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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이 27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 나서 질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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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철 의원(자유한국당) : "북한은 주적인가."
정경두 국방부 장관 : "주적 개념이 사라졌지만, 우리에게 도발하거나 위험을 주면 언제든지 우리의 적이다."

심재철 의원이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향해 맹공을 펼쳤다. 북한이 적인지 두세 번에 걸쳐 따져 묻는가 하면,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발사체 발사가 9·19 남북군사합의를 위반한 것 아니냐고 정 장관을 몰아세웠다.

심 의원은 27일 오후에 열린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정 장관에게 "북한은 우리의 적이냐"라고 첫 질의를 시작했다. 정 장관이 "우리의 가장 당면한 적"이라고 답하자 그는 "그런데 2018년 국방백서를 보면, 적이란 개념이 사라졌다"라고 다그쳤다. 정 장관은 "오해가 많은데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들의 안보 환경이 변화됐다"라고 답하며 설명을 하자 심 의원이 말을 잘랐다.

이어 심 의원은 북한이 지난 5월부터 단거리 미사일·발사체를 시험 발사한 것을 문제 삼았다. 그는 "북한의 이런 행위가 적대 행위가 맞지 않냐, 9·19 남북군사합의를 위반한 것 아니냐"라고 날을 세웠다.

"적대 행위라고 하는 것은 여러 가지가 있다. 우리가 (무기를) 시험 개발하는 것은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9·19 군사합의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 관련 부분을 명시한 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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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27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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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장관은 "북한의 미사일이 남한 쪽으로 오면 확실한 도발"이라고 선을 그었다. 단순히 북한의 미사일 발사만을 두고 도발이나 적대 행위로 양분해서 볼 수 없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국방부 장관이 뭐라고 하는 거야", "장관, 억지 부리지마"라고 소리쳤다.

심 의원이 "9·19 군사합의가 우리에게 도움이 되느냐"라고 따지자 정 장관은 9·19 군사합의의 성과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그는 "9·19 군사합의는 남북 간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고 군사적 긴장감도 낮췄다. 국방부는 완벽한 군사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라며 설명하자 심 의원이 다시 정 장관의 말을 잘랐다.

심 의원은 "정 장관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9·19 군사합의는 북한을 이롭게 하는 거다. 폐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장관은 굳은 표정으로 "그렇지 않다"라고 답했다.

"세계 어느나라도 주적 명시 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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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7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 나서 발언대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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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홍철 의원(더불어민주당) : "국방백서나 군사목표에서 주적을 공개적으로 설정한 나라가 있습니까."
정경두 국방부장관 : "없습니다."

민홍철 의원은 정 장관에게 "미국, 일본도 국방백서를 발행하지만, 주적을 명시해 표시한 나라는 없지 않냐"라고 재차 확인했다. 정 장관을 고개를 끄덕이며 "대부분 (주적이 아닌) 위협으로 표시한다"라고 답했다.

실제로 전 세계 어디에도 국방백서나 국방보고서 등에 '주적'을 표기한 사례는 없다. 미국도 2018년 국가국방전략에서 '북한·이란은 불량정권으로 지속적 위협으로 평가'라고 언급했을 뿐이다.

우리군도 국방백서에 주적이라는 개념을 사용했다 삭제하기를 반복했다. 1995년 국방백서에 처음 '주적'이라는 표현이 등장한 이후 국방부는 2004년 국방백서에서 이를 처음으로 삭제했다.

이후 2006년에 발간된 국방백서에서도 북한을 '현존하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라고 칭했을 뿐, 주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 '주적'은 2010년 천안함 피격과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이 발생하자 2010년 국방백서에 다시 등장했다가 2018년 삭제됐다.

민 의원은 '전작권 이후의 유엔군 사령부(유엔사) 지휘'와 관련된 질의를 이어갔다. 전작권 전환에 따라 한국군 대장이 사령관을 맡는 미래연합사가 들어서더라도 미국이 유엔사를 통해 사실상 한국군을 통제하려는 게 아니냐는 일부 보도를 정 장관에게 확인한 것.

정 장관은 "(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군이 미국의 지휘를 받는다는 건) 잘못된 보도"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엔사의 역할과 지휘는 우리가 어떻게 진행하고 발전시킬지 논의한다. 미국이 유엔사를 통해 한국군을 지휘한다는 건 법적으로도 타당하지 않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