분 분투하는 우리를 지지하는 우군마저 없다시피 한 냉엄한 현실을 인식하게 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냉전의 시대를 뚫고 평화의 시대로 나가기 위한 진통이 서서히 힘을 잃을지 모른다는 것을 자각하게 해야 한다.

트럼프-김정은 대화에 흔들리는 평화여선 안 된다
 
군사분계선 넘는 트럼프-김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30일 오후 판문점 군사분계선 북측 지역에서 인사한 뒤 남측으로 향하고 있다.
▲ 군사분계선 넘는 트럼프-김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30일 오후 판문점 군사분계선 북측 지역에서 인사한 뒤 남측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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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한반도의 평화는 김정은 위원장,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우리 스스로 쟁취해야 하는 과제라는 것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실천하게 해야 한다.

북핵 협상의 교착 상황 때문에 남북 관계가 조금도 진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과연 합당한 것일까. 그것이 수십 년간 생이별한 채, 언제 생을 마칠지 모르는 이산가족들의 상봉마저 불허해야 할 만큼 시급한 선결 과제일까? 북핵 문제가 한반도 문제의 전부일까? 북핵문제만 해결되면 한반도 평화의 문제는 저절로 해결될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북핵 문제가 해결돼야 하지만, 그것 때문에 수십 년 간 이어진 적대적 관계를 해소하고 평화로운 한반도를 향한 남북의 노력이 더 이상 지체돼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남북이 함께하는 평화의 한반도 만들기를 통해 북핵 문제를 넘어서는 진정한 평화를 한반도에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새로운 한반도 정책을 통해 한반도 평화의 진전을 가로막고 있는 장애물을 헤쳐 나가기 위해 각 개인의 적극적인 실천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게 해야 한다. 북핵문제를 비롯해 지소미아,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 새로운 한반도 시대의 도래를 막고 있는 난관은 정책결정권자가 아닌 우리 스스로 주도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라는 것을 인식하고 당당히 나서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 입장에서 개별 시민이 상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변화의 시작은 결국 시민이다. 독일 통일은 변화를 갈망하고 포기하지 않았던 동독주민의 촛불에서부터 시작됐다. 우리의 6월 항쟁, 촛불혁명도 그랬다. 결국 변화의 시작은 '깨어있는 시민'으로부터 시작된다. 그것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이 임기 후반부를 앞두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이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할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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