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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무역전쟁의 서막이 올랐다. 지난 7월 4일 자정을 기해 일본정부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3가지 부품의 한국수출규제 조치를 단행했다. 아베 총리는 '한국과의 신뢰관계로 행해온 조치를 수정한 것'으로서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칙에 정합하므로 자유무역과는 관계없다' 며 정당성을 강조하였다. 한마디로 보복성 조치도, 보호무역 정책도 아니라는 말이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부당한 경제 보복임을 단언하였다. 2018년 10월 한국 대법원의 '일본 기업은 강제징용 피해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문재인 정부가 지지해온 것에 대한 보복 조치라는 것이다.

일본의 조치에 대해 국내외 비판 여론이 만만치 않다. 외신들도 나섰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일본의 제 발등찍기'라는 사설을 인용했고, 중국 신화통신은 '양패구상(쌍방이 다 패하고 상처를 입는다)'의 실익없는 조치를 비판했으며,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일본 자유무역의 위선을 드러낸 일'이라 혹평했고, 일본 아사히신문은 '보복을 철회하라'는 사설을, 도쿄신문은 '탈 일본화로 역효과를 볼 것'을 경고했다. 해마다 일본이 한국으로부터 걷어들이는 무역 흑자는 약 250억에 달한다. 수출 기반형 국가인 일본이 경제적 손실을 감내하는 '자해적 조치'라 할 만한 무역 전쟁을 선포한 진짜 노림수는 무엇일까?

이번 무역 보복 조치의 배경과 원인에 대해 5가지 정도의 추론이 가능하다. 첫째, 7월 21일 참의원 선거 압승을 위한 국내정치용, 둘째, 위안부·강제징용 배상문제를 일소하기 위한 역사청산용, 셋째, 어느새 일본 경제를 바짝 따라잡은 한국의 발목을 잡기 위한 경제압박용, 넷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서 일본 패싱을 극복하려는 외교안보용, 다섯째, 사사건건 껄끄러운 문재인 정부를 흔들어서 친일정치세력으로 교체를 준비하는 내정간섭용이라는 시각이다.

일본 정부로서는 공개적으로 어느 것 하나 인정하기 힘든 이유인 반면, 한국 정부는 어느 것 하나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근거가 충분하다. 국제 외교는 하나의 논리로 설명하기 어려울 때가 다반사다. 양국관계, 국내정치, 국제정치의 요소와 더불어 정치·경제·안보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역사성까지 고려되어야 한다. 특히 한일관계는 고차방정식이어서 특히 그러하다. 흔히 일본인은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다고 한다. 무역전쟁으로까지 번질 수도 있는 이번 조치에 대한 아베 정부의 숨겨진 노림수를 함께 들여다 보자.

[① 국내정치용] 참의원 선거 보수우익세력 결집과 압승카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4일 참의원 선거가 고시된 가운데 후쿠시마(福島)현 후쿠시마시에서 첫 유세에 나서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4일 참의원 선거가 고시된 가운데 후쿠시마(福島)현 후쿠시마시에서 첫 유세에 나서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교도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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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2주 앞으로 다가온 참의원 선거에서 우익정치세력을 결집시켜서 자민당 압승을 노리는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6년을 집권한 아베 총리와 자민당에 대한 평가 성격이 더해지는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은 과반의석 확보를 목표로 한다. 일본 정치에서 상원에 해당하는 참의원의 과반의석을 점유하지 못하는 집권 내각은 존립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아베 총리는 '다가오는 선거의 가장 큰 의미는 정치안정 하에 새로운 시대로의 개혁을 가속할 것인지, 아니면 혼란의 시대로 되돌아 갈 것인지에 있다'고 공언한 바 있다.

새로운 시대로의 개혁은 무엇을 의미할까? 아베 내각 출범 당시 국정목표로 제시한 바 있는 평화헌법의 수정을 통해 전범국가에서 보통국가(군사적 자위권 확보)로의 지위 획득은 그의 숙원이다. 한편 현재 주력하는 판매세 인상 정책을 성공시키고, 그동안의 일본 외교력 상실을 만회하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아베 총리는 도시 젊은층에게는 지지율이 높지만, 연금개혁 공세 등으로 장·노년층에게는 지지율이 하락 중이다.

역사와 외교문제에서 보수적 정치의식을 가진 장·노년층 유권자의 표심을 회복하기에 한국과의 해묵은 갈등과 분쟁을 상기시키는 것만큼 효과적인 정치수단은 없을 것이다. 이를 증명하듯 자민당은 출마 후보자들에게 '선거 연설에서 수출규제 강화 조치를 언급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강제징용 배상판결 후 이미 8개월이 흐른 지금, 참의원 선거 개시일에 맞추어 한국을 겨냥해 보복 카드를 터트린 셈이니 그 시점이 절묘하다.

[② 역사청산용] 위안부-강제징용 문제의 우회적 해결책

한편 반세기를 넘게 끌어온 위안부·강제징용 사과 및 배상문제를 이번 참에 확실히 종결짓겠다는 계산도 엿볼 수 있다. 일본의 전쟁 책임과 피해 배상에 관해 한국 정부와 시민사회만큼 줄기차게 문제제기와 국제여론을 환기시키는 나라는 없다. 아베 총리 집권 기간 동안 2014년 미국 상·하의원 위안부 결의안 의결, 2015년 한일 정부간 위안부합의 사항에 대한 파기 여론, 2016년 일본정부에 대한 위안부 피해 배상 청구, 2018년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 배상 판결이 이슈화되어 왔다. 일본 정부는 이때마다 박정희 정권 시절이었던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책임과 배상의 모든 문제는 종결되었다는 주장만을 되풀이 해 왔다.

전범국가에서 보통국가로의 이행은 아베 총리의 숙원이며, 그 과정에서 위안부와 강제징용 문제는 아킬레스건과도 같다. 국제사회의 눈총을 받는 이 사안을 우회하여 경제 보복과 무역 분쟁을 통해 물타기, 시간끌기를 하려는 속셈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현재 단 24명 뿐이다. 아베 총리는 시간과 경제를 무기로 껄끄러운 과거사 문제에 대해 정면 돌파보다는 우회 전략을 선택하는 것이 득이 될 것이다. 일본 사회에서 우익세력의 목소리가 커질수록 무라카미 하루키와 같은 양심있는 지식인, 시민사회의 입지는 위축될 것이다.

[③ 경제압박용] 추락하는 아베노믹스의 출구 전략으로서 무역분쟁

처음에는 잃어버린 10년, 그리고 20년, 급기야 30년에까지 이르는 일본 경제의 장기 침체와 초저성장은 경제대국 일본의 자존심 추락을 넘어 지속가능한 생존의 문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G2국가로 성장한 중국에게 2위 자리를 내주고, 구매력 기준 1인당 GDP와 국내총생산(GDP)에서 일본을 바짝 추격하는 한국의 존재감은 지난 40여년 간 아시아 경제 패권을 유지해온 일본에게 위기의식을 고조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의 패권 우산 아래서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 그리고 제조업·기술산업의 수출전략, 달러약세에 따른 엔화강세로 미국을 제치고 경제대국 1위를 넘보던 일본은 1989년 경제버블로 기나긴 추락을 시작한다. 그리고 세계의 공장 중국과 반도체 기술산업의 다크호스 한국이 그 자리를 대체하게 되었다. 일본의 헤이세이(1989~2018년) 시대는 어둠의 시기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화웨이 봉쇄전략이 아베 총리에게 모티브를 제공했다. 한국의 반도체 기술산업에 타격을 줌으로써 미국과의 기술동맹 파트너십을 재구축하려는 시나리오를 검토했을 것이다. 자유무역질서를 흔드는 것 아니냐는 비난에 대한 면죄부는 이미 트럼프와 영국 브렉시트를 통해 확보했다.

특히 2013년 시작된 아베노믹스 경제 정책이 올해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1월에는 정부통계 조작 시비에 휘말렸다. 궁지에 몰린 아베노믹스의 출구 전략이 절실해졌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4월 세계무역기구(WTO) 소송에서 '한국의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가 정당하다'는 패소 판결을 접한 일본으로서는 한국에 대한 무역 보복을 '경제적 정당방위'의 명분으로 삼기에 좋은 구실이 될 수 있다. 일본이 자신이 누렸던 경제 강국의 지위를 위협하는 한국에 대해 무역 분쟁으로 해결하려는 '투키디데스의 함정(Thucydides's trap)' 전략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높다. 만약 2번째 보복 카드로 공언한 '화이트국가 리스트에서 한국 제외'를 일본이 실행한다면 한국경제 쐐기박기는 이제 분쟁을 넘어 경제·무역 전쟁으로 확전될 수 밖에 없다.

[④ 외교안보용] 한반도 프로세스에서 일본의 역할론 명분 쌓기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전 인텍스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식환영식에서 의장국인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 악수한 뒤 이동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28일 오전 인텍스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식환영식에서 의장국인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 악수한 뒤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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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열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만찬장에 전통적인 동아시아 패권국인 일본은 어떠한 형태로도 초대받지 못하였다. 남북정상, 북미정상회담의 연이은 개최로 세계의 이목과 관심이 한반도에 집중되었다. 급기야 지난 6월 문재인-김정은-트럼프 세 지도자가 역사적인 판문점 동시 회동을 성사시킨 자리에서도 일본은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공공연하게 일본 패싱, 아베 찬밥 이라는 뼈아픈 말들이 외교가에 나돌았다.

일본은 G20 정상회의 의장국이었지만 주요한 의제 중 하나였던 북핵문제와 관련해 어떠한 입장이나 성과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더군다나 판문점 남북미회동 이슈에 G20 회의는 존재감마저 묻혔다. 발빠르게 중국은 시진핑 주석이 6월 북한방문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하고 협조하겠다'며 숟가락이라도 얹었지만, 일본은 오히려 해묵은 일본인 납치문제 우선 해결만을 고집하며 어떠한 영향력도 행사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지난 7월 2일,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과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은 수출규제 강화조치에 대해 '안보를 목적으로 수출 관리를 적절히 실시하자는 관점에서 운용을 재검토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북한의 안보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에 기초하고 있으며, 결국 한반도 문제에 일본의 참여와 역할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타전하고 싶을 것이다. 아베 총리는 G20 과정에서 외교력 한계에 대한 국내 비판이 일자 '최후에는 내가 김 위원장과 마주보고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결의를 갖고 있다'며 일본역할론을 강조한 바 있다. '동아시아 안보 불안정'을 지렛대로 일본 개입을 위한 명분과 기회를 얻고자 함이다.

[⑤ 내정간섭용] 문재인 정부 흔들어서 친일정치세력으로 교체 준비

2012년 12월 아베 내각은 박근혜 정권과 함께 출범했다. 정권 초기에는 역사인식 문제를 두고 소소한 갈등이 있었으나, 양국은 북한에 대한 적대적 인식을 공유하며 비교적 우호적 외교관계를 유지하였다. 그 결과 중요한 2가지 사안에 대한 합의에 이른다. 우선 2015년에는 한일간 위안부 피해 배상 합의금 10억 엔을 일본 정부가 지급하고, 한국에는 화해치유재단을 설립함으로써 양국간 더 이상의 위안부 문제를 거론하지 않겠다는 합의다. 물론 위안부 피해 당사자와 시민사회의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다음으로 박근혜 정부가 탄핵 국면에 흔들리던 2016년 11월, 이명박 정부에서 시작한 '한일군사정보교류협정(GSOMIA)'을 최종 승인하기에 이른다. '고소미아'로 불리우는 이 협정을 통해 한미일 3국은 북한과 중국에 관한 군사기밀정보를 서로 긴밀하게 공유하고, 대응할 수 있는 안보동맹을 강화하고자 하였다. 이는 북한과 중국을 적대시하고, 자극함으로써 한국의 외교입지를 축소시키고, 한반도의 안보 불안정성을 가중시키는 촉매제가 되었다.

박근혜 정부와 대조적으로 문재인 정부 들어 한일 양국은 사사건건 충돌하였다. 2018년 10월 대법원 강제징용 배상판결, 11월 화해치유재단 해산조치, 12월 자위대 초계기의 위협비행, 2019년 3월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금지 승소 판결 등으로 일본 정부는 자주 불편함을 드러냈다. 과거사 문제, 군사안보 문제, 경제협력 등에서 일본과 궁합이 잘 맞았던 이명박, 박근혜 정부와 비교했을 때 문재인 정부는 매우 껄끄러운 외교 대상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한국의 정치분열과 경제혼란을 통해 문재인 정부를 흔들어 위기의식을 높이고, 이를 빌미로 한국의 총선과 대선으로 가는 여정에서 일본에 우호적인 정치세력으로의 교체를 꽤할 가능성이 높다. 아베 총리는 '공은 한국에 있으며, 국제사회의 국제법 상식에 따라 행동해 주기를 바란다'는 발언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을 정조준하여 자극하고 있으며, 한국 정부의 대응에 따라 복수의 대항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을 것이다.

누가 아베의 편에서 한 목소리를 내는가
 
 중소상인과 자영업자들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일본 경제 보복 조치에 항의하며 "일본 제품 판매 중지와 불매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이들은 “일본 정부가 과거 제국주의 일본의 침략전쟁에서 발생했던 위안부 및 강제 징용에 대한 일말의 반성이나 사과도 없이 대한민국 대법원의 배상판결에 대해 무역보복을 발동했다”라며 “우리는 일본 제품을 사지 않는 운동을 넘어 판매중단 운동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중소상인과 자영업자들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일본 경제 보복 조치에 항의하며 "일본 제품 판매 중지와 불매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이들은 “일본 정부가 과거 제국주의 일본의 침략전쟁에서 발생했던 위안부 및 강제 징용에 대한 일말의 반성이나 사과도 없이 대한민국 대법원의 배상판결에 대해 무역보복을 발동했다”라며 “우리는 일본 제품을 사지 않는 운동을 넘어 판매중단 운동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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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의 셈법과 노림수는 복합적이고 치밀하다. 마치 '복수는 나의 것'을 읊조리며 음흉한 미소를 흘리는 도발자 같다. 준비된 보복답게 아베 총리를 비롯해 일본 내각 각료와 자민당 우익 정치인들은 일제히, 그리고 한결같이 하나의 목소리로 과거사 문제에 대한 '한국의 부당성'을 비판하고, 안보와 국제법을 명분삼아 '일본의 정당성'을 떠들어 대고 있다.

그런데 한국에서도 일본 우익 정치인들과 닮은 모양새와 목소리가 들려온다. 7월 3일 나경원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연설에서 '감상적 민족주의에 젖어 감정외교, 갈등외교로 한일관계를 파탄냈다'며 문재인 정부를 성토했다. 같은 날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은 '위안부 합의를 뒤집어서 한일관계가 어려워졌다'며 일본의 보복조치가 역시 한국 정부로부터 비롯되었다고 비판했다. 정진석 의원 또한 '한국외교가 간경화에 걸린 지도 오래됐다'며 정부 책임론을 거들었다. 일본 정부의 보복성 파상 공세를 엄호하듯 자유한국당의 '한국 정부 책임론' 논조는 정확히 아베 총리를 비롯한 일본 우익 정치인들의 논조와 일치한다. 그들이 대변하고 지키고자 하는 국익과 국민이 누구인지 의심스럽지 않을 수 없다.

보이콧재팬, 깨어있는 시민의 목소리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시작된 보이콧재팬(일본제품불매운동) 캠페인이 순식간에 확산되고, 중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일본제품을 판매하지 않겠다'는 자발적인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일부 정치인들이 말 몇 마디로 감상적 민족주의, 감정외교를 탓하며 한국정부의 발목을 잡고 있을 때, 이름없는 시민들은 조용히 불편을 감수하고, 금전적 손해도 웃어 넘기며 민간 외교에서의 소박한 대응을 요령껏 해가는 모습이다. 먼 옛날 행주산성과 3.1만세운동에서 보았던 역사의 데자뷰는 여전히 유효한 듯 하다.

어쩌면 우리는 오랜 시간을 인내해야 할지도 모르는 싸움의 출발선에 놓여 있다. 일설에 의하면 일본 정부는 제한적 수출규제에 이은 포괄적 수출규제(화이트국가 제외), 그리고 100여개의 크고 작은 보복카드를 준비해 두었다고도 하니, 이번 참에 단단히 구긴 자존심을 세우고 제 몫을 챙기려는 심산인 듯도 같다. 정치사안을 통상분야(경제·무역)의 이해관계로 풀어나가려는 트럼프식 일탈적 해법을 아베 총리가 충성스럽게 벤치마킹 한다는 국제사회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한번 빼어든 칼을 쉽게 거두지는 못할 것이다. 한국정부도 WTO제소를 비롯해서 수입다변화, 핵심소재 국산화 조치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

서두르기보다는 긴 호흡을 가지고 문명국가다운 상식적이고 정의로운 대응과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 바다에 빠진 김에 조개 줍는다는 속담처럼, 이번 기회에 일본에 편중된 무역과 경제 체질을 개선하고 글로벌 경제외교력을 넓히고 기술혁신과 경제동맹을 다변화하는 좋은 계기로 삼는 것도 좋을 법 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과 국익을 위하는 길에 지혜와 마음을 모으는 일일 것이다. 부디 아베의 음흉한 노림수에 부화뇌동하는 매판매국적인 정치세력이 준동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작은 전투에서 지더라도 전쟁에서 이기는 자가 지혜롭다.
 

덧붙이는 글 | 필자는 미래당(우리미래)에서 활동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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