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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신여대 노동자 휴게실
 성신여대 노동자 휴게실
ⓒ 여영국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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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 참"

대학 내 노동자 노동환경 증언대회 중 곳곳에서 허탈한 웃음소리와 탄식소리가 들렸다. 홍익대학교 한 건물 지하 6층 휴게실에 있는 유일한 환풍기는 지하주차장과 연결돼 있다. 이 환풍기를 통해 지하주차장의 매연이 들어온다고 한다. 매연에 시달리던 노동자들은 미세먼지가 심한 날, 지상에 나와 "상쾌하다"는 말을 했단다. 그만큼 지하 휴게실의 공기질이 열악하다는 말이다. 

증언대회 도중 가장 큰 탄식소리가 들렸던 건 홍익대학교의 사례에서였다. 홍익대학교의 김민석 학생이 계산해본 결과 모든 노동자 휴게실에 240만 원을 쓰면 에어컨을 달 수 있지만 홍익대학교는 적립금 8000억 원을 쌓아두고 있다. 

이날 증언대회에 온 김민석 학생은 "홍익대는 적립금 약 8000억을 쌓아두면서도 노동을 통해 학교를 지탱하는 노동자들에게는 240만 원조차 쓰지 못하겠다고 했다"고 비판했다. 
 
 24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7간담회실에서 열린 '대학 청소시설 경비노동자 노동환경 증언대회'에서 심상정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24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7간담회실에서 열린 "대학 청소시설 경비노동자 노동환경 증언대회"에서 심상정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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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 사례가 홍익대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24일 오후 정의당 여영국 의원실 등이 주최해 국회에서 열린 대학 청소시설·경비노동자 노동환경 증언대회에서 서울 지역 내 대학의 노동자들이 나와 여러 사례들을 거론했다. 노동자들은 이날 "(지하의 휴게실에서 벗어나) 이제는 지상에서 쉬고 싶다"고 말했다.

"기가 막히고 서럽기까지"

"기가 막히고 서럽기까지 합니다. 우리들의 휴게실은 왜? 늘 지하 구석진 곳인지? 왜? 다른 곳에서 쓰다버린 것들만 우리에게 주는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네요." 

명지전문대에서 일하고 있는 박효성 민주노총 서울일반노동조합 명지전문대 분회장은 말했다. 명지전문대에도 휴게실은 지하실 주차장 한 공간에 있다. 박효성 분회장에 따르면 "악취가 심하고 습한 상태에서 매시간 매연에 노출"된다. 또 "지하철 전기선이 설치돼 있다 보니 일상적으로 전자파에 노출돼 있고 습한 곳이라 비가 오면 감전 위험도 상존"한다.

그럼에도 휴게실이 있어서 낫다고 해야 할까? 박효성 분회장은 "미화원들이 일하고 있는 건물에는 휴게실이 없으니 고장난 화장실 한 칸 변기통을 막고 휴게실로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털어놓았다. 

또 박 분회장은 "에어컨을 달아주겠다고 해놓고는 학교 사무실에서 쓰다가 버린 낡고 녹슨 에어컨과 실외기들을 휴게실에 달아주기까지 했다"고 증언했다. 
 
 24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7간담회실에서 열린 '대학 청소시설 경비노동자 노동환경 증언대회'에서 오종익 민주노총 서울일반노동조합 동국대 분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24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7간담회실에서 열린 "대학 청소시설 경비노동자 노동환경 증언대회"에서 오종익 민주노총 서울일반노동조합 동국대 분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 유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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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학교 역시 마찬가지였다. 휴게실은 어김없이 지하 공간 안쪽 계단에 있었다. 공기청정기는커녕 창문도 없는 공간이다. 오종익 민주노총 서울일반노동조합 동국대 분회장은 "우리 청소노동자들도 지상으로 올라가 햇빛도 들어오고 창문도 있어서 창문을 활짝 열고 통풍도 시킬 수 있는 쾌적한 휴게실을 만들어주십시오"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동국대학교는 '공간부족·예산부족'을 이유로 휴게실 설치를 거부하고 있다.

동덕여자대학교의 경우 창고를 휴게실로 개조했다. 창문이 없고 폐쇄된 공간이다 보니 노동자들은 휴게실에 들어갈 때마다 숨이 막힌다고 증언했다. 

노동 복지를 제공해주지 않으면서 임금도 최저임금을 준다. 이경자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부지부장은 "청소노동자는 최저임금 외에 식대가 제공되지 않아 식당을 이용하기는커녕 겨울에는 밥을 데울 수 있는 시설이 없어 물에 밥을 말아 먹는 경우가 많다"고 증언했다.
 
 성신여대 노동자 휴게실
 성신여대 노동자 휴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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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휴게실에 많은 노동자들을 밀어넣어 발생하는 문제도 속출하고 있었다. 성신여자대학교 운정캠퍼스는 지하 2층 주차장 옆에 있는 휴게실에서 29명의 노동자들이 쉬고 있었다. 

연세 세브란스병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남성 미화노동자 23명 전체가 7평 정도 되는 크기의 휴게실 한 곳에서 쉬다가 얼마 전 노동자 1명이 결핵에 걸려 전체가 보건소에서 결핵 감염 조사를 받기도 했다고 한다. 

이경자 부지부장은 이를 두고 "이건 노동자들이 쉬라는 휴게 공간이 아니라 돼지우리다"라고 일갈했다. 방상범 민주일반연맹 서울일반노조 사무처장은 "21세기의 휴게실이라고 볼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심상정 "설움이 차오른다"

오랜 시간 이들의 증언을 듣고 있던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지난 8월에 사망한 서울대학교 청소노동자 사례를 들면서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는데 섭씨 40도가 이어지는 폭염 속에 고단한 몸 뉘일 공간도 없이 돌아가신 걸 생각하면 설움이 차오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 대표는 "이번 자리가 그동안 겪은 일들을 다 쏟아내고 열악하고 부당한 노동 현실을 과감하게 개선해나가는 결의를 모으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의의를 덧붙였다. 

이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헌법 상에 보장된 노동권을 제대로 보장받고 노동에 대한 당당한 보상을 약속받는 사회를 만드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증언대회를 주최한 여영국 정의당 의원은 며칠 전에 서울대학교 청소노동자가 사망한 곳을 직접 가봤다면서 "숨도 쉬지 못하는 공간이었다"고 말했다. 

여영국 의원은 "조국 법무부 장관 문제로 인해 불거진 불평등 문제는 노동권이 존중되기 이전에 해소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대학 사회 내에 함께 일하는 노동자들의 노동권이 보장되도록 여러분과 함께 나아가겠다"고 전했다. 

고용노동부는 이미 2018년 '사업장 휴게시설 설치 운영 가이드'를 마련한 바 있다. 가이드라인에는 휴게시설의 최소면적, 냉난방 시설 등의 기준이 나와 있다. 여영국 의원은 "몇 년 전부터 노동부에서 전수조사를 하고 가이드라인 등을 만들기도 했는데 현장에서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며 "제도적으로 개선이 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24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7간담회실에서 열린 '대학 청소시설 경비노동자 노동환경 증언대회'에 온 참석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24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7간담회실에서 열린 "대학 청소시설 경비노동자 노동환경 증언대회"에 온 참석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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