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욱이 스리랑카전에서 혼자서만 4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대승을 이끌었다.

김신욱이 스리랑카전에서 혼자서만 4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대승을 이끌었다. ⓒ 대한축구협회

 
오랜만에 시원한 승전보였다. 벤투호가 스리랑카에 화끈한 대승을 거두고,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예선 2연승을 내달렸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0일 오후 8시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스리랑카와의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H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8-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2경기에서 2승(승점 6)을 기록, 승점이 같은 북한을 골득실차로 따돌리고, H조 1위로 뛰어올랐다.

이날 대승으로 오는 15일 북한 평양에서 열리는 북한과의 3차전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김신욱 4골' 벤투호, 막강 화력 앞세워 스리랑카에 대승

이날 벤투 감독은 부분적인 로테이션을 감행했다. 지난 투르크메니스탄과의 1차전과 비교해 8명의 선발 라인업을 바꿨다. 김신욱이 최전방 원톱으로 나선 가운데 2선은 손흥민-남태희-이강인-황희찬이 포진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백승호가 맡았다. 포백은 홍철-권경원-김민재-김문환, 골문은 조현우가 지켰다.

1차전에서 선발 출장한 황의조, 나상호, 이재성, 정우영, 김진수, 이용, 김승규는 벤치에 앉았고, 황인범과 김영권은 명단에서 제외됐다.

한국은 시작부터 밀집 수비를 펼친 스리랑카를 맞아 강하게 몰아쳤다. 선제골은 비교적 이른 시간에 나왔다. 주인공은 캡틴 손흥민이었다. 전반 11분 홍철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어다.

전반 18분에는 손흥민이 도우미로 나섰다. 스리랑카 골키퍼의 골킥을 황희찬이 머리로 차단했고, 왼쪽에서 손흥민의 낮은 크로스를 김신욱이 오른발 칩슛으로 마무리지었다.

한국은 전반 21분 세트피스에서 멋진 장면을 연출했다. 이강인이 니어 포스트로 빠르게 올린 코너킥이 황희찬의 머리로 정확하게 배달되면서 헤더골이 터졌다.

전반 45분의 절반도 지나기 전에 이미 3-0으로 앞선 한국은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전반 30분에는 오른쪽 풀백 김문환의 크로스를 김신욱이 여유있게 머리로 받아넣었다. 전반 추가시간에도 스리랑카 수비수 찰라나의 핸드볼 파울로 얻어낸 페널티킥을 손흥민이 성공시켰다.

한국은 5-0으로 전반을 앞선 채 마감했다. 전반 볼점유율은 무려 81%였고, 슈팅수에서 15-0으로 압도했다.

한국은 후반 시작 10분 만에 다시 득점포를 가동했다. 김민재부터 시작된 빌드업에서 황희찬, 남태희를 거친  패스가 김신욱에게 전달됐고, 김신욱은 골키퍼와 일대일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벤투 감독은 후반 16분 에이스 손흥민에게 휴식을 부여하며 권창훈을 투입했다. 김신욱은 3골에 만족하지 않았다. 후반 20분 왼쪽에서 올라온 홍철의 크로스를 타점 높은 헤더슛으로 마무리지었다.

벤투 감독은 후반 23분 김민재 대신 박지수, 후반 30분 남태희 대신 이동경을 투입하며 3장의 교체카드를 모두 소진했다.

마지막 여덟번째 골은 후반 31분에 터졌다. 황희찬이 왼쪽 측면을 돌파한 뒤 내준 패스를 권창훈이 정확한 왼발슛을 성공시켰다.

높은 볼 점유율-다채로운 공격 전술, 더욱 기대감 높인 북한 원정
 
 10일 오후 경기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2차전 한국 대 스리랑카 경기에서 이강인이 코너킥을 하고 있다. 2019.10.10

10일 오후 경기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2차전 한국 대 스리랑카 경기에서 이강인이 코너킥을 하고 있다. 2019.10.10 ⓒ 연합뉴스

 
그동안 한국은 약팀들의 밀집수비에 매우 고전한 바 있다. 지난 1월 열린 2019 AFC 아시안컵에서 벤투호는 매 경기 졸전을 거듭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5경기 동안 6골에 그친 빈약한 득점력과 골 결정력 부족은 끝내 8강 탈락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후 벤투 감독은 다양한 포메이션과 선수 조합을 통해 공격 전술 완성도를 높이는데 주력했다. 지난 9월 열린 투르크메니스탄과의 월드컵 예선 1차전에서는 2-0으로 승리했지만 사실상 졸전에 가까웠다.

그래서 득점력을 높이고 자신감을 회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했다. 이번에 상대한 스리랑카는 FIFA 랭킹 202위에 불과하다. 아시아축구연맹(AFC) 가맹국 중 파키스탄(203위) 다음으로 낮다. 모처럼 대량 득점으로 승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미록 상대는 약했지만 이날 한국은 매우 높은 볼 점유율, 다채로운 공격 전술로 대승을 거뒀다는데 의미가 깊었다. 득점 패턴은 좌우 크로스에 이은 헤더골, 빌드업에 의한 득점, 세트피스 등 다양하게 분포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한 명에 쏠리지 않고 득점과 도움이 고르게 분산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4골을 넣은 김신욱을 비롯해 2선 공격 자원 황희찬, 손흥민, 권창훈 등이 나란히 골맛을 본 것은 고무적이다.

이뿐만 아니다. 벤투호의 황태자로 불리는 남태희가 오랜 만에 치른 A매치 부상 복귀전에서 1도움을 올렸고, 신예 이강인은 A매치 2경기 만에 첫 번째 공격포인트를 도움으로 기록했다. 그리고 좌우 풀백 홍철과 김문환은 정확한 택배 크로스로 어시스트를 올렸다. 

오는 15일 북한전에 초첨을 맞추고 있는 상황에서 그동안 골맛을 보지 못한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은 것은 큰 수확이다. 손흥민의 A매치 득점은 지난 3월 콜롬비아와의 평가전 이후 무려 7개월 만이다. 앞선 경기까지 벤투호 출범 이후 겨우 1골에 그친 손흥민은 이날 2골 1도움으로 오랜 만에 에이스다운 존재감을 뿜어냈다.

김신욱은 2018년 2월 라트비아전 이후 1년 8개월 만에 득점포를 가동했다. 이번 스리랑카전에서 4골을 폭발시킨 김신욱은 왜 자신이 활용 가치가 높은 공격수인지를 입증해보였다. 그리고 그동안 벤투호에서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한 황희찬도 지난 1월 아시안컵 16강 바레인전 이후 오랜만에 득점자에 이름을 올렸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장소 :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

한국 8 - 11분 손흥민(도움 : 홍철), 18분 김신욱(도움 : 손흥민), 21분 황희찬(도움 : 이강인), 31분 김신욱(도움 : 김문환), 50분 손흥민(PK), 55분 김신욱(도움 : 남태희), 65분 김신욱(도움: 홍철), 77분 권창훈(도움 : 황희찬)
스리랑카 0

출전명단
한국 4-1-4-1 : 조현우 - 김문환, 김민재 (70'박지수), 권경원, 홍철 - 백승호 - 황희찬, 남태희 (76'이동경), 이강인, 손흥민 (62'권창훈) - 김신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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