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린 연극 '미저리'프레스콜에서 배우 안재욱이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린 연극 '미저리'프레스콜에서 배우 안재욱이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 연합뉴스

 
"연기로 보답하겠다."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배우 안재욱이 5개월 만에 복귀했다.

안재욱은 16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진행된 연극 '미저리' 프레스콜을 통해 본격적인 연기 활동 재개를 알렸다. 이날 행사에서 그는 "이른감이 없지 않냐는 질타도 있었지만 최선을 다하면서 어떤 방법이든 기회가 된다면 보답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소감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2월 안재욱은 지방 일정 중 술자리를 한 뒤 다음날 오전 숙취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차를 몰고 상경하다 적발, 면허정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그는 소속사를 통해 "심려를 끼쳐 죄송한 마음을 감출 수 없으며 절대 해서는 안 될 물의를 일으켜 매우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마음입니다"라고 공식 사과했다.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연예인들이 대개 자숙 차원에서 1년 정도 활동을 중단했던 사례에 비춰보면 그의 활동 재개는 제법 빠른 편에 속한다. 이로 인해 안재욱의 연극 프레스콜 기사에는 이른 복귀를 비난하는 댓글이 상당수 달렸다.

갈수록 엄해지는 음주운전 처벌
 
과거엔 "음주운전 정도는..." 식으로 이를 가볍게 넘기는 분위기가 강했었다. 하지만 시대는 달라졌고 처벌 수위도 높아졌다. 최근 만취 상태로 무면허 운전을 하다가 뺑소니 사고를 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우 손승원은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았고 현재 항소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스포츠계도 예외는 아니다. 무려 세 차례나 음주운전을 한 것이 뒤늦게 알려진 메이저리거 강정호는 이로 인해 미국 취업 비자 재발급을 받지 못하면서 2년가량 야구를 하지 못했다. 최근엔 다시 선수로 뛰고 있지만 여전히 그는 음주 운전 전력으로 인해 팬들의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몇 해 전만 해도 몇경기 출장 정지+제재금 OOO만 원 수준의 솜방망이 처벌이 대부분이던 프로야구에선 KBO에 의한 정규 시즌 1/2 출장정지 처분+소속 구단 측의 임의탈퇴 적용 등으로 징계 수위가 대폭 높아졌다. 지난 5월엔 박한이(전 삼성)가 안재욱과 마찬가지로 음주 다음날 단속에 적발되자 KBO, 구단 징계와 상관없이 아예 은퇴를 선언하기도 했다.

"OO로 보답하겠다"는 스타들, 왜 그래야 하지?
 
유명 인사들의 음주 운전은 대중들의 질타를 받는 주요 사건과 사고 중 하나로 언급된다. 이를 감안하면 안재욱의 컴백 결정은 너무 빠르고 경솔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일이다. 만약 그가 단체 소속으로 등록 및 허가가 필요한 프로 스포츠 선수였다면 징계 처분으로 인해 현 시점에서의 복귀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더군다나 안재욱은 지난 2월 음주 운전 적발로 인해 당초 7~8월로 예정된 뮤지컬 <영웅> 공연 캐스팅에서 자진하차했다. 그런데 비슷한 시기에 공연되는 연극 무대에 오르는 기묘한 상황까지 만들어진 것이다. 이를 감안하면 사회적인 물의에 따른 대중들의 질책에도 아랑곳없이 그를 캐스팅한 해당 연극 제작사 역시 비난을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앞서 언급한 메이저리거 강정호는 지난 2016년 12월 경찰 출석 당시 심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야구로 보답하겠다"라는 말로 사과를 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러한 표현은 현 시점에서 사회적 물의를 빚은 연예인, 스포츠인들의 상투적인 표현 혹은 변명의 상징처럼 인식되고 있다.

어느 네티즌은 "평소 하던 일 계속 하면서 결국 돈 버는 게 무슨 자숙이며 반성이냐?"라면서 음주 운전 스타들의 이같은 변명에 쓴소리를 내뱉는다. 경기장 혹은 무대 밖에서 일으킨 자신의 잘못을 왜 현장 활동으로 보답하겠다는 것일까? 사람들이 원하고 기대하는 건 보답이 아니라 제대로 된 '반성'이다.
안재욱 음주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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