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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군이 지난 9월 30일부로 ‘이장 직선제’를 골자로 한 ‘태안군 이장 임명에 관한 규칙’을 공포했지만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사진은 태안군청 전경.
▲ 전국 최초 이장 직선제 골자 이장임명규칙안 공포했지만... 태안군이 지난 9월 30일부로 ‘이장 직선제’를 골자로 한 ‘태안군 이장 임명에 관한 규칙’을 공포했지만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사진은 태안군청 전경.
ⓒ 태안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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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초로 이장 임명 규칙안이 지난 9월 30일 공포돼 시행되고 있지만 충남 태안읍이장단이 공포된 규칙안에 대해 여전히 반발하면서 후폭풍이 예고됐다.

'이장 직선제'를 골자로 한 '태안군 이장 임명에 관한 규칙' 제정은 행정혁신을 내세운 가세로 태안군수의 공약사항 중 188개 리 이장 점진적 직선제로 선출 추진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관련기사 : '전국 최초' 이장직선제 입법예고 태안군, 이번엔 순항할까)

이에 태안군은 '태안군 이장 임명에 관한 규칙' 1개 조례규칙안에 대해 유례없이 두차례의 입법예고를 했고, 입법예고 후 의견수렴시 마다 이장단은 의견서 등의 형식을 빌려 규칙안의 조항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해왔다.

특히, 잘 정제되지 않았던 지난 4월의 첫 번째 입법예고에서는 논리적 반박을 통해 재입법예고까지 이끌어냈다. 하지만, 재입법예고에서도 1인 후보자 출마시 투표인수 규정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며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시골마을에 비해 상대적으로 세대수가 많은 이장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인데, 아파트세대로 구성된 태안읍 마을이 대부분으로 이들 이장단들은 향후 연서나 태안군청 항의방문을 통해 이장단의 입장을 강력하게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안군은 지난달 20일 군청 소회의실에서 가세로 군수 주재로 제11회 태안군 조례규칙심의회를 열고 태안군 이장 임명에 관한 일부개정 규칙안 등 14건을 심의·의결했고, 태안군청 기획감사실 의회법무팀의 손을 거쳐 지난 9월 30일부로 공포, 시행됐다.

태안읍이장단은 1인 후보자 등록한 경우 투표인 수에 왜 반발하나

그렇다면 왜 태안읍이장단은 1인 후보자가 등록한 경우의 임명절차에 대해 왜 반발하는 것일까.

먼저 해당 조항을 살펴보자. '태안군 이장 임명에 관한 규칙' 제3조 임명절차 3항은 1인 후보자가 등록한 경우에 대한 규정이 명시돼 있다.
 
"1인 후보자가 등록한 경우에는 모집공고일 현재 해당 리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전 세대의 과반수 투표와 투표자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득해야 하며, 선거 절차의 적법여부를 판단하여 읍‧면장이 임명한다. 단, 전년도 말일 기준 300세대 이상 마을은 세대수 3분의 1 이상의 투표와 투표자의 과반수 찬성을 득해야 하며, 700세대 이상 마을은 세대수 4분의 1 이상의 투표와 투표자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득해야 한다."
 
이 조항에 대해 300세대 미만이거나 아파트로 구성된 마을이 아닌 이장들의 경우는 반발이 덜 하지만, 상대적으로 세대수가 많고 아파트로 구성된 마을의 이장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그 이유는 이렇다. 예를 들어 태안읍 동문리의 한 마을의 경우 1700세대 이상이 거주하고 있는데, 이장 임명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700세대 이상에 해당돼 세대수의 4분의 1, 즉 400세대 이상이 투표해야 한다. 이장이 마을 구석구석까지 알고 살피는 시골마을과는 달리 아파트 세대는 이장이 누구인지는커녕 이웃세대에 누가 사는지도 잘 알지도 못하는 세태에서 400세대 이상이 투표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기준에 포함되는 마을이 안면읍 2개리를 포함해 태안읍에는 15개리 정도가 해당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골마을의 경우에도 300세대 미만일 경우에는 전 세대의 과반수가 투표를 해야 하는데, 이 또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투표인수에 더해 선거관리 문제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마을별로 자체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해야 하는데, 선거관리 문제와 함께 책임 소지 문제까지 확대되고 있다.

또한 마을자치규약에 의해 자율적으로 운영되던 마을이장 선출 문제에 공무원이 개입해 강제하는 게 시대의 흐름에도 역행하는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같은 반발은 지난달 25일 열린 태안읍이장단 회의 자리에서도 흘러나왔다. 이장단 회의를 마친 뒤 기자와의 통화에서 태안읍의 한 이장은 "이장들에게 편법, 불법을 조장하라는 것인가"라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A이장은 "이장 임명규칙안이 공포되기 전 이장회의에서 논의가 됐는데, 특히 아파트 세대원으로 구성된 마을이라든가, 태안읍내 권 이장들의 반발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세대원이 많을수록 반발이 심한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규칙안으로 이는 이장들에게 편법과 불법을 조장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규칙안은 1인 후보자 등록시 직선 투표하라는 것으로, 태안읍이장들이 반발하는데는 과연 투표시에 규칙안대로 투표인수를 채울 수 있느냐의 문제인데 현실적으로 맞지 않고, 또 어떻게 선거관리를 하고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소지도 불분명하다"면서 "자율적으로 하는 이장회의를 멋대로 관여하고 간섭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 이는 탁상행정으로 태안읍이장단은 규칙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연서 후 군청을 항의 방문해 이장단의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B이장은 "다른 공직선거나 조합장 선거에서는 1인 후보자 등록시 무투표 당선인데 왜 이장만 투표를 하냐"면서 "또한 다른 어떤 선거에서도 과반수 득표 기준이 없는데 왜 이장 선거에만 족쇄를 채우는지 모르겠다. 투표자 기준을 채우지 못했을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규정도 없다"고 지적했다.

3선 제한, 타직 겸임금지, 금품수수행위 금지도 규칙안에 포함

규칙안에서는 또한 이장의 임기를 3년으로 정했으며, 2회 연임 즉 9년의 3선을 제한했지만 후보자가 없는 경우에는 마을총회 의결을 거쳐 연임을 제한하지 않는다고도 명시했다.

또 이장은 국가기관 또는 공공단체의 직원이 되거나 상근임직원이 될 수 없고, 보조금이나 공적자금을 받는 기관 등의 대표도 될 수 없다는 타직의 겸임금지 조항도 포함했다.

특히, 시골마을에서는 관습적으로 행해오던 이장 수고비 일명 '모조'도 주민들의 합의가 없는 금품 수수행위를 할 수 없다는 금품수수행위 금지 조항에 따라 사라지게 됐다. 다만 단서조항으로 마을경로행사나 체육대회 등의 경우는 예외로 한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한편, 태안군청 행정지원과 관계자는 지난달 20일 심의를 마친 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조례규칙 심의를 마쳤고, 입법예고한대로 큰틀에서는 통과됐다"면서 "입법예고한 것과 많이 달라진 건 없지만 추가 보완된 내용은 있다"고 밝혔다.

해당 규칙안을 공포한 태안군청 기획감사실 의회법무팀 관계자는 "조례규칙심의회에서 수정 의결돼서 수정했고, 9월 30일자로 공포됐다"면서 "군보에도 올리고, 군청 홈페이지 '자치법규' 시스템에도 수정된 안이 올려져 있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태안신문에도 송고합니다.


태그:#이장임명규칙, #태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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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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