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남자들이 즐기는 취미 중 하나가 아마 낚시일 것이다. 그와 동시에 '여자들이 싫어하는 남자 취미' 1위를 차지하기도 한 바 있는 낚시. 내 남자친구도 낚시를 좋아하고 즐긴다. 나는 남자친구를 만나기 전까지 한 번도 낚시를 해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지금은 주말이면 내가 먼저 낚시를 가자고 한다.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는 낚시의 매력에 대해 설명해보고자 한다.

첫 손맛을 보다, 신항만 방파제

사실 첫 낚시는 낚시카페에서 경험했다. 그런데 그 날 한 마리도 못 잡은 게 아닌가. 그래서 낚시에 대한 첫인상이 좋지 않았다. 가만히 한참 기다려야 하는 걸 뭐가 재밌다고 하는 거지?

그 뒤로 한동안은 낚시를 가기 싫었다. 그런 나를 남자친구는 신항만으로 데려갔다. 방파제까지 가는 배편을 2인 끊고, 낚싯대와 아이스박스 등 짐을 한 가득 가지고 방파제 위로 올랐다. 밑밥과 새우미끼도 다 준비되었다. 짐을 풀고 시작한 고등어 낚시.

처음엔 작은 정어리들만 걸려 살짝 기운이 빠졌다. 물 밑으로 분명 커다란 고등어들이 보이는데, 왜 내 바늘은 안 물까. 야속하다. 낚싯대를 손에서 놨다. 잡고 하염없이 기다리기 지친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파바박' 흔들리는 낚싯대. 힘껏 줄을 감기 시작했다. 고등어라는 느낌이 왔다. 물 위로 모습을 드러낸 내 첫 고등어! 이 뒤로도 남자친구와 둘이 합해서 6~7마리 정도 잡았는데, 이 놈이 제일 컸다. 고마워, 낚시의 재미를 느끼게 해줘서!
 
첫 손맛을 느끼게 해 준 고등어
 첫 손맛을 느끼게 해 준 고등어
ⓒ 한가람

관련사진보기


육지와는 또 다른 매력, 선상 낚시

지난 5월 초쯤 선상 낚시를 해보자고 제안한 남자친구. 평일 오전 9시 배였는데도, 사람들이 꽤 있었다. 선장님의 주의사항 안내를 듣고선 배가 출발했다.

20~30분 정도 지나자 조금씩 속이 울렁거리기 시작했다. 배멀미를 하는 건가. 약도 따로 안 챙겨왔는데 걱정이 됐다. 그러나 일단 돈을 내고 탔으니 낚시를 해야 하지 않는가. 오늘은 도다리가 나온다고 한다. 심기일전해 다시 추를 물 속으로 내려보냈다.

시간이 지나자 배에서 한 둘씩 "잡았다!" 소리가 들려온다. 그럴 때마다 선장님께서 마이크로 친절하게 방송도 해주신다. '저쪽은 남자보다 여자가 더 잘 잡네.', '아이고, 상상 입질이네.' 등 유머러스한 선장님 방송을 듣는 재미도 쏠쏠하다.
 
선상낚시 당시 잡은 도다리
 선상낚시 당시 잡은 도다리
ⓒ 한가람

관련사진보기


가장 대중적인 원투 낚시

경북 포항이라는 지역 특성 상 주말에 바닷가에 가면 낚시를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남자친구 말로는, 낚시 다니는 사람들끼리는 서로 낚시 포인트도 활발히 공유한다고 한다. 언제 어디서 뭐가 나왔다더라 이런 식으로 말이다.

남자친구가 가장 즐겨하는 건 원투 낚시다. 항상 낚싯대 두 대는 차 안에 구비되어 있는데, 이걸 들고 언제 어디서든 낚싯대를 펴놓는다. 사실 아직 원투 낚시의 매력은 잘 모르겠다.

이유는 캐스팅 후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하는 낚시이기 때문이다. 하염없이 초릿대만 보고 있다 보면 재미는 사라지고, 지루함만 생긴다. 그래도 이때까지 성대, 장어 등 다양한 물고기들을 낚는 걸 직접 봤다. 원투낚시 나름의 매력이 있다고 하니, 꾸준히 다녀보려고 한다.
 
여유로운 원투낚시
 여유로운 원투낚시
ⓒ 한가람

관련사진보기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구멍치기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낚시가 바로 '구멍치기'다. 방파제 사이사이 구멍을 찾아다니며 낚싯대를 내리면 된다. 구멍치기로 뽈락을 낚아봤는데, 비교적 가벼운 낚싯대로 해보니 손맛이 잘 느껴져서 좋았다.

이 구멍치기 때문에 방파제를 여기저기로 옮겨다닐 때면 수영도 못하는 내가 위험할 수 있다고, 남자친구가 구명조끼도 선물해줬다. 고기를 잘 못 잡는 나를 위해 고기 집게 외 낚시도구도 풀세트로 함께 말이다.

이 외에도 이때까지 배운 배스 낚시 등 다양한 것들이 있는데, 사실 아직도 모르는 부분이 많다. 처음엔 '혼무시'가 뭔지도 몰랐었지만, 지금은 더 다양한 낚시를 해보고 싶고 즐기게 되었다.

함께 낚시를 즐기는 커플들은 많이 없을 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낚시도 충분히 재밌고, 즐길 수 있는 활동이며 편견을 가지고 바라보지 않았으면 한다. 이번 주말, 가까운 바다나 강으로 낚시포인트를 찾아 출발해보는 건 어떨까?

태그:#낚시, #낚시포인트, #낚시하는여자, #커플낚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