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드디어 기다리던 시즌 첫 골을 터트렸다.

토트넘 홋스퍼FC에서 활약하고 있는 손흥민은 14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20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크리스탈 팰리스FC와의 5라운드 홈경기에서 멀티골을 작렬했다. 경기는 결승골을 포함해 전반에만 멀티골을 터트린 손흥민의 활약에 힘입어 토트넘이 4-0으로 승리하며 승점 8점째를 챙겼다.

대표팀 일정을 치르고 복귀하면서 체력적인 부담이 걱정되기도 했지만 풍부한 경험과 뛰어난 기량을 겸비한 '월드클래스' 손흥민에게 대표팀 일정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프리미어리그 데뷔골과 새 홈구장 개장 축포를 포함해 크리스탈 팰리스를 상대로만 3골을 기록했던 손흥민은 이날 멀티골을 추가하며 크리스탈 팰리스전에만 통산 5골을 기록하는 강한 면모를 이어갔다.

복귀 후 3경기 만에 터진 손흥민의 멀티골

지난 시즌 최종라운드에서 당한 징계 때문에 1, 2라운드에 결장했던 손흥민은 지난 8월 26일 뉴캐슬 유나이티드FC와의 3라운드 경기에 첫 선을 보였지만 90분 동안 큰 활약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2일 아스날FC와의 북런던 더비에서 패널티킥을 유도하는 등 토트넘의 2골에 모두 관여하며 한결 나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혹자는 시즌 첫 공격 포인트를 올리진 못한 것에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손흥민은 개의치 않고 경기 감각을 끌어 올렸다.

조지아와의 평가전과 투르크매니스탄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예선을 치르고 복귀한 손흥민에게 대표팀에서 2경기를 치른 피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5라운드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해리 케인이 변함없이 원톱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한 가운데 손흥민은 에릭 라멜라와 함께 측면 공격수로 배치됐다. 그리고 손흥민의 시즌 첫 골을 향한 축구 팬들의 갈증이 풀어지기 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손흥민은 전반 10분 만에 토비 알더베이럴트의 패스를 받아 패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중앙으로 공을 이동시키다가 강한 왼발슛으로 크리스탈 팰리스의 골문을 흔들었다. 징계 복귀 후 3경기 만에 기다리던 시즌, 그리고 리그 첫 골이 터진 것이다. 가까운 쪽 포스트를 노린 손흥민의 뛰어난 감각이 돋보인 첫 골이었다. 손흥민은 전반21분에도 크리스탈 팰리스 수비수 파트릭 판 안홀트의 자책골에 관여하며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했다.

손흥민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손흥민은 전반 23분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출전한 세르주 오리에의 크로스를 받아 왼발 논스톱슛으로 리그 3경기 출전 만에 멀티골을 기록했다. 자칫 중심이 흔들릴 수도 있었지만 손흥민은 침착하게 발을 갖다 대며 크리스탈 팰리스의 왼쪽 골대 구석을 향해 정확하게 차 넣었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멀티골 활약과 전반 42분에 터진 라멜라의 추가골에 힘입어 전반에만 4골을 터트리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슬로 스타터' 손흥민? 9월 중순에 이르게 터진 시즌 1, 2호골

전반 4골을 뒤진 크리스탈 팰리스는 후반 만회골을 넣기 위해 더욱 공격적으로 전진했고 몇 차례 슈팅을 시도했지만 토트넘의 골문을 흔들지 못했다. 전반에 비해 몸이 다소 무거운 듯 했던 손흥민은 후반 18분 기습적으로 오른쪽 측면을 파고 들다가 골키퍼 키를 넘기는 감각적인 슛을 시도했다. 비록 옆그물을 때리며 기회가 무산됐지만 토트넘의 홈관중들은 손흥민의 창의적인 플레이에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손흥민은 왼쪽과 오른쪽을 넘나들며 활발한 움직임으로 기회를 노렸다. 이미 전반에만 2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무리하게 해트트릭 욕심을 부리기 보다는 적절하게 경기 속도를 조율하며 동료들에게 더 좋은 기회를 만들어 주기 위한 플레이를 펼쳤다. 토트넘은 후반40분 케인을 빼고 루카스 모우라를 투입하며 교체카드를 모두 사용했고 손흥민은 90분을 풀타임으로 소화하며 동료들과 경기 마무리를 함께 했다.

손흥민은 지난 4월 18일 맨체스터 시티 FC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멀티골을 기록한 이후 8경기 동안 골을 기록하지 못했다. 실제로 손흥민은 지난 시즌에도 작년 11월 웨스트햄 유나이티드FC와의 카라바오컵 16강에서야 시즌 첫 골을 기록했고 리그 첫 골은 첼시FC와의 13라운드에서야 터졌다. 결과적으로는 20골을 기록하며 좋은 시즌을 보냈지만 손흥민의 '슬로 스타터' 기질은 현지 언론에서도 우려하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손흥민은 징계로 인해 시즌을 늦게 시작했음에도 차분히 경기 감각을 끌어 올렸고 3경기 만에 시즌 첫 골과 리그 첫 골을 동시에 기록하며 본격적인 골 사냥을 시작했다. 5라운드 만에 리그 2골을 터트린 손흥민은 3골의 케인에 이어 단숨에 팀 내 득점 공동 2위로 뛰어 올랐다. 4경기 만에 승점 3점을 추가하며 부진 탈출의 계기를 마련한 토트넘은 오는 19일 올림피아코스 FC와의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를 치르기 위해 그리스 원정을 떠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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