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이천시 애련정로에 자리한 <강별공방> 김근령 수공예작가/ 사진제공 류봉열 사진작가
 이천시 애련정로에 자리한 <강별공방> 김근령 수공예작가/ 사진제공 류봉열 사진작가
ⓒ 김희정

관련사진보기


'강별공방' 김근령(32) 수공예 작가는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수공예품을 만든다. 캔들공예, 수제비누, 수제방향제, 레진아트 등 다양한 생활아트수공예품을 제작한다. 개인 및 단체 원데이클래스, 취미반, 전문가 양성을 위한 자격증반 수업도 진행한다. 솔직하고 유쾌한 청년 김근령 작가는 기업, 행정복지센터, 마을회관, 유치원 등 다양한 기관에 출강을 하며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김 작가는 자신이 이러한 삶을 사리라고 한번도 상상하지 않았다. 

김 작가는 어렸을 때부터 손으로 꼼지락거리는 것을 즐겨했다. 목공 일을 하는 아버지의 재주를 물려받은 듯 학창 시절에는 미술시간이 좋았다. 어릴 적 꿈은 퓨전한복웨딩드레스 디자이너였다. 그리고 대학에서 플로리스트 관련 공부를 했다. 플로리스트(Florist. 화훼류 장식전문가)라는 직업이 생소하던 시절이었다. 졸업 후 그녀는 서울에서 플로리스트로 활동했다. "예쁜 꽃과 향기에 둘러싸여 멋진 일을 한다"며 주변 사람들의 부러움을 샀다. 문제는 행복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근령 작가가 하나하나 손으로 만든 수제비누와 석고방향제 등. 앙증맞고 예쁘지만 먹으면 안된다.
 김근령 작가가 하나하나 손으로 만든 수제비누와 석고방향제 등. 앙증맞고 예쁘지만 먹으면 안된다.
ⓒ 김희정

관련사진보기


5년 전 서울에서 짐을 꾸려 고향인 이천으로 내려왔다. 아직 이십 대였으나 또래 친구들은 사무실이나 회사에 다니며 안정적인 생활을 누리고 있었다. 친구들을 보며 마음이 급해질만도 했다. 그럼에도 그녀는 바로 취업을 하지 않았다. 공백기를 가지며 다양한 공예를 배웠다. 주로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작업이었다. 그러다가  캔들공예(양초를 활용한 공예)를 접하게 됐다. 우연이였다.

"캔들공예가 정말 재미있었어요.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수업 시간이 상당히 긴데도 지루한 줄 모르겠더라고요. 다음 주 수업이 빨리 오기를 기다릴 만큼 그 시간이 아주 짧게 느껴졌어요."

김근령 작가는 캔들공예를 배우는 과정에서 기초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마음이 앞서 서둘러 배우기보다 더디게 가더라도 기초를 탄탄히 닦고 익혔다. 한 가지 기법을 배우더라도 제대로 온전히 익히고 실력을 키우는 데 시간과 물질과 공을 들였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어느 날부터 자신만의 감각과 스타일대로 응용하는 능력이 눈에 띄게 발전해갔다. 즐거워하는 일을 찾은 기쁨과 힘들게 느꼈던 플로리스트의 경험이 도움이 됐다. 학창 시절 단점이라고 여긴, 움직이면서 생각하고 만드는 것을 좋아했는데 그것이 장점으로 작용했다.

캔들공예에 탄력을 받자 김 작가는 인체에 사용해도 무해하다는 자가인증 등의 일정한 법적 절차를 걸쳐 강별공방(이천시 애련정로88-2. 이천시 미란다호텔 뒤편)을 열었다. 3년 전 공방문을 열면서 수제비누, 수제화장품, 아로마테라피 등으로 영역을 넓혀갔다. 그것은 분야가 다른 듯하지만 수공예품이라는 공통점과 아이디어 공유 등에서 서로 시너지 효과를 준다. 최근 수제비누 가운데 숙성비누는 답례품과 아토피피부염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타인과 더불어 행복한 일
 
가지런하게 놓인 숙성비누가 숙성 되고 있다. 숙성비누는 코코넛오일, 카놀라유 등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재료에 만드는 이의 피부타입에 따라 레시피를 조율할 수 있다. 피부 보습효과도 뛰어나다.
 가지런하게 놓인 숙성비누가 숙성 되고 있다. 숙성비누는 코코넛오일, 카놀라유 등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재료에 만드는 이의 피부타입에 따라 레시피를 조율할 수 있다. 피부 보습효과도 뛰어나다.
ⓒ 김희정

관련사진보기


"향초 등의 방향제는 특성상 독성이 없는 향료만을 사용해야 해요. 아로마테라피(허브향기요법)는 비폭력성치료법이라고 불리는데요, 향기로 스트레스를 완화시켜주는 효과가 있어요. 이것 역시 사용용도에 맞게 맞춤형 블렌딩을 해드려야 하기 때문에 섬세함을 요구하는 작업이고 공부해야 할 것도 많아요. 수제비누 또한 재료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하고요. 무엇보다 사람이 직접적으로 향을 흡입하고 피부에 사용하는 제품이기 때문이지요. "

아로마테라피는 다른 수제품이 그러하듯 어린이나 연세 드신 어르신은 피부나, 알레르기, 건강 상태를 체크하여 그것에 맞는 맞춤향을 사용할 것을 권한다. 김 작가가 더욱 바쁜 시즌은 사람들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 때다.

"공방을 찾아주시는 분 가운데 '직장에서 힘들고 스트레스 많이 받았어요. 가사 일하고 아이보고 너무 힘들었어요. 근데 여기 와서 좋은 향 맡고 나만의 작품 만들다 보면 기분이 너무 좋아요. 다음 주가 또 기다려져요'라고 말씀해주세요. 그러면 저는 고마워하면서 더 열심히 일하죠. 제가 좋아하는 분야의 일을 하면서 그 일을 알리고 제가 하는 일로 인해서 삶에 지친 고단한 사람들이 잠시나마 스트레스를 풀고 행복해 하시니까요."

꿈꾸지 않은 길을 걸어와 짐짓 세월을 돌아온 듯 하나 새로운 일에 도전을 멈추지 않고 마침내 자신만의 공간을 차린 김근령 작가, 그녀는 여전히 새로운 공예를 배우고 가르치고 나누는 데 열심히다. 그리고 수공예를 통해 만난 사람들과 더불어 행복하다. 김 작가가 돋보이는 이유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이천소식지 12월호에 실립니다.


태그:#강별공방, #아로마테라피, #이천시 문화마켓, #청년작가 , #수공예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