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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편에서 이어집니다.
 
닐 하비슨
 닐 하비슨
ⓒ Lars Norga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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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의 시대, 그 중심에 서서

그는 신체 부위가 없거나 특정 감각이 없다고 해서 반드시 남은 생애 동안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원한다면 일생 동안 자신의 신체 부위와 감각을 키울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 몸에 야간 투시와 같은 간단한 기능을 추가하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삶을 영위하고, 탐험하는 방식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또 인공조명 형성에 낭비되는 에너지는 줄어들고, 우리의 의존성도 사라지게 되겠죠. 그런 의미에서 지구에서 유용할 뿐만 아니라, 빛이 부족한 외계 환경에서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감각도 더 이상 우리 몸이 있는 곳에 반드시 있어야 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제는 신체와 감각의 분리에 대해 탐구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여행의 불편함을 감수하는 대신에, 우리의 감각을 우주로 보낼 수도 있습니다. 이를 테면 침대에 누워서 우주를 탐험할 수 있게 되는 거죠."

또한 그는 노화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부정적인 인식도 기술을 통해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이가 들수록, 몸과 감각이 더 퇴화된다는 이론이 지배적입니다. 그러나 사이보그를 놓고 가정한다면, 이 이론은 다시 쓰여야 할 겁니다. 인공두뇌나 신체를 갖게 된다면, 이것은 기술의 발전과 함께 더욱더 진화해나갈 것입니다. 저는 제가 더 나이가 들었을 때, 더 많은 색깔들을 인식할 수 있을 것이리라 확신합니다. 이것은 우리가 삶을 바라보는 방식을 완전히 바꿔줄 겁니다. 나이가 들수록 더 좋은 인지능력과 감각을 갖게 된다면, 늙는다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부정적으로만 인식하지는 않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이보그 권익 보호를 위해 사이보그 재단을 설립한 닐 하비슨
 사이보그 권익 보호를 위해 사이보그 재단을 설립한 닐 하비슨
ⓒ Lars Norga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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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신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자신과 유사한 생각을 가진 이들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이들의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활동하게 된다. 이러한 발로로 2010년에는 스페인의 전위 예술가인 문 리바스(Moon Ribas)와 함께 사이보그 재단(Cyborg foundation)을 공동 설립했다. 문 리바스 역시 팔꿈치에 진동으로 지진을 느낄 수 있는 센서를 이식한 것으로 널리 알려진 사이보그 운동가 중 하나다.

이들은 사이보그의 권리를 보호하고, 사이보그 예술을 장려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왔다. 이어 2017년에는 비인간적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고, 새로운 감각과 기관을 창조할 수 있도록 돕는 협회인 '변종 협회(Transpecies Society)'를 설립해 더욱 활발하게 교류하고, 협력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기도 했다.

그는 이처럼 열린 네트워크를 통해 사이보그 아티스트들과 소통하고 있는 한편, 자신의 안테나를 업그레이드함으로써 거리에 구애받지 않고 사람들과 직접적인 경험과 감각을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또 한 번 화제를 모았다.

"제 안테나는 끊임없이 진화해 왔습니다. 최근 업그레이드를 통해 다른 사람들의 비전에 저를 연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안테나를 통해 전 세계의 다른 카메라나 안테나를 무선으로 연결할 수 있죠. 예를 들어서 제가 유럽의 사무실에 있다고 가정해 볼게요. 제 안테나를 다른 사람의 시야에 연결해 제가 사무실 벽을 바라보고 있는 상태에서 호주의 일몰을 경험할 수도 있다는 거죠. 무선으로 안테나를 연결할 수 있기 때문에 정보를 공유하는 것 이외에도 다양한 경험이나 감각을 함께 나눌 수 있게 된 겁니다."
 
혁신의 아이콘, 닐 하비슨
 혁신의 아이콘, 닐 하비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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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혁신의 한가운데에 서 있었던 그지만, 여전히 새로운 진화를 꿈꾸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계속해서 새로운 과제가 그 앞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제 다음 계획은 제 에너지를 사용해 안테나를 충전하는 것입니다. 더 이상 외부 에너지에 의존하고 싶지 않아요. 우리 몸이 끊임없이 에너지를 생성하고 있기 때문에 전기, 배터리, 태양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안테나는 뇌 활동, 호흡, 혈관에 작은 터빈을 추가해 생성된 에너지로 충전될 수 있어요. 최근에는 혈액 순환을 통해 안테나를 충전하고, 양방향으로 작동시키는 것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비상시에는 안테나가 제 몸에 에너지를 공급할 수도 있도록 만들려고 합니다."

태그:#닐 하비슨, #사이보그 아티스트, #사이보그 재단, #김연정의 엣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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