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7위로 가을야구가 무산된 KIA 타이거즈가 안방에서 고춧가루를 뿌렸다. 17일 광주 경기에서 5위 NC 다이노스에 3-2 역전승을 거뒀다. 

KIA는 0-2로 뒤진 3회말 2사 만루에서 이창진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1점을 만회했다. 4회말에는 1사 1, 3루에서 박찬호의 중견수 희생 플라이로 2-2 동점에 성공했다. 7회말에는 무사 1, 3루에서 터커의 내야 땅볼 타점으로 3-2로 뒤집은 뒤 리드를 끝까지 지켰다.

이날 선발로 시즌 마지막 등판에 나서 관심을 집중시킨 에이스 양현종은 5이닝 3피안타 1피홈런 무사사구 3탈삼진 2실점으로 승패를 남기지 않았다. 평균자책점은 2.29로 리그 1위를 고수했다. 
   
이날 승리 투수는 박준표였다. 그는 2-2 동점이던 6회초 1사 1, 2루 실점 위기 상황에서 등판해 스몰린스키와 모창민을 연속 내야 땅볼 처리해 승계 주자 실점 없이 이닝을 닫았다. 7회초 삼자 범퇴로 깔끔하게 막아낸 박준표는 7회말 KIA가 역전에 성공해 1승을 추가했다. 

올해 박준표는 커리어하이 시즌을 만들고 있다. 올 시즌 45경기에 등판해 4승 1패 13홀드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 중이다. 2013년 7라운드 62순위로 KIA의 지명을 받아 프로 데뷔 후 2점대 평균자책점도 기록해 본 적이 없었던 그가 환골탈태했다. 두 자릿수 홀드도 처음이다. 위 용종 제거 수술로 인해 5월 하순에야 1군에 합류했지만 이후 꾸준함을 과시하고 있다. 

2019년 박준표의 변화는 소위 '볼삼비'라 일컬어지는 볼넷 대비 삼진의 비율을 통해 드러난다. 지난해 이전까지 가장 많이 던졌던 2016년 박준표는 46경기에서 51.2이닝 동안 22볼넷과 33삼진으로 볼넷 대비 삼진이 1.50이었다. 

▲ KIA 박준표 최근 5시즌 주요 기록
   
하지만 올해는 45경기에서 51.1이닝을 던지며 6볼넷과 27탈삼진으로 볼넷 대비 삼진이 4.50에 달하며 제구 안정을 뽐내고 있다. 춤을 추듯 현란한 그의 공 끝의 움직임에 상대 타자들이 고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평균자책점 1점대 사이드암 불펜 요원인 박준표가 프리미어 12 대표팀 예비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는 점에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올해 7위로 시즌을 마칠 가능성이 높은 KIA는 스토브리그에서 새 감독 선임을 비롯한 새판 짜기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양현종 외에는 사실상 괴멸 상태인 국내 선발진도 재편해야 한다. 박준표를 내년 새로운 선발 후보로 꼽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박준표가 선발 투수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대부분의 사이드암 선발 투수들이 그러하듯 좌타자 극복이 관건이다. 올해 박준표는 상대 피안타율이 우타자 0.183, 좌타자 0.250을 기록 중이다.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절대적인 관점에서 높은 것은 아니나 박준표 개인의 입장에서는 우타자와 편차가 큰 것이 사실이다. 그가 선발 예고될 때 상대 팀에서 좌타자를 집중 배치할 경우를 상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불펜 요원으로 구원 등판 시에는 우타자 위주로 맞춰 등판시키고 상황에 따라 언제든 교체시킬 수 있지만 선발 등판 시에는 그럴 수 없다. 

2019년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든 KIA로서는 박준표의 각성이 희망 요인 중 한 가지이다. 1군 마운드에서 입지를 굳힌 박준표가 내년에는 선발로 활약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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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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