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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판문점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6월 30일 오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판문점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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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대조선 접근 방식을 지켜보는 과정에, 그가 전임자들과는 다른 정치적 감각과 결단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나로서는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현명한 선택과 용단에 기대를 걸고 싶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이 27일 담화를 통해 실무협상에서 미국의 변화를 촉구했다. 당초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을 9월로 예상했던 미국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실무협상 일정을 아직 잡지 못했다고 밝힌 지 하루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담화다.

전문가들은 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휘말려 탄핵 조사가 시작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미 비핵화 협상을 꾸준히 진전시키자"라고 호소한 것으로 해석했다.

이날 김계관 고문은 "지금까지 진행된 조미수뇌상봉(북미정상회담)과 회담들은 적대적인 조미(북미) 관계에 종지부를 찍고 조선반도(한반도)에 평화와 안정이 깃들도록 하기 위한 조미 두 나라 수뇌들의 정치적 의지를 밝힌 역사적 계기로 되었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수뇌회담(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문제들을 리행(이행)하기 위한 실제적인 움직임이 따라서지 못하는 것으로 보여 앞으로의 수뇌회담전망(정상회담)은 밝지 못하다"라고 평했다.

김 고문은 북미정상회담의 합의를 북한은 지켰으나 미국은 그렇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공동성명 리행(이행)을 위하여 전혀 해놓은 것이 없으며 오히려 대통령이 직접 중지를 공약한 합동군사연습을 재개하고 대조선(북한) 제재 압박을 한층 더 강화하면서 조미(북미)관계를 퇴보시켰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아직도 워싱턴 정가에 우리가 먼저 핵을 포기해야 밝은 미래를 얻을 수 있다는 '선 핵포기' 주장이 살아있고 제재가 우리를 대화에 끌어낸 것으로 착각하는 견해가 란무(난무)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나는 또 한 차례의 조미(북미) 수뇌회담이 열린다고 하여 과연 조미(북미) 관계에서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되겠는가 하는 회의심을 털어버릴 수 없다"라고 말을 이었다.

그는 미국의 '선 비핵화'를 비판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언급하며 그에게 희망을 건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임 정권과 달리 북미 비핵화 협상을 진척시킬 수 있는 인물이라고 치켜세운 것이다.

"북한, 북미 실무협상 진전 원해"
 
 4자회담 설명회에 참석한 북한 김계관 외교부 부부장(지금의 외무성 부상). 1997년 3월 6일자 <경향신문>에 실린 기사.
 4자회담 설명회에 참석한 북한 김계관 외교부 부부장(지금의 외무성 부상). 1997년 3월 6일자 <경향신문>에 실린 기사.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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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김계관 고문의 담화가 나온 '시점'에 주목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유엔총회가 열린 뉴욕에서 북미 실무협상 재개를 희망한다면서도, 실무협상 개최 시점을 밝히지 않은 인터뷰를 한 지 몇 시간 만에 담화가 나왔기 때문이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정치외교학)는 "폼페이오가 9월 실무협상이 어렵다고 인터뷰를 하자 곧이어 북미 협상의 베테랑 격인 김계관이 입장을 냈다"라며 "새로운 해법을 촉구하며 미국에 경고를 한 부분도 있지만, 여전히 북미 비핵화 협상이 진전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해석했다.

담화의 주체가 김계관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그는 북미 핵 협상의 산증인이다. 김계관 고문은 1992년 2월 뉴욕에서 북미 고위급 회담을 수행했고,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 관련 논의에 등장했다.

그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인 2004년~2008년 북핵 6자회담의 수석대표를 지내며 강석주 당시 외무성 제1부상과 함께 북핵 협상의 핵심 역할을 맡았다. 2018년 당시 외무성 1부상이었던 김계관 고문은 북미 첫 정상회담을 한 달여 앞두고(2018년 5월 16일) 미국에 북한의 '체제 보장'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는 최근 북한이 미국에 요구하는 조치이기도 하다.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담화 등 북한은 여러 담화를 통해 미국과의 실무협상 재개를 언급할 때마다 '체제안전 보장 조치'를 언급해왔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김계관은 최선희보다 한 단계 위에 있는 사람이다, 북미 핵 협상 역사의 주인공이며 대미관계에 있어서는 여전히 김정은에게 조언하는 핵심 인물"이라고 짚었다.

"김계관, 트럼프에 힘 실어줘"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조사 시작 기자회견을 중계하는 CNN 뉴스 갈무리.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조사 시작 기자회견을 중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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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전문가들은 김계관 고문의 담화에서 북미의 '실무접촉'이 확실히 있었다고 풀이했다. 북미가 실무협상 전에 여러 통로로 '접촉'했지만, 비핵화 협상의 간극이 좀처럼 좁히지 않아 김계관 고문이 재차 미국에 '새로운 셈법'을 요구했다는 것.

김영수 교수는 "북미가 사전에 실무접촉을 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한 거 같다"라며 "별로 성과가 없어서 김계관이 담화를 해 북한의 원칙을 다시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국내 정치 상황도 담화가 나온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현재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정부를 상대로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존 바이든 전 부통령을 조사하는 데 개입했다는 이유로 탄핵조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는 26일(현지시각) 조셉 매과이어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 대행을 불러 청문회를 진행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담화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비핵화 협상'에 주춤거릴 것을 우려해 '더 적극적으로 나서라'라고 주문하며 트럼프 대통령에 힘을 실어줬다고 볼 수 있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김계관 담화에는) 우크라이나 의혹에 밀리지 말고 북미 협상을 지켜 나가자라는 호소가 담겨있다, 탄핵 절차에 놓인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미 비핵화 협상'을 통해 국내정치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라고 설득하는 모양새"라고 해석했다.

김종원 서강대 연구교수(정치외교학) 역시 "미국 국내 정치 상황이 트럼프에게 좋지 않게 펼쳐지고 있는데 김계관은 워싱턴 정가의 입장을 비판했다"라며 "트럼프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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