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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 인터넷 신문인 <디트뉴스24>가 홍문표 의원의 발언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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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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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선 복선전철 계획이 일부 뒤틀려 버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당진 예산 홍성 등 충남 서부지역에서는 서해 복선전철이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 2015년 5월 22일 충남 홍성역에서 서해선 복선전철 건설사업 기공식을 가졌다. 당시 국토부가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복선전철이 완공될 경우 충남 홍성에서 서울 영등포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53분 안쪽이다. 비단 문화·예술뿐 아니라 의료 서비스 분야에서도 소외감을 느끼고 있는 충남 서부지역 주민들은 서해 복선전철을 가뭄 속 단비처럼 반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서해선 복선전철이 신안산선과 환승 운행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 여론이 요동쳤다. 환승할 경우, 홍성에서 영등포까지는 1시간 10~20분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 졌다. '환승 사실을 숨긴 국토부'를 가장 먼저 질타하고 나선 이는 바로 예산·홍성을 지역구로 삼고 있는 홍문표 자유한국당 의원이다.

홍 의원 서부내륙고속도로 주민피해에 대한 입장 밝혀야

충청권 인터넷 신문인 <디트뉴스24> 따르면 홍문표 의원은 지난 17일 국토부 관계자를 불러 강도 높게 질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안산선의 경우 2003년 재정사업으로 추진되다가 2015년 민간 투자 사업으로 전환됐다.

이와 관련해 홍문표 의원은 '지난해 5월 국토부가 경제성이 낮은 '신안산선' 민자 사업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당초 계획을 변경해 무리하게 환승으로 바꾼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환승으로 변경하고 이를 숨긴 이유에 강력한 문제제기를 했다'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같은 홍 의원의 태도는 서부내륙고속도로 문제 앞에만 서면 180도 달라진다. 서부내륙고속도로 건설로 직접 피해를 입게 되는 주민들은 지난 2014년부터 서부내륙고속도로 노선의 문제점을 지적해 오고 있다.

서부내륙고속도로 건설 또한 서해선 복선전철과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재정사업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지난 2014년 민간 투자 사업으로 전환 되면서 노선이 변경됐다. 이후, 노선이 민가와 농지를 집중적으로 치고 지나가도록 설계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당지역 주민들은 피해를 호소하기 시작했다. 특히 예산군 대흥면의 경우, 국제적으로 공인 받은 슬로시티이기도 하다.

대흥 주민들은 슬로시티 파괴와 마을 양분 문제를 지적하며 노선 변경을 요구했다. 최근에는 예당저수지의 상습안개로 인해 고속도로가 건설되더라도 제 구실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게다가 서부내륙고속도로 노선은 예산의 옥토인 신암·오가·응봉의 구릉지를 성토 형태로 지나간다. 그로인한 농지와 과수 피해는 금액으로 단순 계산하기가 어려운 수준이다.

예당저수지 안개구간, 도로 구실 못할 수 있다는 지적도

이 같은 노선이 탄생한 배경도 민자사업과 관련이 깊다. 서부내륙고속도로는 민간투자 사업이지만, 토지 보상은 국가가 책임지도록 되어 있다. 토지 보상비를 걱정할 필요가 없는 민간사업자는 수익성만을 따지며 노선을 마음대로 설계 할 수 있는 구조인 것이다. 피해 주민들은 서부내륙고속도로가 민가와 농가가 밀집한 구릉지로 설계된 배경도 바로 그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서부내륙고속도로는 주민 피해는 아랑곳없이 민간사업자의 수익을 우선 고려해 설계된 것이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홍문표 의원은 이에 대해서는 단 한 번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홍 의원은 지난 1월 예산·홍성 주민들에게 보낸 공보물을 통해 '서부내륙고속도로 관련 예산으로 국비 3088억을 확보'한 것처럼 홍보했다. 물론 이는 사실과는 거리가 멀다.

당시 서부내륙고속도로는 실시계약조차 하지 못한 때였다. 실시계약도 이루어지지 않은 민간 투자 사업에 국비가 선투자 되는 것은 누가 봐도 납득이 어려웠다. 당시 홍문표 의원실은 "국비 145억원과 민간 투자금 2943억원을 합한 금액"이라고 해명했다. 적어도 '100% 국비 확보'가 아니란 점은 시인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홍문표 의원이 서부내륙고속도로와 서해안 복선전철 문제에 각기 다른 잣대를 들이 밀고 있다는 점이다. 민간 사업자의 수익성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은 서부내륙고속도로 또한 서해선 복선 전철 못지않은 상황이다.

앞서 밝힌 것처럼 홍문표 의원은 최근 서해선 복선전철 건설 계획이 일부 변경된 것에 대해서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하지만 그것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서부내륙고속도로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오히려 서부내륙고속도로인해 피해를 입을 예산군민들의 호소에는 귀를 닫고 있는 것처럼 보일 정도이다.

물론 그 속사정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예산·홍성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라면 서부내륙고속도로로 인해 주민들이 입는 피해에 대해서도 입장을 분명하게 밝힐 필요가 있지 않을까.

태그:#홍문표 , #서부내륙고속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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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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