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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에서 열린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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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 사활이 걸린 과제"라고 언급한 '평화경제'의 기조에 발맞춰 2020년도 남북협력기금을 1조 2203억원으로 편성했다. 이는 올해(1조 1036억원)보다 10.3% 증액된 금액이다.

통일부는 일반회계 2183억원, 남북협력기금 1조 2203억원을 합한 총 1조 4386억원으로 내년도 예산을 편성했다고 29일 밝혔다. 통일부 예산은 일반 예산과 남북협력기금으로 나뉜다. 남북협력기금은 정부 부처 중 통일부에만 있는 예산이다. 남북협력기금은 지난해에 이어 1조 원대를 유지했지만, 집행 여부는 남북관계에 달려있다.

남북관계가 진전되며 남북교류·협력 사업이 속도를 냈던 지난해의 경우 남북협력기금의 집행률은 20%가량이었다. 하지만 남북교류가 소강상태인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올해 7월 말 기준으로 남북협력기금의 집행률은 5%에 불과하다.

통일부 당국자는 "남북협력기금은 남북관계의 부침에 영향을 받는다. 남북관계는 유동성이 많지만 (남북협력기금의 일정 액수를) 계속 편성해왔다"라며 "예산 집행률과 비교하면 편성 액수가 많다는 지적도 있는데, 남북협력기금은 일 예산처럼 쌓아두는 예산이 아니다. 사업이 필요할 때마다 찾아 쓰는 예산이라 불용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라고 설명했다.

통일부는 내년도 남북협력기금을 총 1140억원 증액했다. 이 당국자는 "평화경제를 이루어나가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통일부는 올해(4289억원)보다 14% 많은 총 4890억원을 경제인프라 구축에 편성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경제인프라 구축을 위한 예산의 상당수는 남북 철도·도로 협력에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남북은 철도·도로 연결·현대화 사업에 합의하며, 북한과 경의선·동해선 철도 북측 구간을 공동조사하고 착공식을 개최했다. 남북은 추가 정밀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 등을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남북관계가 경색되며 철도·도로 협력의 진행은 일시 중단된 상황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철도·도로 정밀 조사를 비롯해 북한 철도의 현대화 목표를 어디에 둘지 남북이 추가로 합의할 사항이 많다. 올해는 (남북 사이에서) 진행된 게 없지만, 정부는 꾸준히 남북·철도도로 현대화를 추진하려 노력할 것이다. 그 의지를 예산에 반영했다"라고 부연했다.

정부는 지난해 남북이 양묘장 조성과 병해충 방지 등을 합의했던 산림협력에도 올해(1137억원)보다 12% 증액한 1275억원을 책정했다. 또, 한강하구·비무장지대(DMZ) 등 접경지역 평화지대화에는 올해(126억원)의 두 배에 가까운 250억원을 편성했다. 정부는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지난해 한강하구 공동조사를 한 것에 이어 한강하구의 정밀조사와 생태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통일부는 내년에는 국제시세에 따라 쌀 20만톤을 북한에 지원할 수 있는 예산을 배정했다. 올해에는 국제시세 기준 살 10만톤을 지원할 수 있는 예산을 배정한 바 있다.

"북한이탈주민 정착, 밀접하게 지원할것"

통일부의 2020년 일반회계 예산은 2183억 원이다. 이 가운데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 관련 예산은 1031억원으로 가장 비중이 높다. 통일부는 최근 북한 이탈주민 모자 사망사건 이후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탈북민 정착지원을 돕기 위해 내년 3월 안성 하나원 본원에 '직업교육관'을 설립할 예정이다. 총 11억 7000만원이 신규 배정된 직업교육관은 이탈주민의 정착을 위해 직업 상담과 실습 등을 돕는 공간으로 운영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탈주민의 생활밀착형으로 지원한다는 의미에서 직업교육관을 운영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미용이나 네일아트의 경우 실습관을 만들어 연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부는 해외에 있는 학자들을 초청해 중장기적으로 장기연수를 지원하는 데에도 7억 9000만원을 새롭게 편성했다. 전문적인 북한·한반도 전문가를 양성해 '한반도 프로세스'에 맞는 국제사회의 여론을 조성하는 데 힘쓰겠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