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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리얼미터,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추이. 전체 응답층 대상 조사에서 2018년 11월 11.7%를 기록했던 박원순 서울시장은 12월 8.0%, 2018년 1월 7.2%, 2월 6.4%, 3월 5.9%, 4월 5.2%, 5월 4.7%로 계속 하락하다가 6월 5.3%로 소폭 반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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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일로 박원순 서울시장이 3선 임기를 시작한 지 정확히 1년이 됐다. '3선 서울시장'은 더 이상 연임이 불가능하면서도 더 높은 자리(대통령)로 갈 수 있는 길목으로 여겨진다. 정치를 좀 아는 사람들에게 '박원순 대망론'은 상수이고, 박 시장 자신도 이 부분에 관해서는 '무언의 응답'을 해왔다.

그런 면에서 3선 시장으로서의 첫 임기 1년은 대선의 시동을 거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오마이뉴스>는 박 시장의 지난 1년을 여론조사의 등락을 통해 짚어봤다.

여론조사 수치는 리얼미터가 지난해 8월부터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정례조사를 근거로 했다. 같은 해 11월부터는 <오마이뉴스> 의뢰로 이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표본오차와 응답률 등 조사의 세부사항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오마이뉴스> 여론조사를 쭉 지켜본 독자들은 차기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범여권은 이낙연 국무총리, 야권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라는 양강 구도가 형성돼온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리얼미터 첫 정례조사에서는 박원순 시장이 1위였다는 점을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2018년 8월 여론조사(8.27~8.31 실시)에서 범여권 지지층은 박 시장(15.8%)과 이 총리(15.3%), 정의당 심상정 의원(13.2%), 김경수 경남지사(12.8%) 등을 고르게 지지했다. 지방선거 경선 단계부터 각종 의혹에 휘말렸던 이재명 경기지사(7.8%)는 크게 힘을 쓰지 못했다.

박 시장에게 치명상 입힌 두 가지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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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순 서울시장이 2018년 7월 22일 오후 강북구 삼양동의 2층 옥탑방에서 강북 "한 달살이"를시작하며 책을 펼쳐보고 있다. 오른쪽은 부인 강난희씨.
ⓒ 사진공동취재단	관련사진보기

 
3선 시장 임기를 시작한 두 달 동안 박 시장에게는 '옥탑방 한달살이'라는 호재와 '여의도 통개발 발언 파문'이라는 악재가 동시에 발생했다. '한여름의 쇼'라는 비아냥이 있었지만, 한달살이 뒤 '서울 강남·북 균형 발전'이라는 청사진을 내놓은 것에 대해 호평도 적지 않았다. 박 시장 측은 "2017년 대선을 중도 포기한 뒷바닥부터 내려가서 다시 다지자는 심정에서 기획됐다, 여름 휴가철에도 이슈를 만들어낸 점에서 '역시 박원순'이라는 평가도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15.8%를 찍었던 박 시장의 지지율은 가을바람이 불면서 시나브로 빠지기 시작했다.

9월(9.27~9.28)에는 13.7%, 10월(10.29~11.02)에는 10.5%, 11월(11.26~11.30) 11.7%, 12월(12.24~12.28) 10.7%로 횡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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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위원장과 악수하는 박원순 시장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9월 19일 평양 옥류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을 마친 후 박원순 서울시장과 악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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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순 서울시장이 2018년 12월 25일 오후 서울크리스마스마켓에서 제로페이로 기부 선물을 구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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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간 박 시장은 남북정상회담의 특별수행원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존재감을 과시했고, 친환경 무상급식 확대실시(11.21)와 제로페이 시범서비스 실시(12.20) 등으로 '박원순표 정책' 행보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서울시 정무라인의 관계자는 "박 시장에게 치명상을 입힌 두 가지 사건이 있었다"고 회고한다. 하나는 7월 10일 '여의도 통개발' 발언으로 촉발된 서울 부동산값 폭등 책임론, 또 하나는 10월 16일 국정감사 와중에 터진 서울교통공사 채용 비리 의혹이다.

서울교통공사 의혹의 경우 국회 국정조사 대상으로 논의되다가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교체되자 흐지부지된 상태. 이 관계자는 "두 가지 사건이 중도층이 박 시장에게 등을 돌리게 한 결정적 계기였다. 박 시장에게 '집값 올리고, 민주노총 편에 선 편협한 사람'이라는 낙인을 찍었다"고 말했다.

2019년 들어서는 '두 자릿수' 지지율이 무너졌다.

1월 2일 서울시청 시무식에서 '문재인 대통령 헌정곡'을 사용했다가 박 시장이 1주일 만에 사과한 사건은 '해프닝'으로 봐줄 만하다. 1월에는 을지면옥 철거를 중단시킨 '세운 재개발 번복' 논란(1.16), 광화문광장 재구조화를 둘러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의 설전(1.24~1.25), 2월에는 KBS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 출연했다가 '꼰대 이미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2.05~2.06).

후자의 경우 모처럼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부하 직원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는 상사의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도와 달리 과도한 연출이 부정적인 이미지를 덮어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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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순 서울시장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 중 한 장면.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방송을 언급하며 "더 좋은 시장이 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 박원순 서울시장 유튜브	관련사진보기

박 시장의 지지율이 조금씩 빠지는 것과 대조적으로, 다른 경쟁주자들이 악재에는 큰 타격을 받지 않고 호재에는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후계자'로 여겨지는 김경수 경남지사는 드루킹 사건 1심 유죄로 구속되는 악재 속에도 지지율이 폭락하지 않고 박 시장과 비슷한 6~7%를 유지하고 있다. 검찰 기소로 정치생명이 위태로운 지경에 몰렸던 이재명 지사는 재판 기간에도 9~10% 지지율을 유지하다가 1심에서 무죄를 받아내자 13%대 지지율로 이낙연 총리의 자리를 위협하는 위치에 올랐다.

그 사이 박 시장 지지율은 1월 9.4%, 2월 7.0%, 3월 7.3%, 4월 6.2%, 5월 6.8%, 6월 7.0%로 완만한 하락세를 보였다.

서울시를 3년 가까이 출입했던 한 일간지 기자는 "박 시장에 대한 기사를 쓰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박 시장이 하는 일을 알기쉽게 설명할 단어를 찾는 것이었다, 그만큼 박 시장이 하는 일이 새롭고 어려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마을공동체, 혁신파크, 제로페이, 시민숙의예산제(서울민주주의위원회) 등등 박 시장의 이상을 담은 프로젝트들이 최근 들어 벽에 부딪히거나 답보 상태에 머문 것을 이르는 말이다. 서울시 핵심 관계자는 "하나의 성공사례를 만들어내면 시민 대상의 스토리텔링이 그만큼 쉬워질 텐데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사업들"이라고 평가했다.

박 시장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겨냥해 날선 발언을 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억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관람하는 등의 행보로 지지층에 구애했지만, 지지율을 반등시키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언론 노출 줄이고 시대정신 찾아 공부해야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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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순 서울시장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6월 3일오후 서울 시청에서 서울시 산하 서울연구원과 민주당 산하 민주연구원의 공동연구협약에 앞서 만나 인사를 하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3선 임기 1년을 앞둔 6월에는 세 가지 악재('서울민주주의위원회' 조례안 부결, 영등포구 적수 사태, 광화문광장 우리공화당 천막 철거 논란)가 동시에 터졌지만 7월 들어 수습 국면에 접어들었다.

시민 건강과 직결되는 '붉은 수돗물' 문제는 노후 상수도관을 조기에 바꾸는 것으로 일단락 됐고, 시의회에서 부결된 조례안은 시의회 지도부와 긴밀한 협의 끝에 임시회에서 수정 처리했다. 광화문광장 천막을 놓고는 우리공화당과 철거와 재설치를 거듭하는 공방을 거듭한 끝에 광장에 대형화분을 놓는 '원천봉쇄'로 급한 불을 끈 상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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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애국당 천막농성장 강제철거 6월 25일 오전 광화문광장에 47일 동안 불법설치된 대한애국당(현 우리공화당) 농성천막을 서울시 관계자 500여 명과 용역업체 직원 400여 명이 행정대집행(강제철거)을 했다. 대한애국당은 지난 5월 10일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시위 도중 발생한 사망자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광화문광장에 기습적으로 천막을 설치해 농성을 벌여왔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박 시장의 지지율은 반등할 수 있을까? 박 시장의 핵심참모들은 "지난 1년이 실망스러웠던 것은 사실이지만, 객관적인 조건까지 나쁜 것은 아니다"라고 입을 모은다.

정무라인의 또다른 관계자는 "박 시장보다 지지율이 높은 이낙연 총리와 이재명 지사 모두 대선이 가까울수록 확장성 문제에 직면하겠지만, 박 시장은 정반대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3년 뒤 대선국면에서 박 시장이 2011년 첫 등장 때와 같은 새로움을 보여줄 수 있느냐의 여부"라고 말했다.

중국 삼국지의 등장인물을 우리 정치인들에 빗대어 쓴 '삼국지 인물전'을 쓴 김재욱 작가(고려대 한자한문연구소 연구교수)는 이 책에서 박 시장을 혹평한 바 있다. 김 작가는 "책에 쓴 내용과 크게 상황이 달라진 게 없다"고 상황을 진단했다.

"박 시장은 현재 가장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도 그걸 이용할 줄 모르는 것 같다. 사람들은 이미 '박원순=서울시장'은 다 안다. 이런 상태에서 자신을 내세워봐야 좋을 게 없다. 박 시장의 최근 행보를 보면 소소한 일에서부터 큰일에 이르기까지 모두 관여를 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이미지 소비가 이미 많이 되었다는 것을 읽어야 한다. 신비감이 없으니 기대하는 마음도 같이 사라진 거다. 이제는 언론에 노출되는 일정을 최대한 줄이고, 그 시간에 자신이 말한 것처럼 '경청'하는 태도를 가다듬고, 멀어진 주변 사람들을 챙기면서 3년 뒤에 보여줄 시대정신을 찾아 공부해야할 때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