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군단' 브라질이 코파 아메리카 우승 이후 4경기 연속 무승에 그치며,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브라질은 13일 오후 9시(한국시간) 싱가포르 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에서 1-1로 비겼다.

이로써 브라질은 싱가포르에서 벌어진 세네갈, 나이지리아와의 10월 A매치 2연전에서 모두 무승부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 초반 네이마르 부상으로 전력 약화

이날 브라질은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네이마르, 호베르투 피르미누가 투톱으로 나섰고, 미드필드는 에베르통, 아르트루 멜루, 카제미루, 가브리엘 제주스가 포진했다. 포백은 헤난 로지, 티아구 실바, 마르퀴뉴스, 다니엘 알베스로 구성됐으며, 골문은 에데르송이 지켰다.

브라질은 전반 3분 만에 피르미누의 왼발 터닝슛으로 나이지리아 수비를 위협하며 비교적 순조롭게 출발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이후 전체적인 경기 흐름은 브라질이 주도한 것에 비해 볼 점유율만 높았을뿐 좀처럼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나이지리아는 라인을 내리면서 수비시 4-5-1 형태로 공간을 협소하게 만들었다. 지루한 양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브라질에게 악재가 찾아온 것은 전반 12분이었다. 네이마르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교체 아웃되면서 필리피 쿠티뉴가 피르미누의 뒤를 보좌하는 2선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 위치했다.

브라질 공격이 차츰 살아난 것은 전반 중반부터였다. 전반 17분 알베스가 올린 크로스를 에베르통이 백헤더슛으로 연결했지만 위력이 없었다. 전반 27분 역시 크로스 공격이었다. 카제미루의 얼리 크로스에 이은 제주스의 헤더슛은 우조호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전반 29분에는 모처럼 빠른 공격이 돋보였다. 제주스, 쿠티뉴를 거쳐 피르미누의 마무리 슈팅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그러나 브라질은 전반 35분 나이지리아에게 불의의 일격을 허용했다. 사이몬이 내준 패스를 쇄도하던 아리보가 마르퀴뉴스를 제친 뒤 골키퍼와의 일대일에서 가볍게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지었다.

브라질, 카제미루 동점골로 나이지라아와 무승부

브라질의 치치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에베르통 대신 히샬리송을 투입했다. 브라질은 후반 3분 만에 동점골로 기사회생했다. 알베스의 크로스에 이은 마르퀴뉴스의 헤더슛이 골대를 맞고 나왔지만 대기하고 있던 카제미루가 마무리지었다.

브라질은 세트피스와 크로스 공격을 통해 줄곧 득점 기회를 생산했다. 후반 11분 쿠티뉴가 왼쪽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제주스의 헤더슛이 골키퍼 슈퍼세이브에 의해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후반 14분 무티뉴가 올린 코너킥을 카제미루가 잘라 들어가며 프리 헤더슛을 시도했지만 크로스바를 튕겨나왔다.

치치 감독은 후반 17분 피르미누 대신 가브리엘 바르보사를 교체 투입하며 공격진에 변화를 꾀했다. 반면 나이지리아는 우조호 골키퍼의 부상으로 오코예가 골문을 지켰다.

브라질은 후반들어 나이지리아를 힘껏 몰아치며 좋은 흐름을 유지했지만 골 결정력 부족에 의해 발목이 잡혔다. 후반 27분 제주스가 오른쪽 골라인에서 수비수를 따돌리고 낮게 크로스한 공을 히샬리송이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골포스트 오른쪽으로 벗어났다.

치치 감독은 허리진도 변화를 추구했다. 후반 35분 아르투르를 불러들이고 파비뉴를 투입했다.

후반 40분 로지가 모처럼 왼쪽 오버래핑에 이은 컷백 크로스를 날렸지만 쿠티뉴의 슈팅은 어정쩡하게 수비수 발 앞으로 흘러가면서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결국 브라질은 1-1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코파 아메리카 우승 이후 수비 불안-골 결정력 부족

브라질은 지난 여름 자국에서 열린 2019 코파아메리카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당시 에이스 네이마르의 부상공백에도 불구하고, 우승을 차지하며 네이마르 의존증에서 탈피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브라질은 지난 9월부터 네 차례의 평가전에서 모두 승리하지 못했다. 콜롬비아와의 2-2로 비겼고, 페루와의 리턴 매치에서는 0-1로 패했다. 이번 세네갈, 나이지리아와의 2연전에서도 1-1 무승부에 머물렀다. 심지어 이 4경기 모두 네이마르가 가세한 완전체였지만 정작 내용과 결과 모두 졸전에 가까웠다. 

가장 큰 문제는 수비다. 치치 감독이 지난 2016년 브라질 대표팀을 맡은 이후 코파아메리카까지 41경기에서 10실점을 기록했다. 단단한 공수 밸런스, 경이로운 실점률, 수비 조직력을 장착한 브라질은 코파 아메리카에서 12년 만에 우승하는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브라질은 이후 A매치 4경기에서 5실점을 기록했는데, 한 차례도 클린시트(무실점 경기)를 기록하지 못했다. 실점률 증가는 자연스럽게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센터백 마르퀴뉴스는 이번 10월 A매치 2연전에서 모두 실점 상황의 빌미를 제공하며 실망감을 남겼다.

이뿐만 아니라 브라질의 득점력 빈곤도 빼놓을 수 없다. 코파 아메리카에서 6경기 18득점으로 정상에 오른 막강 화력은 최근 평가전에서 4경기 4득점으로 극심한 감소추세를 보였다.

페루전에서는 골 결정력 부족으로 0-1로 패했고, 이번 나이지리아전도 많은 슈팅 기회에 비해 1골을 넣은게 전부였다.

한편, 브라질은 다음달 두 차례 평가전을 통해 전력을 가다듬은 뒤 내년 3월 2022 카타르 월드컵 남미예선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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