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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3년 1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내렸다. 경제 성장이 예상보다 저조해 금리정책으로 경기회복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한은은 올해 우리 경제가 전년보다 2.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4월에 비해 0.3%포인트 낮은 전망치를 내놓은 것이다.
 
18일 금통위는 서울 중구 한은 삼성본관에서 이주열 총재 주재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인하했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 2016년 6월 금리를 1.50%에서 1.25%로 인하한 이후 금리를 동결하거나 인상했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 총재는 "경제 성장세와 물가상승 압력이 당초 예상보다 약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경기회복을 뒷받침할 필요가 커졌다고 판단하고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최근 금융시장에선 한은이 이달에는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이 같은 전망을 깨고 전격 인하에 나선 것. 앞서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시장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금리 전망을 조사한 결과 응답한 사람의 70%는 7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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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여건 너무 빨라, 시장과 교감할 여유 없었다"
 
한은은 이처럼 다소 급작스럽게 금리 인하에 나선 배경으로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등 급격하게 변화한 대외여건을 꼽았다. 이 총재는 "최근 두 달 동안 경제여건이 빠르게 변화한 측면이 있다"며 "낙관적으로 전망됐던 미-중 무역협상이 반전되면서 비관적 전망이 나오다가 또다시 극적으로 합의에 이르는 과정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스텝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바뀌었고, 또 일본의 수출규제까지 (등장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대외여건의 변화가 빠르다 보니 한은이 시장과 충분히 교감할 여유가 없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앞으로는 금통위 견해를 미리 알릴 필요가 있다면 시장과 적극 소통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은은 적극 금리인하에 나서면서도 이에 따른 경제적 효과를 언급할 땐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이 총재는 "금리를 낮추게 되면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은 분명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렇지만 그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는 경제여건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또 경기둔화라든가 물가하락 압력의 원인이 무엇인가에 따라 금리인하 효과가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경기둔화와 물가하락 압력은 공급 쪽 요인이 상당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하의 효과가 과거보다 제한적일 수 있다"고 이 총재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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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물가상승률 전망도 내렸다
 
더불어 이날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2%로 낮추고,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는 1.1%에서 0.7%로 하향했다. 이 총재는 "올해 상반기 중 수출과 투자가 당초 예상보다 부진했고, 앞으로의 여건도 낙관하기 어려운 점을 주로 반영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물가 전망치는 수요 쪽 압력이 예상보다 약하고, 공급 쪽 요인과 정부 정책 영향이 커진 점을 고려해 하향 조정했다"고 부연했다. 소비가 크게 늘지 않는 상황에서 석유류 가격도 낮은데다, 전기요금 인하 등의 정책까지 맞물려 앞으로 물가가 크게 높아지지 않을 것으로 봤다는 얘기다.
 
이처럼 한은이 경제성장 전망치를 낮춘 데에는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 이 총재는 "거시경제를 전망할 때 일본의 수출규제 영향을 부분적으로나마 반영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일본 사이의 교역규모라든가 산업·기업 간 연계성 등을 두루 감안해보면, 일본의 수출규제 현실화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고 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이 총재는 "그렇지만 영향이 어느 정도일지는 설명하기 어렵다"며 "(규제가) 실제 어떻게 나타날지 등을 예단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한은 쪽은 성장률 전망을 수정할 때 정부 추가경정예산의 영향도 고려했다. 이 총재는 "지난 4월 전망 때는 추경 (집행이) 불확실하다고 판단해 이를 반영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추경 효과를 일부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은은 최근 경제구조의 변화를 반영해 2019~2020년 중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2.5~2.6%로 추정했다. 앞서 한은은 2016~2020년 잠재성장률을 2.8~2.9%로 추정했었다.

태그:#한국은행, #기준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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