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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스페셜-평양까지 이만원>의 한 장면. 주인공은 대리운전을 하는 한 청년이다.
 <드라마 스페셜-평양까지 이만원>의 한 장면. 주인공은 대리운전을 하는 한 청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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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운전기사와 택배기사는 노동조합을 만들 수 있는 근로자(노동자)일까. 이러한 질문에 법원이 처음으로 답했다.

법원의 답은 "그렇다"이다.

최근 대리기사·택배기사를 노동조합을 결성할 수 있는 근로자로 인정한 첫 법원 판결이 잇따라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특수고용노동자(특수형태근로종사자)들은 노동3권을 쉽게 인정받지 못했다. 이번 판결은 대리기사와 택배기사의 노조할 권리를 인정했다는 측면에서 의미 있는 사법부의 판단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사건의 쟁점] 노동조합법이 말하는 근로자의 의미

대한민국 헌법 제33조는 근로자의 노동3권 보장을 천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누가 근로자일까.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동조합법)에 그 답이 나와 있다.

노동조합법 제2조 제1호는 근로자를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임금·급료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에 의하여 생활하는 자"로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으로는 누가 근로자인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법원은 일반적인 고용형태를 기준으로 판단했다.

대리기사·택배기사를 비롯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고용형태는 일반적인 고용형태와 다르고 개인사업자로서의 특징이 있다는 이유로, 법원은 최근까지 이들을 노동조합법에서 말하는 근로자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해 마련'이라는 노동조합법의 입법 취지를 감안하면, 법원은 근로자의 노동3권 보장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대법원이 2018년 잇따라 학습지 교사, 방송 연기자의 노동3권을 인정한 이후 일선 법원에서도 전향적인 판결을 내놓고 있다. 아래는 2018년 대법원 판결에 따라 마련된 판단 기준 법리다.
 
구체적으로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①노무제공자의 소득이 특정 사업자에게 주로 의존하고 있는지 ②노무를 제공받는 특정 사업자가 보수를 비롯하여 노무제공자와 체결하는 계약 내용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는지 ③노무제공자가 특정 사업자의 사업 수행에 필수적인 노무를 제공함으로써 특정 사업자의 사업을 통해서 시장에 접근하는지 ④노무제공자와 특정 사업자의 법률관계가 상당한 정도로 지속적·전속적인지 ⑤사용자와 노무제공자 사이에 어느 정도 지휘·감독관계가 존재하는지 ⑥노무제공자가 특정 사업자로부터 받는 임금·급료 등 수입이 노무 제공의 대가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쉽게 말해 특수형태근로종사자와 사업자가 경제적·조직적 종속관계에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또한 여기에 노동3권 보장 필요성 여부를 또 하나의 기준으로 제시했다. 일선 법원 재판부는 해당 사건에서 대리기사와 택배기사가 이러한 법리에 따라 노동조합법에서 말하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판단했다.

[대리기사 판결] "경제적 약자 지위... 노동3권 보장해야"

부산지역 대리기사 최병로씨는 지난해 12월 부산대리운전산업노동조합을 설립했고, 이후 대리기사 2명이 여기에 가입했다. 노동조합은 올해 1월과 2월 대리운전업체 2곳을 상대로 근로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이에 대리운전업체들은 노동조합의 요구를 거부하면서, 최병로씨 등이 노동조합법에 따른 근로자가 아님을 확인해 달라는 청구를 법원에 냈다.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제1민사부(재판장 서정현 부장판사)는 지난 14일 대리기사는 노동조합법이 말하는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서, 대리운전업체들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대리운전업체는 대리기사와 체결하는 계약 내용을 일방적으로 결정한다", "(대리운전기사는) 다양한 방식으로 어느 정도 대리운전업체의 지휘·감독을 받았던 것으로 볼 수 있다"라고 봤다.

또한 노동3권 보장 필요성을 두고 "경제적 약자의 지위에서 원고(대리운전업체)들에게 노무를 제공하는 피고(대리기사)들에게 일정한 경우 집단적으로 단결함으로써 노무를 제공받는 원고들과 대등한 위치에서 노무제공조건 등을 교섭할 수 있는 권리 등 노동 3권을 보장하는 것이 헌법 제33조의 취지에도 부합한다"라고 밝혔다.

이호철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공보판사는 <오마이뉴스> 기자에게 "대리운전기사를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로 인정한 법원의 첫 판결로 의미가 있다"라고 밝혔다.

[택배기사 판결] "산업재해 위험에도 4대 보험 가입률 낮아"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소속 대한통운 노원터미널 택배노동자들은 28일 오후 서울 남대문구 서소문동 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CJ대한통운 장시간 분류작업 개선 촉구, 살인적 택배 노동 피해 당사자 고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소속 대한통운 노원터미널 택배노동자들은 지난 10월 28일 오후 서울 남대문구 서소문동 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CJ대한통운 장시간 분류작업 개선 촉구, 살인적 택배 노동 피해 당사자 고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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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에는 서울행정법원에서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택배노조)을 노동조합으로 인정하는 판결이 나왔다.

앞서 택배노조는 2017년 11월 ~ 2018년 10월 CJ대한통운 대리점주들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대리점주들은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공고를 하지 않았고, 노조에서 이의신청을 했으나 대리점주들은 이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택배노조는 관할 지방노동위원회에 대리점에 대한 시정신청을 했고, 지방노동위원회는 이를 받아들였다. 이에 대리점주들이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지만, 중앙노동위원회 역시 노조 손을 들어주었다. 대리점주들은 택배기사들은 노동조합법에서 말하는 근로자가 아니어서 교섭을 요구할 수 없다면서,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 결정을 취소해 달라고 서울행정법원에 청구했다.

이 사건의 쟁점 역시 택배노조 소속 택배기사들이 노동조합법에서 말하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서울행정법원 제3부(재판장 박성규 부장판사)는 택배기사들이 노동조합법에서 말하는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대리점주가 택배업무 위수탁계약 내용을 비교적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택배기사들은 대리점주로부터 어느 정도 지휘 감독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재판부는 또한 택배기사의 노동3권 보장 필요성을 인정했다. "택배기사는 업무내용상 각종 사고나 질병 등 산업재해에 노출될 위험이 상존하고 있음에도 산재보험에 가입된 경우가 10.6%에 그치는 등 4대 보험 가입률이 낮아 경제적·사회적 안정성의 보장이 열악하다", "계약해지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라고 밝혔다.

택배노조는 판결 직후 "5만 택배기사를 노동자로 인정하는 역사상 첫 법원 판결이 진행되었다. CJ대한통운과 소속 대리점들의 '시대착오적 노동조합 불인정 행태'에 철퇴를 내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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