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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가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가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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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병원에 박순자 의원을 만나러) 갔고, 가서 (상임위원장직을) 사퇴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서로 대화가 평행선을 긋다 보면 화도 날 수 있지 않겠나."

자유한국당에서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를 두고 내분이 일어나는 가운데,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가 소방수를 자처하고 나섰다. 정 원내수석부대표는 26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 당내 상황에서 원내지도부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변호했다.

제20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에서, 한국당은 자당 몫 상임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3선 의원들이 번갈아가며 1년씩 맡기로 했다. 그런데 위원장 교체 시기가 다가오면서 내부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의 리더십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배경] 황영철부터 박순자까지... 한국당의 잡음
  
국회 국토위원장직 사임을 거부해 자유한국당 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박순자 자유한국당 의원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해당 행위를 해 징계받아야 할 사람은 박순자가 아닌 나경원"이라고 주장했다.
▲ 박순자 "해당 행위로 징계받아야 할 사람은 나경원" 국회 국토위원장직 사임을 거부해 자유한국당 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박순자 자유한국당 의원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해당 행위를 해 징계받아야 할 사람은 박순자가 아닌 나경원"이라고 주장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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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가 26일 기자간담회까지 연 데는 배경이 있다.

앞서 황영철 의원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아래 예결위) 위원장 경선 불참을 선언하면서 나경원 원내대표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안상수 의원의 뒤를 이어 예결위원장 자리를 조금 일찍 승계했던 황영철 의원은 원래대로라면 앞으로의 1년도 예결위원장 임기를 이어가야 했다.

그런데 국회 예결위원 교체 시기와 맞물려, 재판 문제로 당원권이 정지돼 있던 김재원 의원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상임위원장 인선 당시에는 당원권 신분이 정지돼 있어 참여하지 못했으나, 무죄 판결 이후 당원권이 회복된만큼 뒤늦게나마 경선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는 주장이었다.

원내지도부는 이에 황영철 의원과 김재원 의원의 경선을 결정했으나, 황 의원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는 계파 간 갈등 성격마저 띄었다(관련 기사: 입술 깨문 황영철 "나경원, 올바른 리더 아니야" 공개 비판).

최근 박순자 의원이 국토교통위원회(아래 국토위) 위원장 자리를 내려놓지 않으면서 잡음이 커졌다. 국토위원장 자리는 박순자 의원이 먼저 맡고, 홍문표 의원이 그 뒤를 잇기로 했다. 그런데 박순자 의원이 본인은 그런 내용에 합의한 적이 없다며 위원장직 '버티기'에 돌입했다. 한국당 윤리위원회는 지난 23일 박순자 의원에게 '당원권 6개월 정지'의 중징계를 내렸다(관련 기사: '국토위원장 버티기' 박순자, 김순례보다 더 센 징계 받았다).

그러나 박 의원은 오히려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행위로 징계를 받을 사람은 나 원내대표"라고 맞섰다. 나 원내대표가 병원에 있는 자신을 찾아와 공천 문제를 거론하며 겁박했다는 것이다. 국토위는 다른 상임위와 위원장 인선 과정 자체가 달랐고, 홍문표 의원은 당시 경선을 포기했었으니 자신이 임기 2년을 채우는 게 맞다는 주장도 덧붙였다(관련 기사: 박순자의 폭로 "나경원, 밤 10시 병원에 찾아와 협박").

정양석 "집안의 부끄러운 이야기... 송구하다"
  
자유한국당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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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기자간담회에서 정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토위원장 자리를 두고 이전투구의 모습이 나오고, 또 원내대표의 리더십 문제‧책임론도 나오는 데 대해서, 설명을 좀 드려야겠다 싶어서 브리핑을 하게 됐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집안의 부끄러운 이야기"라며 "다선 중진 의원들 사이에 이런 일 벌어져서 송구하기 짝이 없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당에 좋은 소식은 없고 날마다 민망한 뉴스들만 있다"라며 기자들에게 "미안하다"라고 양해를 구했다. 그는 "'이 또한 지나가리다'라고 말씀 드리지 않는 게 좋은 일인지, 아니면 이렇게 설명을 드리는 게 바람직한지 고민했다"라며 "아직도 궁금해하는 분(기자)이 계셔서 이 주제에 국한해 연락을 드렸다"라고 설명했다. 

정 원내수석부대표는 "결론은 저희가 당헌‧당규대로 했고, 원내대표나 원내지도부, 대표단이 임의로 한 것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게 단순 임명직이 아니라 의원총회 선출 절차를 거쳐야 한다"라며 "당헌‧당규를 벗어난 재량이나, 합의사항을 초월한 것들(권한행사)을 하면, 애초에 의원총회에서 통과가 되지 않는다"라는 것이다.

그는 우선 예결위원장 자리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황영철 의원이 "국회 원내 상황 탓에 의사봉 한 번 잡지 못했다"라는 점을 인정하고 안타까워하면서도, 김재원 의원의 경선 요구가 정당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다른 상임위하고 연계해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경선없이 조율하려고 했다"라면서 "그런데 양보가 안 됐기 때문에, 상황이 변경됐으니 어쩔 수 없이 경선을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갖게 됐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두 분(황영철‧김재원)이 경선에 등록해주셨다"라며 "그런데 황영철 의원이 당일날 사퇴해서 김재원 의원이 당선된 과정은 다 보셨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원내대표가 단 하나도 재량권이나 임의로 한 게 없다"라며 "원칙대로 했을 뿐이라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나 원내대표를 적극 옹호했다.

또한 국토위원장 자리에 대해서도 "국토위원장은 상황이 다르다는 박순자 의원의 주장은 맞는 말이 아니다"라며 "전임 원내지도부가 의원총회에서 합의한 사항을, 시간이 경과돼서, 임기가 바뀌어 저희가 추진하는 과정에 있을 뿐이지 그걸 우리가 임의로 바꿀 수가 없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 당시 의원총회 합의문과 회의록 ▲ 홍문표 의원 역시 경선 참여의사 밝히며 기탁금 500만 원을 납부한 점 등을 거론하며 박순자 의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정양석 "금도 넘었다"... 홍문표 "박순자, 나를 찾아와 6개월 양보 요구"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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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원내수석부대표는 또한 박순자 의원이 나경원 원내대표가 자신을 협박했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서로가 지켜야 할 금도를 넘은 것 같다"라며 "안타깝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본인도 병원을 찾아가 박순자 의원에게 "설득 혹은 회유하기도 하고 그랬다"라며 "그런 과정이 본인에 의해서 다 공개가 되지 않았느냐"라고 불만을 표했다.

그는 "나경원 원내대표나 원내수석, 정책위의장이 달리 자의적으로, 근거 없이 홍문표 의원을 후임으로 뽑겠다고 주장하는 게 아니다"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다만 박순자 의원이 '버티기'에 들어간 데 대해 "(당에서) 방법이 없다"라며 "박순자 의원이 국회법을 너무 잘 알고 있어서 그런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추가 징계 등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미 징계가) 확정되지 않았나"라며 "(윤리위원회가) 사무총장 라인이고, 독립된 기구이기 때문에..."라고 말끝을 흐렸다. 원내수석부대표로서 독립기구인 당 윤리위에 관해 가타부타 말을 얹는 게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한 그는 나경원 원내대표가 한국당 소속 국토위원들을 불러 국토위 회의에 참여하지 말 것을 종용했다는 박순자 의원의 주장에 대해서도 에둘러 반박했다. 그는 "박순자 위원장이 그렇게 이야기하더라"라며 "의원들의 상임위 활동을 우리 원내대표단이 어떻게 한다는 건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문표 당시 자유한국당 사무총장이 지난 2018년 4월 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경남도지사 후보 추대 결의식에 참석하고 있다.
 홍문표 당시 자유한국당 사무총장이 지난 2018년 4월 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경남도지사 후보 추대 결의식에 참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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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홍문표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 형태의 입장문을 냈다. 그는 "국토위원장 사퇴거부와 관련해 박순자 의원의 거짓말은 도를 넘어 국민의 공분을 사고 당을 욕 보이고 있다"라고 맹비난했다.

홍 의원은 "지난해 7월 15일, 위원장 선출 전날 본 의원 사무실에 박 의원이 찾아와 전‧후반기 중 누가먼저 1년을 할 것인지 논의했다" "지난 2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박 의원의 면담 요청으로 단 둘이 만난 사실이 있으며, 이 자리에서 박 의원은 여러 가지 지역구 사업 사진첩을 들고 와서 6개월을 더하겠다고 양보를 주장했다" 등의 내용을 알렸다. 박순자 의원도 1년씩 번갈아 국토위원장 자리를 맡기로 한 사실을 알고 있었고, 이를 인정했었다는 주장이다.

태그:#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 #박순자, #홍문표, #국토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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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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