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에겐 9월~10월 초로 이어지는 일정이 상당히 중요했다. 치열한 순위경쟁속에 상위 스플릿이냐 하위 스플릿이냐의 분수령에 놓여있는 수원으로선 매 경기가 결승전이나 다름없는 경기였다. 여기에 화성FC와의 FA컵 준결승 경기역시 수원에겐 간과할 수 없는 경기였다.

그러나 수원은 이 농사를 망치기 직전이다. 리그에선 8월 30일 제주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끝으로 9월에 치른 리그 4경기를 2무 2패로 마치면서 29일 포항 스틸러스가 승리한다면 상위스플릿 진출이 무산된다. 여기에 화성 FC와의 FA컵 준결승 1차전마저 패하면서 자존심을 구긴 수원이었다.

로테이션 작전 펼쳤지만.. 수원에겐 버거웠던 전북전  
 지난 9월 28일 오후 4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의 경기. 수원 바그닝요가 레그카드를 받은 뒤 경기장을 떠나고 있다.

수원삼성 ⓒ 한국프로축구연맹


 
화성과의 FA컵 2차전을 앞둔 수원은 주전급 선수들을 대거 빼는 로테이션 작전을 펼쳤다. 전북 역시 문선민과 로페즈, 호사가 벤치에 대기한 것을 시작으로 이동국이 명단에서 제외되는 등 로테이션 운영을 펼쳤다.

이는 경기시작 불과 10분 만에 갈렸다. 전반 1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박형진의 코너킥을 오현규가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송범근 골키퍼 선방에 막히면서 기선제압에 실패했다. 그러다 전반 10분 김승대가 페널티박스에서 내준 볼을 이승기와 한교원이 동선이 겹치면서 볼 소유권을 잃을 위기에 놓였지만 이승기가 집중력을 발휘해 볼을 따낸 후 왼발 슈팅을 시도해 득점으로 연결하면서 전북이 앞서나갔다.

기세가 꺾인 수원은 전반 19분 바그닝요가 퇴장 당하는 악재까지 겹치며 힘겨운 경기를 펼쳐야 했다. 그러나 이런 수원에게 기회가 왔는데 전반 25분 전북의 최철순이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하며 10대10의 싸움을 펼칠수 있었다. 하지만 수원은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한의권을 시작으로 오현규가 슈팅을 시도해 득점기회를 만들고자 했지만 위협적이지 못하면서 전북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후반전에도 이와같은 양상은 계속 됐다. 이임생 감독은 후반시작과 함께 김민우, 한석희를 투입하며 활동량을 많이 가져가며 득점기회를 만들고자 했지만 전북의 골문을 여는 데 실패했다.

수원의 공격기회를 차단하던 전북은 호사, 로페즈, 문선민을 투입하며 수원의 뒷공간을 노리는 역습위주의 공격을 펼치고자 했고 이는 종료 직전 빛났다.

후반 45분 로페즈가 수비 틈사이에서 호사에게 볼을 내주자 호사가 크로스를 올렸다. 이 크로스를 수비 뒷공간에서 달려들던 문선민이 헤딩골로 연결하면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수원의 교체카드 3장이 경기에 영향을 끼치지 못한 반면 전북은 교체투입된 3명의 선수 모두가 2번째 골에 관여한 것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시즌 말미에 찾아온 위기.. 수원과 이임생 감독 극복할 수 있을까?

  
전북 현대 전북이 서울전에서 호사의 득점 이후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 전북 전북현대 ⓒ 한국프로축구연맹


 
2019시즌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수원은 3차례 위기를 맞았다. 올시즌 새로이 수원의 감독으로 부임한 이임생 감독은 4백을 기반으로 소위 '노빠꾸' 축구를 통한 공격축구를 입히고자 했다. 그러나 3경기에서 2골 8실점을 기록할 정도로 수비가 크게 흔들렸고 결국 이임생 감독은 지난 시즌처럼 3백 포메이션을 통해 타협점을 찾고자 했다.

결과적으로 3월 31일 인천과의 경기에서 첫 승을 신고하며 급한 불을 끈 수원은 이후 5경기 무패행진을 달리면서 순위를 끌어올렸고 중위권에서 순위경쟁을 이어갈수 있었다.

두 번째 위기는 지난 7월 경주 한수원과의 FA컵 8강에서 졸전 끝에 승부차기에서 승리를 거둔 것이었다. 이 경기는 수원의 홍철조자 팀 경기력에 비판을 가할 정도로 수원에겐 상처가 남은 승리였는데 수원은 이후 제주-인천으로 이어진 2연전을 승리하면서 분위기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최근 찾아온 위기는 당시보다 훨씬 커보인다. 화성과의 FA컵 준결승 1차전 패배를 통해 이임생 감독은 우승 실패시 사퇴의 배수진을 칠 정도로 절박해진 상황이다. 여기에 리그에서는 상위스플릿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팀 전력 역시 온전치 못하다. 군 복무를 마친후 돌아온 김민우가 가세했지만 가라앉은 팀 분위기 탓인지 효과가 나타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골게터인 타가트역시 지난 상주 상무와의 경기에서 부상을 입어 최근 2경기 교체로 출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지지부진한 공격력도 우려를 낳고있다. 수원이 최근 5경기 2무 3패를 기록하는 동안 기록한 득점은 단 1골이었다. 공격수가 기록한 득점은 없었는데 여기에는 타가트의 부상공백도 있었지만 미드필드와 2선에서 타가트와 같은 공격수들에게 제대로 지원이 되지 못한 것도 빈약한 공격력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일정 역시 순탄치 않은 상황이다. 화성과의 FA컵 2차전과 FC서울과의 리그 최종라운드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매치업의 중요도 상대전적등을 놓고봤을때 수원이 쉽게 승리를 거둘지 여부에는 의문부호가 가득한 상황이다. 그렇다고 계속되는 무승행진속에 팀 분위기마저 가라앉은것도 수원에겐 큰 부담이다.

어쩌면 전북과의 경기에서 수원이 사용한 로테이션 작전은 수원에겐 마지막 승부수라고 볼 수 있다. 이 승부수가 과연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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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1 수원 삼성 전북 현대 이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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