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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닐 때는 시간표대로 생활하는 것이 그렇게 싫더니, 다닐 학교가 없는 지금은 누군가 내가 해야 할 공부를 시간표대로 정해서 던져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학교 다닐 때는 공부에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했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제와 뒤늦게 공부에 열의를 보이고 있는 중이다.

미국의 철학자 모티머 애들러도 말하지 않았는가. '젊음 자체가 진정한 교양인이 되는 것을 가로막는, 뛰어넘을 수 없는 장애물'이라고. 팔팔하게 젊은 학생들에게는 세상의 모든 것들이 흥미롭고 재미있게 느껴질 테니까. 공부만 빼고.

나이를 먹을수록, 책을 읽을수록 공부에 대한 갈증은 더욱 심해진다. 전문가 수준까지는 바라지도 않고, 적어도 '교양'이라고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지식 정도는 갖추고 싶다.

나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모티머 애들러의 말에 따르면 '모든 사람에게는 노년에 진정한 교양인이 되기를 열망할 자연권'이 있다고 한다. 책 <지적인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 밀리언셀러를 기록하고, TV 예능 프로그램 <알쓸신잡>이 인기를 끌었던 이유도 이와 같은 지적 열망의 표출 아닐까?
 
지식 영역을 포괄하는 개요 혹은 예술과 과학 분야를 비롯해 다른 분과까지 보여주는 지도를 오늘날에는 어디서 찾아야 할까? 학교와 학과의 안내서나 명문 대학의 교육과정에서 찾을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도서관의 서가에 있고, 때로는 우리 가정에 있는 백과사전에서도 십중팔구 찾을 수 없다. (모티머 애들러, <평생 공부 가이드> 중에서)

그렇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 '지도'이다. 인문과 과학, 예술과 종교를 아우르는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안내서 즉 '파이데이아'. 나는 오늘 내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지도'를 이곳에 소개하려 한다. <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교양 수업 365>가 그것이다. 

 
 <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교양 수업 365>, 데이비드 S. 키더, 노아 D. 오펜하임 지음, 허성심 옮김, 위즈덤하우스(2019)
 <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교양 수업 365>, 데이비드 S. 키더, 노아 D. 오펜하임 지음, 허성심 옮김, 위즈덤하우스(2019)
ⓒ 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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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하루에 1페이지씩, 1년 동안 볼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월요일은 역사, 화요일은 문학, 수요일은 미술, 목요일은 과학, 금요일은 음악, 토요일은 철학, 일요일은 종교. 완벽하지 않은가? 그야말로 밥상을 차려서 숟가락으로 떠먹여 주는 책이다. 독자인 우리는 입만 벌리고 앉아 영양이 골고루 들어있는 음식을 받아먹기만 하면 된다.

이 책은 나처럼 모든 분야의 지식을 폭넓게 섭취하고 싶은 사람에게도 좋겠지만, 아직 내가 어느 분야에 흥미를 느끼는지 모르겠어 막막한 사람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내가 공부하는 이유는 특정 분야에 대단히 깊은 지식을 갖춘 '전문가'가 되고 싶어서가 아니다. 다만 누구와도 무리 없이 즐겁게 대화가 가능할 정도의 기본적인 지식을 갖춘 '교양인'이 되고 싶은 것이다.

물론 전문가는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존재이지만, 모든 사람이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다. 전문가보다는 교양인이 세상을 보다 균형 잡힌 시선으로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세상을 넓게 이해하고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융합해 새롭고 재미있는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쪽은 전문가보다는 여러 분야를 넓게 공부한 사람이지 않을까?

책 속에는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하지만, 막상 그것이 무엇인지 설명하려면 막막해지는 개념들에 대한 지식이 차고 넘친다. 예를 들어 알파벳의 기원이라든지,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말이 뜻하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무지개'의 원리 같은 것들. 뿐만 아니라 귀에 익숙한 클래식 음악, 자주 언급되는 고전 문학에 대한 간략 하지만 충분한 설명까지. 그야말로 '지적인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을 쌓기에는 아주 적절한 책이다. 

앞서 언급한 모티머 애들러의 책 <평생 공부 가이드>도 인문과 과학, 예술과 종교를 아우르는 훌륭한 공부 안내서이지만, 아직 독서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읽기에는 개념들이 잘 와 닿지 않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보다는 오늘 소개한 <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교양 수업 365>가 더 쉽고, 당장의 일상에서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을 것이다. 

2019년의 달력도 어느덧 한 장 밖에 남지 않다. 새롭게 1년을 계획하고, 결심을 세우기 좋은 시기이다. '새해 계획' 하면 또 '공부 계획'을 빼놓을 수 없지 않겠는가? 이 책과 함께라면 공부 계획은 따로 세울 필요 없을 것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매일 한 페이지만 읽으면 된다. 이보다 더 쉬울 수 있을까? 

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교양 수업 365

데이비드 S. 키더, 노아 D. 오펜하임 (지은이), 허성심 (옮긴이), 위즈덤하우스(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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