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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대한민국이 2018년 OECD 회원 36개국 중 자살률 1위를 차지했다는 통계가 발표됐다. 이는 하루 평균 37.5명 꼴로, 전년에 비해 9.7% 증가한 수치다. 중앙심리부검센터에서 매년 발간하는 심리부검결과 보고서는 건강, 대인관계, 학업 등이 주는 스트레스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진단을 내렸다.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의 주인공 아마리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변변치 못한 직장, 79kg까지 불어난 몸, 남자친구와 이별 등으로 복잡한 이유로 만족스럽지 못한 삶을 살아간다. 그러던 중 스물 아홉 생일을 혼자 맞게 됐는데, 이는 아마리가 극단적인 선택을 결심하게 되는 기폭제가 된다. 그리고 이 소설은 저자 하야마 아마리의 자전적 소설이다.

소설 속 아야미를 괴롭히는 요인들은 남들 눈에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자전 소설'이라는 특성은 그 작은 이유들이 누군가에게는 견디기 어려운 일일 수도 있다는 공감과 경각심을 불러 일으킨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만 남기는 법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책표지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책표지
ⓒ 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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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자신의 마지막이 될 뻔한 생일상 앞에서 아마리는 차마 삶과 이별할 용기를 내지 못한다. 대신 TV 속에 나오는 화려한 라스베이거스의 모습을 보며 1년 뒤, 저곳에서 화려하게 사치를 부리다 삶을 마감하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아마리는 자기 자신에 의해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 1년이라는 유예기간을 선고받은 아마리는 자신의 마지막 꿈을 이루기 위해 인생을 치열하게 살아간다. 두려워서 삶과 이별하지 못한 순간이 역설적이게도 삶을 살아가게 하는 동인이 된다.

어쩌면 삶이 버거운 사람들에게 필요한 건 새로운 삶을 이뤄낼 수 있다는 용기 아닐까. 새로운 삶이란 현재 상황이 풀리고 좋아지는 걸 뜻할 수도 있겠지만,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는 조금은 다른 정의를 내린다. 모든 걸 내려놓는 순간에 삶이 새롭게 시작된다고 말이다. 자신의 삶이 유한하다는 진실을 깨달았을 때, 비로소 자기 인생에서 지켜야 할 가치들이 보인다. 소설은 그 빛을 따라가라고 제언한다. 

꼭 아마리처럼 시한을 정할 필요는 없다. 핵심은 고통스럽던 하루하루가 사실은 인생의 선물같은 시간임을 느끼는 일이다. 애플 창업자였던 스티브 잡스는 타인의 기대, 실망, 자부심, 실패 등은 죽음 앞에 모두 덧없이 사라지고 결국 진정으로 의미 있는 것만이 남는다고 말한 바 있다. 그리고 언젠가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은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사람 목숨은 연약하지만, 삶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용기를 가진다면 질기도록 강인한 삶을 살아낼 수도 있는 것이다. 아마리도 라스베이거스에서 자신의 생이 선물 그 자체임을 깨닫기까지, 수많은 여정을 거쳤다. 그리고 지금은 작가 아마리로서 자신의 삶을 찾아가며 씩씩하게 살아가고 있다.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는 독자들에게 삶의 유한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지루하게 나날을 보내고 있을 우리에게 하루하루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준다.

만약 삶에 권태를 느끼고 있다면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를 읽을 차례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꽃길 에디션)

하야마 아마리 (지은이), 장은주 (옮긴이), 예담(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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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일본 소설, #소설, #자살, #아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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