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선수(에자즈바쉬)

김연경 선수(에자즈바쉬) ⓒ 에자즈바쉬 홈페이지

 
유럽 최강 팀을 가리는 별들의 전쟁이 시작됐다. 대한민국 김연경도 8년 만에 '유럽 왕좌' 탈환에 재도전한다.

2019-2020시즌 여자배구 유럽 챔피언스리그 본선 조별 리그가 19일(아래 한국시간)부터 시작된다. 김연경과 소속팀인 에자즈바쉬는 19일 밤 11시 30분에 페네르바체와 유럽 챔피언스리그 A조 첫 경기를 치른다. 초장부터 우승 후보끼리의 불꽃 대결이다.

올 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도 조별 리그(4라운드), 8강 플레이오프(PO), 4강 PO, 결승전 순으로 진행된다. 대망의 결승전은 내년 5월 16~17일에 열린다.

본선 조별 리그는 유럽 각국의 여자배구 리그를 대표하는 20개 팀이 4팀씩 5개 조로 나뉘어 경쟁한다. 각 조는 4팀이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풀리그를 펼친다. 각 조의 1위 5개 팀은 8강 PO에 직행한다. 그리고 2위 팀 중 성적 상위 3개 팀이 8강 PO에 합류한다.

에자즈바쉬는 본선 조별 리그에서 우승 후보인 페네르바체와 함께 A조에 편성됐다. A조는 에자즈바쉬(Eczacıbası·터키), 페네르바체(Fenerbahce·터키), 부도블라니(Budowlani·폴란드), 비에스티 살로(Viesti Salo·핀란드)로 구성됐다.

B조는 바크프방크(Vakıfbank·터키), 스칸디치(Scandicci·이탈리아), 칼리닌그라드(Kaliningrad·러시아), 브라니크(Branik·슬로베니아)가 속했다. C조는 노바라(Novara·이탈리아), 초메르체촌(Commercecon·폴란드), 슈투트가르트(Stuttgart·독일), 유즈니(Yuzhny·우크라이나)가 포함됐다.

D조는 이모코(Imoco·이탈리아), 알바 블라지(Alba BLAJ·루마니아), 낭트(Nantes·프랑스), 부다페스트(Budapest·헝가리), E조는 디나모 모스크바(Dynamo Moscow·러시아), 우랄로츠카(Uralochka·러시아), 칸(Cannes·프랑스), 플로브디프(Plovdiv·불가리아)가 각각 포진했다.

초호화 군단 '우승후보 빅3'... 세계 최고 스타들 집결
 
 에자즈바쉬 선수들, 2019-2020시즌 터키 리그

에자즈바쉬 선수들, 2019-2020시즌 터키 리그 ⓒ 에자즈바쉬 홈페이지

 
강력한 우승 후보로는 터키 리그 에자즈바쉬, 페네르바체, 이탈리아 리그 이모코가 '빅 3'로 꼽힌다. 이들 3팀은 멤버 구성이 '초호화 군단'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에자즈바쉬는 레프트 김연경(31세·192cm), 나탈리아(30세·186cm), 라이트 보스코비치(22세·193cm)로 구성된 윙 공격진이 '세계 최강의 공격 삼각편대'라고 할 수 있다. 3인방 모두 '세계 최고'라는 평가가 아깝지 않은 선수일 뿐만 아니라, 공격의 파괴력과 수비력이 가장 조화롭고 완성도가 높다.

다른 포지션도 지난 시즌보다 한층 향상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레프트 백업 선수로 터키 대표팀 주전 멤버인 한데(22세·190cm)가 든든하게 뒤를 받치고 있다. 센터진도 블로킹과 속공 능력, 활용 빈도가 지난 시즌보다 개선됐다. 베이자(24세·192cm), 기브마이어(31세·187cm), 에르귈(32세·190cm), 야세민(20세·188cm)으로 구성된 센터진이 경기를 거듭할수록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세터도 미국 대표팀 주전 세터 출신인 로이드(30세·180cm)의 역할에 기대가 크다. 리베로 심게(28세·168cm)는 현재도 터키 대표팀의 주전 리베로다.

유럽 챔피언스리그와 클럽 세계선수권 대회는 에자즈바쉬에게 전력 상승 요인도 있다. 미국 출신의 로이드, 기브마이어를 공격 삼각편대와 함께 동시에 경기에 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대회는 터키 리그(외국인 동시 출전 3명)와 달리, 외국인 선수의 출전 제한 규정이 없다.

우승 관록 바크프방크·노바라 '경계 대상'

페네르바체는 올 시즌 보강이 필요했던 포지션마다 최적임자를 영입하면서 전 포지션이 지난 시즌보다 업그레이드됐다. 특히 터키 대표팀의 주전 세터인 나즈가 새롭게 합류한 점이 여러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브란키차-로빈슨-바르가스로 구성된 공격 삼각편대도 어느 강팀 못지않게 공격과 수비의 균형이 잘 갖춰졌다. 서브도 매우 강력하다.

페네르바체의 주전 멤버는 레프트 브란키차 미하일로비치(28세·190cm), 켈시 로빈슨(27세·188cm), 라이트 바르가스(20세·191cm), 센터 에다(32세·188cm), 바하르 톡소이 구이데티(31세·190cm), 세터 나즈(29세·186cm), 리베로 아일린(24세·169cm)이다.

이모코는 현재 이탈리아 리그 정규리그에서 유일하게 '무패 전승'(8승)으로 1위를 질주하고 있다. 2위는 노바라(6승 2패), 3위는 대한민국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인 라바리니(40)가 이끌고 있는 부스토 아르시치오(5승 2패)다.

이모코는 17일 열린 '2019 이탈리아 슈퍼컵' 대회에서도 라이벌 노바라를 세트 스코어 3-0으로 완파하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모코는 멤버 구성만 살펴봐도 왜 유럽 챔피언스리그의 강력한 우승 후보인지 너끈히 설명이 된다. 라이트는 에고누(21세·190cm)가 팀의 주 공격수 역할을 하고 있다. 에고누는 보스코비치와 함께 세계 최고의 라이트 공격수로 평가받고 있다. 두 선수는 강력한 파워를 바탕으로 어려운 볼 처리 능력이 탁월하다.

레프트는 실라(24세·184cm), 킴벌리 힐(30세·193cm), 소로카이테(31세·188cm), 게르티어스(25세·184cm)가 포진했다. 센터는 로빈 데 크라위프(28세·193cm), 폴리에(28세·186cm), 오그보구(24세·188cm)로 구성됐다. 세터는 보워시(29세·181cm), 리베로는 드젠나로(32세·174cm)가 맡는다. ​

주전 선수 전원이 현재 이탈리아, 미국, 네덜란드, 폴란드, 독일 등 세계 강팀들의 대표팀 핵심 멤버다. 어느 한 포지션도 약점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최근 경기력이 뛰어나다.

흥미로운 대목도 있다. 이모코의 감독 산타렐리(38세)와 주전 리베로 드젠나로는 부부다. 지난 2017년 6월 결혼했는데, 결혼 이후에도 3시즌째 같은 팀에서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

'빅 3' 외에도 무시할 수 없는 팀들이 있다. 바로 바크프방크(터키), 노바라(이탈리아), 스칸디치(이탈리아)다. 바크프방크는 2016-2017, 2017-2018시즌에 2년 연속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달성한 팀이다. 노바라는 지난 시즌(2018-2019)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 팀이다. 스칸디치도 올 시즌 수준급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다만, 바크프방크와 노바라는 지난 시즌 핵심 주 공격수였던 주팅과 에고누가 올 시즌 다른 팀으로 가면서 전력이 다소 약화됐다. 그러나 우승 관록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후반기로 갈수록 경기력과 조직력이 되살아날 수도 있다. 바크프방크의 경우 구이데티(47세)라는 세계적 명장의 존재감도 여전히 큰 변수다.

김연경-에자즈바쉬, 이번엔 우승 가능할까

김연경과 에자즈바쉬는 올 시즌이야말로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노릴 만한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물론 이모코, 페네르바체라는 강적을 넘어야 하는 험난 여정인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에자즈바쉬의 최근 경기력은 지난 시즌보다 기대감을 갖게 하고 있다. 라이트·레프트 윙 공격수에 편중된 단조로운 플레이에서 최강 팀의 필수 조건인 '토털 배구를 바탕으로 하는 스피드 배구'로 전환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런 바탕 위에 현재 터키 리그에서 유일한 '무패 전승'(9승)을 달리고 있다.

김연경은 개인적으로 8년 만에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다시 도전한다. 그는 터키 리그 입단 첫해인 2011-2012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페네르바체의 주 공격수로 맹활약하며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당시 유럽 챔피언스리그 MVP와 득점왕까지 휩쓸었다. 그러나 이후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에자즈바쉬 팀 입장에서는 5년 만에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도전한다. 지난 2014-2015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 이후 계속 정상 등극에 실패했다. 

한편, 에자즈바쉬-페네르바체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첫 맞대결은 19일 밤 11시 25분부터 국내 케이블TV에서도 방송이 되는 'EUROSPORT' 채널에서 생중계한다.

국내 스포츠 전문 채널인 SPOTV는 올 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에자즈바쉬 팀의 전 경기를 녹화 중계한다. 에자즈바쉬-페네르바체 경기는 21일 오후 1시 30분부터 녹화 방송과 재방송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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