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포스터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포스터 ⓒ 워너브러더스코리아(주)

 
후방 교란 작전을 위해 급히 만들어진 유격부대 '명부대'. 부대원은 군번도 부여받지 못한 772명의 학도병들로 꾸려졌으나 사기는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이명준(김명민) 대위는 인천상륙작전 감행 하루 전날, 이들을 이끌고 장사 해변으로 향하는 문산호에 오른다. 해변에 상륙하려는 부대원들을 맞이한 건 심한 비바람이 몰아치는 악천후와 칠흑 같이 어두운 바다, 그리고 성난 파도였다. 비오듯 쏟아지는 적군의 총탄을 가까스로 피해 마침내 장사 해변에 상륙한 부대원들. 이들 앞에는 더욱더 큰 난관이 기다리는데...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은 인천상륙작전 하루 전날, 경북 영덕군 장사리에서 적군의 후방 교란을 위해 펼쳐진 장사상륙작전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한 뒤 낙동강 전선까지 밀려나는 급박한 위기 속에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던 국군과 연합군은 위태롭기 짝이 없던 전쟁의 판세를 단숨에 뒤집기 위해 인천상륙작전을 감행키로 한다. 인천상륙작전 하루 전날 진행된 장사상륙작전은 후방을 교란시켜 적군의 이목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경북 영덕군 장사리 해변에서 펼쳐진 일종의 기밀작전이었다.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스틸 컷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스틸 컷 ⓒ 워너브러더스코리아(주)

 
작전에 투입된 부대원들은 군사훈련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군번도 부여받지 못한 772명의 학생들로 꾸려졌다. 군복 대신 교복을, 헬멧 대신 교모를 착용한 채 낡은 장총을 둘러맨 이들의 얼굴에는 첫 임무라는 무게감 때문에 긴장감이 역력했으나 앳된 면모는 결코 숨길 수 없었다. 이들의 임무는 장사 해변에 상륙하여 적의 보급로를 차단하는 일이었다.

탄약과 식량 부족이라는 최악의 조건에서 적과 정면으로 맞부딪히게 된 명부대의 학도병들. 상륙 작전 당시 타고 온 문산호는 해변에서 좌초되는 바람에 이들에게 더 이상 퇴로는 허락되지 않는다. 이러한 절체절명의 상황 속에서 이들은 애초 계획대로 임무 수행을 마치고 무사히 귀환할 수 있을까?

영화는 장사 해변에 상륙한 명부대원들이 그들의 임무 수행을 위해 적군에 맞서 치열하게 싸우는 과정을 한 축으로, 그리고 후방에서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쫓으며 명부대원들의 귀환을 돕고 올바른 사실의 전달을 위해 노력을 기울인 종군기자 매기(메간 폭스)의 고군분투를 또 다른 축으로 그리고 있다.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스틸 컷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스틸 컷 ⓒ 워너브러더스코리아(주)

 
작전에 투입된 학도병들에겐 많은 숫자만큼이나 다양한 사연이 존재한다. 집안의 대를 잇고 제사를 지내야 하는 장손 대신 남장한 채 뛰어든 소녀 종녀(이호정), 전쟁 상황을 피해 피난을 가던 가족이 몰살을 당하자 이를 앙갚음하기 위해 자진하여 입대한 성필(최민호), 많은 자녀들 사이에서 태어나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외로이 성장한 하륜(김성철),

이들은 저마다 이루고 싶은 꿈도 다르고 하고 싶은 일도 각기 틀렸으나, 지금은 오로지 동일한 임무 수행을 위해 한 배를 탄 상황이다. 이들이 극 중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관객들에게 때로는 웃음을 선사해주고 때로는 뭉클한 감동을 전달해준다.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내던져 더 많은 사람의 목숨을 구한 일부 부대원들. 이들의 값진 희생은 관객들을 절로 숙연케 하는 장면이다. 아울러 같은 핏줄이 남과 북으로 갈린 채 상대방을 죽이지 않으면 자신이 죽게 되는 비극적인 상황 연출은 여전히 관객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스틸 컷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스틸 컷 ⓒ 워너브러더스코리아(주)

 
비슷한 극의 내용 때문에 이 영화를 관람하면서 전쟁영화 <덩케르크>가 문득 떠오르지만, 극의 완성도 측면에서 볼 때 성격이 전혀 다른 작품이다. 그렇다면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만의 매력은 어디에 있을까?

우리가 미처 몰랐던 역사적 진실, 그러니까 당시 군번도 부여받지 못한 앳된 학도병들이 치열했던 전투에 투입되어 스러져간 안타까운 사연을 현장감 있게 스크린 위에 옮긴 것은 물론, 그 안에 담긴 인물들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흥미롭게 풀어낸 점을 꼽을 수 있겠다.

이 영화를 둘러싸고 상영 전부터 멸공 내지 반공 이슈가 있었으나 이념적인 색채는 느껴지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염려하던 국뽕도 없다. 덕분에 담백하다. 약간의 신파는 양념이라 생각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새날이 올거야(https://newday21.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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