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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소속 박순자 위원장(왼쪽). 사진은 지난 8일 오전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는 모습.
 자유한국당 소속 박순자 위원장(왼쪽). 사진은 지난 8일 오전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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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에서 윤리위원회(아래 윤리위)에 회부해 징계 절차에 착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박순자 의원(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을 당 윤리위에 회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10일 오전 당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와 같이 밝혔다.

박순자 의원이 국토교통위원장 자리를 내놓지 않고 '버티기'에 들어가면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박순자, 차기 총선 노리고 '버티기' 돌입?

2018년 7월 원 구성 합의가 이뤄지면서, 한국당은 자당 몫의 후반기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를 당내 3선 의원들이 1년씩 나눠 맡는 것으로 결정했다. 후반기 국회 상임위원장 임기는 2년이다. 이에 따라 한국당은 지난 5일 의원총회에서 산업자원통상중소벤처기업위원장을 홍일표 의원에서 이종구 의원으로, 보건복지위원장을 이명수 의원에서 김세연 의원으로 교체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박순자 의원은 차기 국토교통위원장으로 내정된 홍문표 의원에게 자리를 넘겨주지 않을 뜻을 밝히며 버티고 있다. 지난 9일 의원총회에서 박 의원은 입장문을 배포하며 "홍문표 의원은 예결위원장을 역임하였기에 상임위원장 자격이 없다" "저는 분명히 당시 원내지도부와 국토위원회 상임위원장을 1년씩 나누는 데에 합의한 적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5일에도 보도자료를 통해 "여성‧전문성 등에 대한 세심한 정치적 배려가 중요하다"라고 피력했다.

그러나 박순자 의원의 '버티기'에 당내 여론은 차갑다. 앞서 황영철 의원에서 김재원 의원으로 예결위원장을 교체할 때는 황 의원에 대한 당내 동정론이 다수 있었다. 하지만 황 의원 사례와는 달리 박 의원이 위원장 자리를 내놓지 않을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박 의원이 국토교통위원장 자리를 놓지 않는 '진짜' 이유는 '신안산선' 때문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박순자 의원의 지역구는 '경기 안산시 단원구을'이다. 신안산선은 안산과 서울을 잇는 광역철도 노선으로, 오는 8월 중 착공할 예정이다. 내년 총선을 앞둔 박순자 의원 입장에서는, 지역구 최대 현안 중 하나인 신안산선 착공식에 국토교통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해, 유권자들에게 존재감을 알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러나 본인의 정치 생명 연장을 위해 기존 합의 및 원내지도부의 결정을 따르지 않는 건, 당내 분란을 자초하는 일이라는 비판이 힘을 얻고 있다.

나경원 "당의 기강에 관한 문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굳은 표정의 나경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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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한국당이 윤리위를 통해 박순자 의원을 징계하더라도, 실질적으로 국토교통위원장 자리에서 내려오게 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국회법상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는 임기가 만료되지 않는 이상, 스스로 사임하지 않고는 바꿀 수 없다.

국회법상 국회 상임위원의 임기는 2년이다. 상임위원장을 1년씩 번갈아 하기로 한 건 당내 합의일 뿐 법적 구속력이 없다. 박순자 의원이 마음만 먹는다면, 내년에 임기가 끝날 때까지 의사봉을 잡고 내려오지 않을 수 있다. 한국당으로서는 윤리위 최고수위 징계인 제명을 결정한다고 하더라도, 위원장 자리에서 강제로 끌어내릴 수는 없는 것이다.

나경원 원내대표 역시 이 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는 1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저희가 (박순자 의원을) 강제로 내려오게 할 수 있는 건 없다"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당헌‧당규에 따라 윤리위 징계절차에 들어가는 것"이라며 "이 부분은 명백히 당의 기강에 관한 문제"라고 못을 박았다. "실질적으로 당에 매우 유해한 행위"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나경원 원내대표의 리더십은 국회 교섭단체 원내대표간 국회 정상화 최초 합의문이 의원총회에서 추인이 불발된 것을 시작으로, 끊임없이 시험받고 있는 중이다. 황영철 의원의 공개 비판에 이어 박순자 의원의 버티기까지 겹치면서, 나경원 원내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태그:#나경원, #박순자, #자유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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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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