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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지난 26일 인텔의 스마트폰 모뎀 사업부분을 10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애플은 인텔 모뎀 사업부분의 인력 약 2200명과 무선 기술 특허 1만7000건, 연구개발 관련 장비 일체를 인수하게 됩니다. 이번 인수합병은 경쟁당국의 심사를 거쳐 2019년 4분기에 최종 완료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모뎀(Modem)은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입니다. 통신을 하기 위해서는 신호를 변조(modulation)/복조(demodulation)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바로 이 과정을 담당하는 통신 칩이 모뎀입니다. 스마트폰이 발전하면서 애플리케이션 처리를 담당하는 칩과 모뎀칩이 폰에 함께 쓰이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설계의 효율화와 소형화를 위해 퀄컴을 중심으로 하는 대부분의 통신칩 제조사들은 모뎀과 애플리케이션 처리가 통합된 칩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애플은 2017년부터 퀄컴과 특허 침해관련 소송을 진행해 왔습니다. 약 300억달러 규모의 특허 소송은 2019년 4월 16일 애플과 퀄컴이 합의 하에 소송을 전격 취하함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퀄컴과의 특허 소송 기간 중 애플은 아이폰에 인텔 모뎀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2018년부터는 퀄컴 칩을 사용하지 않고 모든 아이폰에 인텔 모뎀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2019년 2분기부터 5G 시대를 맞아 삼성을 포함한 애플의 경쟁사들이 5G 통신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출시하였습니다. 그런데 애플에서는 5G 아이폰 출시 소식이 들려오지 않았습니다. 인텔이 애플에 제안한 5G 모뎀의 개발이 지연되었고, 그 성능 또한 퀄컴 제품에 미치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결국 퀄컴과의 특허 소송으로 인텔 모뎀을 사용했던 것이 발목을 잡은 것입니다. 

 애플은 대부분의 모바일 기기에 자체 개발한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아이폰 X에는 A11 바이오닉이라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가 사용되었습니다. 애플은 애플리케이션을 처리하는 프로세서를 설계하고 개발하는 분야에서는 이미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번 인텔 모뎀 사업부분 인수로 애플이 거두게 될 효과는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첫째, 핵심부품을 내재화하여 아이폰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애플은 인텔 5G 모뎀 출시 지연 및 성능 저하 문제를 겪으면서 자사의 핵심 제품인 아이폰의 경쟁력에 타격이 생길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을 것입니다. 애플이 자체적으로 개발하게 되는 모뎀칩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와 통합된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아이폰 설계의 효율화 및 성능 향상을 가져오게 될 것입니다.  

둘째, 아이폰의 이익구조 개선입니다. 모뎀칩은 고가의 부품입니다. 초기 연구 개발비가 투입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더 낮은 비용으로 핵심 부품을 확보하게 될 것입니다. 이는 아이폰의 비용 구조에도 영향을 미쳐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입니다.

셋째, 통신 기능이 내장된 다양한 제품 개발 진행이 가능해 집니다. 이번에 인텔이 애플에 매각한 사업부분은 스마트폰 모뎀 사업부분입니다. IOT, PC 등 여타 제품을 위한 모뎀 사업부분은 그대로 남겨두었습니다. 미래에는 거의 모든 제품에 통신 기능이 탑재 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입니다. 비록 이번에 애플이 스마트폰 모뎀 사업부분만을 인수하였지만, 핵심 기술은 유사합니다. 이는 애플이 통신 관련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지속적으로 개발하게 된다는 의미를 갖습니다. 

 사실 애플은 퀄컴의 본사가 있는 샌디에고에 모뎀 개발 조직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이번 인텔 모뎀 사업부분 인수로 애플은 향후 2~3년 내 자체 개발한 모뎀을 탑재하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태그:#애플, #인텔, #인텔모뎀사업부분, #인수합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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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분야에서 오랫 동안 일해오고 있습니다. 역사, 인문 등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요즘은 기술이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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