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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충곤 군수의 사과 이후 지난 3일 화순군청 앞에서 진행된 공공연합의 화순군 규탄대회
 구충곤 군수의 사과 이후 지난 3일 화순군청 앞에서 진행된 공공연합의 화순군 규탄대회
ⓒ 박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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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화순군 산림 비리 관련 검찰의 칼끝이 구충곤 화순군수를 향하면서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역대 군수들이 각종 비리로 줄줄이 중도 하차하면서 재보궐 선거를 치렀던 역사가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군수 비서실장과 군청 총무과장 등 6명이 구속되면서 지역사회의 공분이 확산되고 있지만 화순군 공무원들은 '전달만 했을 뿐이지 않냐'며 총무과장 구명운동을 펼쳐 빈축을 사고 있다. 게다가 면허취소 수준의 음주운전으로 해임된 공무원에 대한 구명운동까지 병행하면서 지역사회가 혀를 차고 있다.

승진청탁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인사를 제외하고 지난 5월 중순부터 6월 말까지 화순군 산림 비리와 관련해 구속된 인사는 군수 비서실장, 군청 총무과장, 전·현직 화순지역 신문기자 2명, 산림공사업자, 산림조합장 등 6명이다.

이들은 화순군이 수의계약으로 발주한 관급공사와 관련해 거액의 돈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외에도 산림사업부서 간부직원을 비롯한 서너 명이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군청 안팎에서는 '누구누구가 얼마를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는 등 구체적인 내용도 회자되고 있다.

특히 비서실장과 총무과장의 구속은 산림 비리의 정점에 구충곤 군수가 있을 것이라는 의심으로 이어졌다. 구속된 총무과장이 '업자에게 받은 돈을 군수 비서실장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는 구충곤 군수에 대한 의심이 더욱 커졌다.

검찰의 칼끝은 사실상 구충곤 군수를 향하고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검찰이 돈의 흐름을 추적하며 구충곤 군수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는 말이 확산되고 있다. '검찰이 군수 비선 실세인 A씨의 사무실과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구충곤 군수의 휴대전화를 압수했다'는 풍문도 사실처럼 지역사회에 퍼졌다.

산림 비리와 관련 구충곤 군수가 공개사과 했지만 진정성을 의심하는 이들도 많다. 지난 1일 화순군은 보도자료를 통해 "구 군수가 정례조회에서 '그동안 많이 자책하고 반성했다'며 회한의 눈물을 흘리며 공개사과 했다"고 밝혔다.

공공개혁시민연합 "군수 사과에 진정성 없고 제대로 된 사과 아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군수가 자책하고 반성하고 있던 기간에 화순군청 공무원들은 구속된 총무과장의 선처를 호소하는 구명운동을 펼치고 있었다. 구명운동을 위한 서명용지는 지난달 말경부터 군청 실과소와 읍면 등에 전달됐고 상당수 공무원이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사회에서 업무처리 과정에서 의도치 않은 실수로 처벌을 받게 되는 경우 동료 공무원들이 구명운동을 펼치는 일은 있지만 이번의 경우는 사회적으로 비난의 대상이 되는 공직자의 뇌물수수 행위여서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상당하다.

구명운동이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화순군공무원노조와 총무과장의 소속 부서를 지목했지만 이들은 모두 부인했다.

구충곤 군수의 보도자료를 통한 눈물의 공개사과 이후 군청 내부에서 구속된 공무원을 위한 구명운동 사실이 알려지자 주민들은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올해 초 면허취소 수준의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해임' 당한 8급 공무원에 대한 구명운동이 함께 이뤄진 사실은 주민들의 분노에 불을 지폈다.

특히 시민사회단체인 공공개혁시민연합 화순지부(이하 공공연합)는 지난 3일 화순군청 앞에서 '화순군청 적폐청산 비리척결 시민사회단체 규탄대회'를 열고 "구충곤 군수의 사과에는 진정성도 없고 제대로 된 사과도 아니다"며 구 군수의 재사과를 요구했다.

"군수의 사과는 무엇을 잘못했는지에 대한 고백이나 잘못에 대한 인정이 없고, 처벌의지나 재발방지 약속도 없기에 기만적일 뿐만 아니라 악화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구충곤 군수가 자신들의 측근들을 보호하기 위해 증거를 조작하거나 사실을 은폐시키려 한다면 엄중한 법적, 정치적 책임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화순자치뉴스에도 실립니다.


태그:#화순, #구충곤, #산림비리, #뇌물수수, #공무원구명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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