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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이한 2019년 광복절이 지나갔다. 국가기념일이라고 온갖 행사 다 하고 지나갔으니 더 할 이야기는 없는 걸까. 아니다. 오히려 그날 즈음의 뒷이야기를 모았더니 생각할 거리가 생겼다.

광복절 주간 천안 아산에서 있었던 관련 행사는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 시민들이 참여하고 느낀 그 주간 이야기를 전한다.

광복절을 대했던 시민들의 자세 
 
천안역사문화연구회의 평화나비길 걷기 중 이용길 천안역사문화연구회장은 “천호지를 거쳐 총 5.5Km를 걷는 코스로 대부분이 걷기 좋아 여성가족부에 이 길을 답사코스로 지정할 것을 상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코스에 포함된 천안 천호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 천안역사문화연구회의 평화나비길 걷기 중 이용길 천안역사문화연구회장은 “천호지를 거쳐 총 5.5Km를 걷는 코스로 대부분이 걷기 좋아 여성가족부에 이 길을 답사코스로 지정할 것을 상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코스에 포함된 천안 천호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 천안역사문화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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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에서 '제74주년 광복절 경축행사'가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 부부는 물론, 전국의 독립유공자와 유족, 광복회원, 정부 주요 인사, 관계자들과 일반 시민 1800여 명이 모여 대한민국 임시정부 적통 계승을 강조하고 광복 74주년을 축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아무도 흔들지 못할 나라'를 다시 다짐한다"고 역설했다.

경축식에 앞서 중·고교생과 대학생, 일반인들이 참가하는 '애국지사의 길 도보 순례 행사'가 열렸다. 비가 거세게 쏟아졌지만, 참가자들은 오전 7시 20분부터 이동녕 선생 생가부터 독립기념관까지 약 1.5㎞를 걸었다. 

시민들은 경축식에 다양한 펼침막을 가져와 펼쳤다. 일본의 경제 도발에 맞서 국민 스스로 'NO 아베, NO 재팬' 움직임이 들불처럼 일어나는 가운데 시민들은 그 의지를 확실히 보여주고자 했다.
 
천안평화나비시민연대와 천안아산청소년평화나비 천안평화나비시민연대와 천안아산청소년평화나비는 천안평화의소녀상공원에서 ‘위안부 피해자’로 평생을 살다 간 할머니들의 넋을 위로하며 일본 경제 보복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후 이들은 망향의동산 위안부 묘역에 가서 영면한 '위안부' 할머니들을 애도했다.
▲ 천안평화나비시민연대와 천안아산청소년평화나비 천안평화나비시민연대와 천안아산청소년평화나비는 천안평화의소녀상공원에서 ‘위안부 피해자’로 평생을 살다 간 할머니들의 넋을 위로하며 일본 경제 보복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후 이들은 망향의동산 위안부 묘역에 가서 영면한 "위안부" 할머니들을 애도했다.
ⓒ 천안평화나비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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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명칭에 관한, 학계에서 논쟁중인 이야기도 나왔다. 행사에 참석한 심우근 천안제일고 교사는 "광복절을 '해방절'로 불러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그 이후 생긴 분단상황과 분단책임을 설명하기 어렵다. 우리 내부 갈라짐도 있었지만, 삼팔선이 생긴 건 미국과 소련이 강제로 그은 책임이 크다. 광복절로 이름 붙이면 그 책임이 우리에게 돌아와 버린다. 마음에 안 들지만 자주독립한 것은 아니므로 해방절로 이름 붙이고 미국과 소련 때문에 강제분단됐음을 확실히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축식 전날인 14일엔 천안역사문화연구회가 제7차 '세계위안부의 날'을 기념해 '평화나비길 걷기' 행사를 개최했다. 평화의 소녀상이 있는 천안평화공원에서 출발해 망향의동산 위안부 묘역까지 걷는 답사코스다. 이용길 천안역사문화연구회장은 "천호지를 거쳐 총 5.5Km를 걷는 코스로 대부분이 걷기 좋아 여성가족부에 이 길을 답사코스로 지정할 것을 상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광복절 기념행사만 이어진 건 아니다. 천안과 아산 곳곳에서는 일부 정당들과 시민단체들이 주도해 광복절 전부터 일본 상품 불매운동을 전개했으며 아베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15일 오후 천안 신세계백화점 건너편에서는 정의당 충남도당이 '시민과 정의당이 함께하는 아베 규탄 1분 발언' 형식의 정당연설회를 진행하며 시민에게 발언권을 주어 동참할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특히 14일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에는 천안평화나비시만연대와 찬안아산청소년평화나비가 '천안평화의소녀상공원'에서 '위안부 피해자'로 평생을 살다 간 할머니들의 넋을 위로하며 일본 경제 보복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망향의동산에 가서 참배했다. 아산에서도 신정호 평화의소녀상 앞에서 아산시민사회단체협의회가 아산교육지원청, 아산3.1운동100주년기념사업회 등과 함께 기념식을 진행했다.

"'김복동'과 '주전장'은 꼭 봐야 할 영화"
 
인디플러스천안 김복동 관람객들.   영화 김복동을 관람하기 위해 모여든 시민들. 인디플러스천안 역사상 1회 상영 최다 관객 입장을 기록한 영화였다.
▲ 인디플러스천안 김복동 관람객들.   영화 김복동을 관람하기 위해 모여든 시민들. 인디플러스천안 역사상 1회 상영 최다 관객 입장을 기록한 영화였다.
ⓒ 노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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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영화로 다시 만났다. 고 김학순 할머니에 이어 굳건한 용기로 '위안부' 피해자의 삶을 밝히고 일본의 만행을 세계에 고발한 김복동 할머니가 향년 93세로 지난 1월 28일 세상을 떠났고 천안시는 그를 기린 영화 <김복동>을 광복절 즈음에 맞춰 인디플러스천안에서 개봉했다. 영화 '주전장'도 특별기획상영으로 함께 준비했다.

특별기획영화를 상영한 천안시영상미디어센터 비채의 정성인 사무국장은 "비채 규모상 가장 많은 시민이 이번 영화를 관람했다. 약 20여 명은 도저히 들어갈 자리가 없어 돌아갔다"며 "최근 달아오른 역사의식의 영향인 것 같다"고 밝혔다.

50석이 전부인 상영관에서 16일 17일 연속 김복동과 주전장 영화를, 복도마다 방석을 깔고 앉은 시민들과 맨 뒤에서 서서 관람한 시민들을 포함해 각 100여 명이 넘는 시민이 관람했다.
 
송원근 감독과 대화 시간 김복동 영화가 끝난 후 송원근 감독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모더레이터로 김용자 천안평화나비시민연대 사무국장이 진행했다. 왼쪽이 김용자 사무국장, 오른쪽이 송원근 감독이다.
▲ 송원근 감독과 대화 시간 김복동 영화가 끝난 후 송원근 감독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모더레이터로 김용자 천안평화나비시민연대 사무국장이 진행했다. 왼쪽이 김용자 사무국장, 오른쪽이 송원근 감독이다.
ⓒ 노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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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김복동은 먹먹했다. 막연히 알거나 짐작만 했던 '위안부' 피해자들의 이야기는 한처럼 다가왔고 억울함을 벗고 일본의 진정성 있는 사죄를 받으려는 그들의 몸짓은 처절했다. 상영 중 여기저기서 흐느끼는 소리로 그들의 아픔을 공감하는 시민들의 마음을 들을 수 있었다.

영화 김복동을 제작한 송원근 감독도 "김복동 개인의 역사보다 전반적인 '위안부' 역사를 그리고 싶었다. 나조차도 잘 모르고 있었다. 알고 있다고 착각했더라. 죄송했다"고 참회하듯 말했다.

시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천안여고 정채영 학생은 "학교 교육 과정에서 '위안부'에 대해 배울 기회가 적었고 직접 찾으려 해도 접할 기회가 잘 없었는데 이번에 이렇게 역사를 지킬 동기부여가 되게 해주어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예상치 못한 학생의 기특한 발언에 박수가 터져 나왔다.

김복동과 주전장 둘 다 관람한 강희숙씨(성정 2동)는 "김복동은 삶 자체가 아픔이고 역사였다. 인권운동가로 살아온 김복동의 삶을 절제한 시선으로 담은 영화"라고 평했다. 주전장에 대해서는 "감독이 미국인이기에 제작이 가능했던 영화다. 매우 객관적이고 논리적으로 일본 극우 수정주의자들의 주장을 인터뷰에 담았다. 마치 토론회를 보는 것 같은 편집이 돋보인 영화"라며 "결국 이들이 말하는 게 잘못돼있음을 보여준 너무 반가운 영화였다"고 밝혔다. 덧붙여 "많은 분이 이 영화를 꼭 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다시 100년의 역사를 써 내려가야 할 시점 
 
고 김복동 할머니 묘 앞에서 참배하는 천안역사문화연구회 회원들 천안역사문화연구회는 광복절 전날인 14일 제7차 ‘세계위안부의 날’을 기념해 ‘평화나비길 걷기’ 행사를 개최했다. 평화의 소녀상이 있는 천안평화공원에서 출발해 망향의동산 위안부 묘역까지 약 5.5Km를 걸었다.
▲ 고 김복동 할머니 묘 앞에서 참배하는 천안역사문화연구회 회원들 천안역사문화연구회는 광복절 전날인 14일 제7차 ‘세계위안부의 날’을 기념해 ‘평화나비길 걷기’ 행사를 개최했다. 평화의 소녀상이 있는 천안평화공원에서 출발해 망향의동산 위안부 묘역까지 약 5.5Km를 걸었다.
ⓒ 천안역사문화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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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는 많았지만 주최 측의 준비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용길 천안역사문화연구회장은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지난해 지정하고 올해가 두 번째인데 한일 간 가파른 정세에 비하면 지역과 정부가 너무 소극적이었다. 또 광복절 아침 실시한 '애국지사의 길 도보 순례 행사'는 형식도 제대로 못 갖춰 상당히 아쉬웠다"라며 "충남도가 주최했다고 보기엔 너무 부족한 행사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충남도가 이동녕 행사를 국가행사와 연결해 연다고 하면 그분에 걸맞은 정도의 규모와 정성이 나타나야 한다. 학생들 봉사활동 점수 주고 동원한 수준의 행사는 이동녕 선생을 욕보인 것이다. 충남도 차원의 행사라면 절대 그렇게 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천안아산신문에도 실을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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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주요소식과, 천안 아산을 중심으로 한 지역소식 교육 문화 생활 건강 등을 다루는 섹션 주간신문인 <천안아산신문>에서 일하는 노준희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