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프리미어 12에서 한국 야구는 절반의 성공으로 만족해야 했다. 도쿄 올림픽 티켓 확보에는 성공했지만 아시아권의 일본과 대만에 합계 3전 전패로 실망스러웠다. 박병호(키움), 양의지(NC), 김재환(두산), 최정(SK) 등 중심 타자들의 부진과 내외야를 통틀어 흔들렸던 수비는 기대 이하였다.  

하지만 수확도 있었다. 특히 젊은 선수들의 분전에는 가능성도 엿보였다. 젊은 타자 중에는 김하성(키움)과 이정후(키움)가 빛났다면 젊은 투수 중에는 단연코 이영하(두산)가 두드러졌다. 
 
 프리미어 12에서 호투 행진을 이어간 이영하

프리미어 12에서 호투 행진을 이어간 이영하 ⓒ 두산 베어스

 
프리미어 12에서 이영하는 5경기에 모두 구원 등판해 8.1이닝을 소화했다. 대표팀 투수 중 최다 경기 등판을 기록한 것은 물론 선발 원투펀치 양현종(KIA)과 김광현(SK) 다음으로 많은 이닝을 책임졌다. 한국이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에서 선발 투수에 뒤이어 마운드에 올라 허리를 책임지는 '마당쇠' 역할이었다. 

1승 무패 평균자책점 1.08을 기록한 이영하는 140km/h대 중후반의 패스트볼에 슬라이더와 포크볼의 조합으로 상대 타선을 틀어막았다. 192cm의 장신에서 내리꽂으며 형성되는 각이 큰 주 무기 슬라이더에 상대 타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결승 일본전에도 이영하의 투구는 인상적이었다. 믿었던 선발 양현종이 3이닝 4피안타 1피홈런 3볼넷 4실점으로 난조를 보여 조기 강판되었다. 한국이 3-4로 뒤진 4회말 등판한 이영하는 2.2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영하가 일본 타선을 잠재우는 사이 한국 타자들이 분발했다면 역전도 가능했다. 

4회말 선두 타자 아이자와에 좌전 안타를 맞으며 출발해 1사 2, 3루 실점 위기를 맞이했지만 사카모토와 마루를 모두 내야 땅볼 처리해 실점을 막았다. 5회말을 삼자 범퇴 시킨 이영하는 6회말 수비 실책에서 비롯된 2사 3루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조상우가 구원 등판해 6회말을 실점 없이 마쳤다. 
 
 대표팀 에이스로 기대를 모으는 이영하

대표팀 에이스로 기대를 모으는 이영하 ⓒ 두산 베어스

 
이번 대회는 이영하의 성인 대표팀 데뷔 무대였다. 2019 정규 시즌에서 17승 4패 평균자책점 3.64 RA9-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케이비리포트 기준) 5.6을 기록하며 린드블럼과 원투펀치를 구성해 두산의 정규 시즌 1위를 견인했다. 이영하의 커리어하이 시즌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영하는 국제무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는 장담할 수 없었다. KBO리그를 주름잡았지만 국제 대회에서 '국내용' 이미지를 씻어내지 못한 선수도 다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영하는 프리미어 12를 통해 '국제용'임을 입증하며 기대를 높였다. 무엇보다 김광현과 양현종 이후 나타나지 않은 국가 대표 에이스 및 윤석민 이후 오랫동안 명맥이 끊긴 대표팀 우완 선발의 역할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 이영하가 도쿄 올림픽에서 설욕에 앞장서며 대표팀 에이스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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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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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프로야구 KBO 두산베어스 이영하 국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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