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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농성장 앞에서는 매일 100배의 절을 올리며 '제주를 지켜주십시오' 기원한다.
▲ 매일 아침 올리는 100배 단식농성장 앞에서는 매일 100배의 절을 올리며 "제주를 지켜주십시오"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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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2공항 계획 백지화를 대통령이 결단하라'라는 요구와 함께 정부서울청사 인근에서 농성을 하고 있는 '제2공항저지비상도민회의' 박찬식 상황실장의 단식이 11월 12일로 13일째를 맞고 있다.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운동을 하고 있는 허찬란 신부가 중심이 되어 9일 마무리 미사가 진행이 되었다.
▲ 허찬란 신부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운동을 하고 있는 허찬란 신부가 중심이 되어 9일 마무리 미사가 진행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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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시작된 '제주 제2공항 계획 전면 취소, 문재인 대통령결단'을 촉구하는 천주교 미사가 9일간 이어졌다. 11일 저녁 시간에는 광화문 세월호 농성장 앞에서 9일간의 기도와 미사를 마무리하는 미사를 가졌다.

서울은 물론 수원, 의정부, 전주, 안동 교구 등 전국의 여러 지역 신부와 수녀, 신도, 시민 등 400여 명이 모여 '제주 제2공항 계획 전면 취소' 미사를 열었다. 제주 강정에서 활동하고 있는 허찬란 신부 등의 집전으로 미사가 진행되었다.
   
청와대 앞 '제주 제2공항 계획 전면 취소' 9일째 미사에는 전국 여러 지역 성당에서 20여 명의 사제들이 참석하여 미사를 집전했다.
▲ 전국에서 모인 사제들 청와대 앞 "제주 제2공항 계획 전면 취소" 9일째 미사에는 전국 여러 지역 성당에서 20여 명의 사제들이 참석하여 미사를 집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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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찬란 신부 등은 "지금 제주가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국토부, 환경부, 토건세력들이 눈앞의 이익이라는 유혹에서 벗어나 생태계의 보호를 위해 멀리 바라보게 해 주소서. 우리의 소중한 제주를 난개발에서 지켜주소서. 제주 제2공항 건설 계획은 지난 4년간 부실과 조작이 확인되었었습니다. 환경영향평가 등 절차적 정당성을 무시하고, 도민들의 공론화 의정과 자기 결정권도 무시한 채 제2공항 건설 계획은 전면 취소되어야 합니다. 장기간 단식하며 거리에서 잠을 자며 아름다운 자연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이들을 기억해 주소서"라고 기도하였다. 또한 "제주의 생명을, 제주의 평화를, 제2공항 절대 안돼"를 외치기도 하였다.
   
단식 12일째인 '제주제2공항저지비상도민회의' 박찬식 상황실장이 미사 말미에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박찬식 상황실장 단식 12일째인 "제주제2공항저지비상도민회의" 박찬식 상황실장이 미사 말미에 인사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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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 중인 '제2공항 저지 비상도민회의' 박찬식 상황실장은 미사 말미에 인사말을 통해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제주 제2공항은 정치권, 중앙언론들이 보여준 모습은 한마디로 무관심, 지역의 문제로 바라보았습니다. 시간이 지나가면 해결되지 않겠느냐는 식의 시각으로 바라보았습니다. 제주도에 2개의 공항을 짓겠다는 것은 박근혜 정부 시절 공군기지로 사용하기 위하여 계획된 것입니다. 국토연구원 용역에서도 제주도에 2개의 공항은 적합하지 않다 했습니다. 작은 섬에 두 개의 공항을 짓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더구나 관광객이 늘어나는 것은 한계상황에 와 있고, 더 이상 늘어나지 않고, 더 이상 늘어나도 제주도가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 너무나 명백하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대로 들여다보면 제2공항을 짓는다는 결정은 절대로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여려분들이 관심, 천주교를 비롯한 종교단체, 환경단체 등이 나서서 이게 단순히 제주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를 관통하고 있습니다. 개발 일변도의 과거의 관행들을 끝장내고, 제주도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함께 해 주셔서 이제 겨우 정치권이나 청와대도 조금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들의 도움에 크게 감사드립니다."

 
9일 간의 청와대 앞 미사를 마치는 광화문 미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결단하여야 합니다'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 성명서 낭독 9일 간의 청와대 앞 미사를 마치는 광화문 미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결단하여야 합니다"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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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미사를 끝내면서 '문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낭독했다.

"청와대 광장 앞에서 생명과 평화의 섬 제주를 위해 그동안 우리는 100배, 묵상과 기도, 미사를 통해 생명과 평화의 소중함을 가슴 깊이 되새기며 많은 이들에게 알리려는 노력을 해 왔습니다. 청와대 담장을 넘기를 기대했지만 아직 높은 벽을 넘지 못했지만 우리는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9일 기도를 마무리하면서 우리는 정부에 다시 한번 제주 제2공항 건설계획 취소를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제2공항은 애초 시작부터 잘못된 국채사업이었습니다.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을 파괴하는 것은 물론  공항 입지의 타당성도 없으며 기존 제주공항을 활용하는 방안은 애초에 검토하지도 않았으며 제주도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습니다. 강정마을 제주 해군 기지에 이어 또다시 군사기지를 제주에 숨겨왔던 것을 숨겨왔던 것을 확인한 이상 제주 제2공항 건설하는 것을 막아야 하는 것은 우리의 사명이 되었습니다.

국토부와 환경부를 신뢰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제2공항이 부적합하다는 것을 알면서 제주도민들을 속이고 있습니다. 제주도와 제주도 의회, 다수당인 민주당은 무책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국민 혈세 5조 원을 환경파괴를 위해 쓰이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습니다. 제2공항은 4대강과 같이 성산의 생태계를 급격하게 무너뜨릴 것입니다. 권력은 유한하지만 우리의 땅과 자연은 세대를 이어갈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호소합니다. 촛불정부인 현 정부는 제2공항 과정이 관료주의에 의해 추진되는 것은 중단해야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께 다시 한번 호소합니다. 우리는 제주 제2공항 이제 대통령이 나서야 할 때라 생각합니다. 제주 제2공항의 부당함을 널리 알려나가고 철회를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에 참석한 많은 수녀들과 신도, 시민들
▲ 광화문 미사 에 참석한 많은 수녀들과 신도,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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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2공항 사업과 관련하여 반대 진영에서는 '도민 공론화'를 요구하고 있으나 원희룡 지사는 이를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이 주도하는 제주도의회는 이미 전체회의에서 '도민공론화'를 도의회가 중심이 되어 실행하기로 의결한 바 있다. 이를 실행하기 위하여 '도민공론화실무위원회'를 구성하기 위한 도의회 운영위원회 회의에서 심사를 11월 15일로 미루면서 보류를 선언해 이 문제가 불거졌다.

11월 15일 제주도의회 운영위원회가 '공론화실무위원회' 구성을 의결하지 않더라도 도의회 의장이 직권 상정할 수 있기 때문에 제2공항 반대진영에서도 직권상정을 기대하고 있다. 그 때까지는 비상도민회의 박찬식 상황실장의 단식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 제2공항 건설 계획이 확정이 되지도 않았는데, 국토교통부 제2공항 관련 예산이 356억 원이 편성되어 있다. 기본설계비, 감리비, 공항건설 업무지원비 등을 합산한 것으로 올해 38억 원 예산보다 대폭 증액된 예산이다. '제주제2공항백지화국민행동' 등은 민주당은 물론 국회 예결위원들에게 확정되지도 않은 사업에 이같이 많은 예산이 배정된 것은 잘못이라고 하면 이 예산 항목의 전면 폐기를 요구하고 있다.

제주 제2공항 문제는 5조 원 이상의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국책사업이다. '제주제2공항백지화국민행동' 측에서는 제주도민들의 의견수렴 등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결정되어 추진되면 제2의 4대강 사업으로 규정하고 강력히 싸워나가겠다고 천명했다.
 
수산리, 온평리 일대의 제2공항 예정지의 자연은 깡그리 망가지고 말 것이다.
▲ 제2공항 예정지 수산리, 온평리 일대의 제2공항 예정지의 자연은 깡그리 망가지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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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제2공항백지화국민행동'이나 제2공항저지비상도민회의 제주 제2공항 반대 진영에서는 5조 원이 넘는 국민세금, 우리나라 전체 1900만 가구당 29만 원 정도를 부담하는 사업을 졸속으로 결정하여 추진한다면 촛불혁명에 의하여 탄생한 문재인 정부의 정체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다.

적폐청산을 외쳤던 촛불혁명 정부는 과거 새만금사업이나 4대강 사업 등과 같은 온갖 개발사업들을 국책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고 강제했던 것 또한 '삽질 적폐'이다. 이를 명백히 인식하고 제주 제2공항 건설 여부는 절차적 정당성에 따라 제주도민의 의견을 듣고 결정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일출봉에서 가까운 수산리 쪽에 제2공항을 세우면 성산 일대의 철새도래지, 수산동둘 등이 파괴되어 엄청난 생태계의 희생이 따른다.
▲ 성산 일출봉 일출봉에서 가까운 수산리 쪽에 제2공항을 세우면 성산 일대의 철새도래지, 수산동둘 등이 파괴되어 엄청난 생태계의 희생이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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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제주다울 때 지속가능한 제주로 살아남을 수 있어

고양시에 살고 있는 전직 교사인 김은미씨는 말한다.

"교직에 있을 때, 방학 때면 제주가 좋아서 여러 차례 제주를 찾았다. 제주는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몇 안 되는 최고의 자연유산이다. 에메랄드빛 바다며, 우뚝 솟아있는 한라산과 원시림, 수많은 오름들, 현무암 바닷가와 모래사장, 한라산 중턱의 억새밭, 밭담 어느 것 하나 눈에 밟히지 않는 것이 없다. 사계절 바뀌는 풍광하며. 그리고 나는 제주 말씨부터 제주사람들이 살아온 문화전통이 특별하여 참 좋아한다. 서귀포시 호근동에 아는 분이 있어서 며칠 묵었는데, 높은 돌담이 둘러쳐져 있는 밭에 감귤이 주홍빛으로 익어가는 좁은 올레길을 여유롭게 걸었던 기억은 참으로 잊을 수가 없다.

 그런데 제주가 근래에 들어 너무나 많은 중국 관광객들이 몰려오고, 도로가 필요 이상으로 많이 뚫려있고, 곳곳에 리조트며, 콘도 등 숙박시설, 골프장 등이 너무 많이 들어차고 있어서 제주다움을 잃어버리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 삼무도에 범죄가 많아지고, 민심이 흉흉해지는 것 또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제2공항을 짓는다는 소식을 듣고 이건 너무한다는 생각을 한다. 하와이 같이 제주도의 4배나 되는 섬에도 공항은 하나인데, 이 작은 섬에 공항이 두 개라니 말이 되는가? 자연파괴, 환경훼손이 불을 보듯 뻔하다. 제주는 더 이상 개발하지 않고 잘 보전하는 것이 미래 가치이고 돈이 되며, 지속가능한 미래 관광으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

 
제2공항이 건설되면 소와 말, 까마귀 등 많은 가축과 생명들이 사는데, 이들의 삶의 터전이 파괴는 것이다.
▲ 제2공항 건설 예정지 인근 목장에서 제2공항이 건설되면 소와 말, 까마귀 등 많은 가축과 생명들이 사는데, 이들의 삶의 터전이 파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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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리 철새도래지를 가 본 적이 있다. 일출봉에 오르기 전에 성산항 근처에 있는 갈대밭에 오리 떼들이 모여 앉아 있는 것 또한 제주의 아름다움을 더해주는데, 제2공항이 들어선다면 이곳에 철새들은 다시 날아올까?

제주도는 세계 자연유산 지역에 걸맞게 앞으로는 외국 몇몇 나라들처럼 1년 1500만 명 등 관광객 수를 제한하는 조례 등을 제정하여 지속가능한 관광의 길을 열어가는 것이 제2공항보다 우선할 정책이 아닌가? 아무튼 제주의 좋은 기억을 오래 간직하고 하고 싶다. 그런 기억이 날 때마다 훌쩍 떠날 수 있게 제주다움을 계속 유지되길 기대한다."

태그:#천주교의 9일 미사, #청와대 앞, #제주 제2공항 계획 취소, #제2공항은 군사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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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초등위원장,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 회장을 거쳐 현재 초록교육연대 공돋대표를 9년째 해 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울의 혁신학교인 서울신은초등학교에서 교사, 어린이, 학부모 초록동아리를 조직하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미래, 초록세상을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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