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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3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3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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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이라는 대의에 집중하다보니 국민, 특히 청년들이 느꼈을 불공정과 상대적 박탈감, 좌절감을 깊이 헤아리지 못했다. 여당 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30일 정례 기자간담회는 '사과'로 시작했다. '조국'이라는 이름은 빠져있었다. 역시 사과를 전한 지난 8월 23일 기자간담회 당시 "조국 후보자 논란과 관련해 집권여당의 대표로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조국 사태'를 거론한 것과 비교하면 그 차이가 더욱 두드러진다(관련 기사 : 조국에 '진솔한 사과' 요청한 이해찬 "국민청문회라도 하자").

일부 초선 의원들 사이에서 불거진 '국면 전환' 요구에 대한 응답이었다. 이철희, 표창원 등 '빅마우스' 초선들이 불출마와 동시에 강조한 '당 지도부 차원의 자성'도 일부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적 쇄신 등 당 혁신 요구와 일부 지지층에서 제기된 사퇴론에 대해선 최대한 말을 아꼈다.

"물갈이는 예의 없는 말... 인신공격은 쇄신 아냐"

이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 질의응답에서 "결국 국민의 요구에 맞는 정책을 만들어 어려움을 풀어주는 것이 가장 좋은 쇄신이다"라면서 '정책 쇄신'에 무게를 실었다. 중진 물갈이 등 '인적 쇄신'을 묻는 질문에는 "공식, 비공식적으로 제게 출마를 하지 않겠다는 분들이 여러 명 있다"면서도 "다만 지금 일일이 거론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스템 공천'에 의한 인적 쇄신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인위적 물갈이, 내쫓는다는 표현은 예의가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어 "선거를 앞두고 인재 영입도 많이 해야 하고 정책을 다듬어 공약도 많이 만들어야 한다. 그런 것을 충실히 하는 게 혁신이지 서로 인신공격하는 것은 혁신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자신을 향한 사퇴 주장에 대해선 '소수의견'임을 피력했다. "합리적 지적이 아니다"라는 비판도 숨기지 않았다. 이 대표는 "우리 권리당원이 70만 가까이 되는데, 사퇴 요구를 하는 사람들이 다 합쳐서 2000명이다. 아주 소수자가 그런 것이다"라면서 "그런 의견도 무시해선 안 되지만, 선거가 다섯 달도 안 남았는데 지도부가 여기서 물러나라는 것은 선거를 포기하라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총선기획단 출범 이후 주목 받고 있는 인재영입 기준에 대해서도 입을 뗐다. 이 대표는 "당 대표가 직접 위원장을 맡아 사람도 만나고 의원도 만날 생각이다"라면서 "4차산업 혁명을 이끌 인재, 독립운동가나 국가유공자 후손, 경제·외교·안보 전문가들이 당 정체성에 맞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청년, 여성, 장애인 등 이런 분들을 가능한 많이 비례대표나 지역구에 출마시키려 한다"면서 "(영입 여부가) 노출 되면 그 사람이 못 견딘다. 언론이 가서 '할 거냐, 안 할 거냐' 물을테고, 다니던 직장에서도 이상하게 볼 수 있다. 노출되지 않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당 내 '2030' 청년 비중 확대 요구에 대해선 "지역구 당선이 쉽지 않아 비례대표에서 가능한 많이 배려해야 하는데, 비례 의석에 대한 선거법 협상이 끝나지 않아 가늠키 어렵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이 대표는 "(선거법 협상이) 끝나 비례 의석을 '몇 석 얻어야겠다'는 가정이 설 때 가능한한 청년들을 배려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낙연 국무총리의 '총선 역할론'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 대표는 이에 "최장수 총리에 차기 대선주자 지명도도 아주 높아 내년 총선에서 역할해주길 원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면서도 "총리의 의사 뿐 아니라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뜻이 매우 중요하다. 당에서 그냥 말씀드리기엔 적절치 않다"고 말을 아꼈다.

"300석 절대로 넘지 않게"... '의원정수' 당론 못 박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안 방침과 선거법 개정안 당론 등 주요 메시지는 변함이 없었다. 특히 이들 법안 통과의 핵심 변수인 의원 정수 문제에 대해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 대표는 "300석을 절대로 넘지 않는 기준을 당론으로 확정했으니 그 원칙을 가지고 협상할 것"이라면서 "민주당 입장에선 (정수를 확대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도 귀담아들어야 하지만, (국회의원 특권을 늘리지 말라는) 국민의 의견이 훨씬 강하고 소중하다. 300석에서 더 늘어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국당이 제시하고 있는 비례대표 폐지와 정수 30석 축소 방침에 대해선 "숫자가 줄어들지 몰라도 (줄어든 국회의원에게) 특권을 더 주는 것과 마찬가지이므로 바람직하지 않다"며 당론에 힘을 실었다. 이 대표는 이어 "오늘 5당 대표들과 정치 협상 첫 회의를 할 텐데, 한 달 밖에 안 남았으니 (한국당도) 안을 제시해서 협상을 하자고 해보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오후 한국당 황교안, 바른미래당 손학규, 정의당 심상정, 민주평화당 정동영 등 5당 대표와 함께 국회의장 공관에서 만찬 형식을 겸한 정치협상에 참석할 예정이다. 다만 황 대표는 부산 방문을 이유로 불참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대표는 "지난 초월회 때 황 대표와 심 대표가 원안을 고수하지 않는다며 대화를 하자고 했다"면서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 오늘 모이면 서로 태도가 달라져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태그:#이해찬, #검찰개혁, #민주당, #공수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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