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스틸야드에서 무서운 포항이다. 포항 스틸러스가 외인들의 활약 끝에 강등권 탈출을 노리는 제주 유나이티드의 끈질긴 도전을 이겨내고 승점 3점을 거머쥐었다.
 
24일 오후 7시 30분, '2019 K리그 1' 31라운드 포항 스틸야드에서 포항 스틸러스와 제주 유나이티드의 경기가 펼쳐졌다. 서로 다른 목표로 간절한 두 팀의 맞대결은 홈팀 포항의 2-1 승리로 끝이 났다.
 
포항은 최근 5경기 4승 1무를 달리며 쾌조의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다. 포항의 이러한 상승세에는 '특급 외인'들의 활약이 단연 돋보인다. 올 시즌 K리그 최고의 스타로 자리매김한 완델손을 비롯해, 올 여름 영입되어 빠르게 공격포인트를 쌓고 있는 일류첸코와 팔로세비치가 팀의 공격을 담당한다.
 
포항은 전반기 다소 부진했던 경기력을 딛고 상위 스플릿 도약을 노린다. 현재 리그 8위(승점 39점)에 위치한 포항은 이번 경기에서 이길 경우 수원과 상주를 제치고 6위까지 도약할 수 있다. '전통의 명가' 포항으로선 절대 놓칠 수 없는 경기다.
 
포항과는 반대의 이유지만 제주 또한 이 경기를 포기할 순 없다. 제주는 올해 극악의 슬럼프에 빠지며 강등권에 머물고 있다. 강등권의 팀을 묶어 '경(남)-제(주)-인(천)'이라 불리는 수모까지 겪고 있다.
 
고무적인 부분은 지난 라운드에서 성남을 홈으로 불러들여 3-0 완승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이 경기에서 제주는 '전역자' 윤빛가람, 백동규의 활약에 힘입어 시즌 4승을 신고했으며, 인천을 제치고 11위(승점 22점) 반등에 성공했다. '부활'의 징조를 맛본 제주였다.
 
3일이라는 짧은 기간의 휴식 후 치러진 이번 경기에서 포항은 선발 명단 중 3명을 수정하며 변화를 가져갔다. 포항은 3명의 외인 중 완델손만을 출격시켰으며, 최전방엔 허용준을 배치한 4-5-1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섰다.
 
반면 제주는 성남전에서 맛본 승리의 느낌을 살려 선발 명단에 일체의 변화를 주지 않았다. 윤빛가람과 이창민, 윤일록 등 팀 내 에이스가 대거 투입된 플랫 4-4-2로 포항에 맞섰다.
 
'무거운 몸과 느린 템포...' 득점 없이 끝난 전반전
  
 포항 완델손과 제주 윤빛가람이 공을 다투는 모습

포항 완델손과 제주 윤빛가람이 공을 다투는 모습 ⓒ 연합뉴스/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전반전은 라운드 간 짧은 휴식의 여파인지 선수들의 몸은 무거워 보였고 경기의 템포는 느리게 흘러갔다. 경기는 홈팀 포항의 쪽으로 살짝 우세했다. 선발 출전한 완델손은 제주 진영 곳곳을 누볐고 몇 차례 좋은 슈팅까지 만들었다.
 
전반 26분, 포항의 코너킥 찬스에서 완델손이 키커로 나섰다. 완델손의 코너킥은 박스 안으로 높게 들어왔고 '캡틴' 김광석의 헤더에 연결됐다. 이후 볼은 수비수의 몸에 맞고 굴절되며 역회전이 걸렸지만, 제주 오승훈 골키퍼의 선방에 가로막혔다.
 
공격 전개의 측면에서 포항은 제주를 압도하며 경기를 지배했고, 최윤겸 제주 감독은 이른 시간 승부수를 던졌다. 전반 29분, 제주는 최전방의 서진수를 빼고 마그노를 투입했다. 풀리지 않는 공격의 실마리를 해결하기 위한 수였다.
 
최윤겸 감독의 강수에도 제주의 득점은 터지지 않았다. 중원의 윤빛가람은 경기 조율과 함께 번뜩이는 패스를 몇 차례 시도해봤지만 결정적인 장면으로 연결되진 못했다. 제주는 미드필더 숫자 싸움에서 밀리며 주도권을 포항에 내준 채 전반전을 풀어나갔다.
 
포항의 경우 전반전을 주도했지만, 마지막 슈팅까지 연결하진 못하며 아쉬움이 남았다. 시즌 초 부상의 영향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던 허용준은 포항의 최전방에서 찬스를 득점시키지 못했다. '마지막 한 방'이 부재한 가운데 포항은 전반전을 마쳤다.
 
'교체 카드 적중!', 일류첸코의 멀티골에 힘입은 포항의 승리
 
다소 답답한 경기가 이어진 전반전을 딛고 후반전에 돌입한 양 팀은 이른 시간 교체 카드로 분위기를 바꾸고자 한다. 제주는 중원의 김성주를 빼고 오사구오나를 투입하였으며, 포항은 허용준을 빼고 일류첸코를 투입했다.
 
김기동 포항 감독의 교체 수는 적중했다. 후반 10분, 완델손의 돌파로 포항의 공격이 시작됐다. 완델손은 빠른 스피드로 상대 수비를 연이어 젖힌 뒤 페널티박스 중앙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크로스는 제공권이 좋은 일류첸코의 머리에 닿았고, 헤더는 그대로 제주의 골망을 흔들었다. 포항 외인의 '클래스'를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포항은 득점 이후에도 라인을 물리지 않았다. 오히려 이광혁을 투입하며 적극적으로 제주를 압박했다. 제주는 전방에서 고립된 이근호를 빼고 권순형을 투입하며 허리에 힘을 더했다.
 
제주는 실점 이후 승부를 뒤집기 위해 날카로운 공격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강현무 골키퍼의 손에 가로막혔다. 후반 25분, 상대 페널티박스 인근에서 얻은 프리킥을 윤빛가람이 슈팅으로 연결했다. 윤빛가람의 프리킥은 상대 수비 우측으로 살짝 벗어나는 정교한 슈팅으로 연결됐지만 강현무의 정면에 가로막혔다.
 
강현무는 결정적 찬스도 막아냈다. 후반 38분, 빠른 발을 가진 윤일록이 포항 진영에서 돌파하는 과정에서 강현무는 페널티박스를 버리고 나와 윤일록을 저지했다. 과감한 판단이 실점을 막아낸 명장면이었다.
 
오히려 득점은 포항이 가져갔다. 후반 44분, 교체 투입된 팔로세비치와 일류첸코가 감각적인 원투 패스로 상대의 압박을 탈피해냈다. 이후 일류첸코는 골키퍼와의 1:1 찬스에서 차분하게 슈팅을 성공시키며 득점을 성공시켰다. 연이어 교체 카드가 적중한 포항이었다.
 
이후 제주는 포항 페널티박스에서 마그노가 PK를 얻어내며 윤일록이 추격골을 터뜨리는데 성공했지만 시간은 너무 늦었었다. 이후 경기는 종료되었으며, 포항의 2-1 승리로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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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에 대한 관심이 많고 글쓰는것을 좋아하여 스포츠 기자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https://m.blog.naver.com/filippo_hazag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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