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한 켠 과일 코너에 빨간 속살을 드러낸 수박 모양 풍선이 눈에 띈다. '통통통' 두드렸을 때 장구 소리가 나고, 청록색과 검은 줄무늬가 선명하고, 꼭지가 꼬부라진 맛난 수박을 고르라는 안내문도 보인다.
무더위엔 시원한 수박이 제격이다 싶어 '통통통' 맑은 소리를 내는 수박 한 통을 골랐다. 카트 가득 장거리를 채우다 우연히 반쪽 수박과 조각 수박을 보게 됐다. 빨간 속을 드러낸 채 플라스틱 포장되어 있는 모습이었다.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로 인해 지난해 8월부터 카페 내 일회용 컵 사용을 규제하고, 올해 4월부터는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전국 대규모 점포와 165제곱미터 이상 슈퍼마켓에서 1회용 비닐봉투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대형마트에선 비닐봉투를, 카페에선 일회용 플라스틱컵과 빨대를 줄인다고 애쓰는데 정작 불필요한 이중포장이나 과대포장은 여전한 거 같다.
모든 것이 지나치게 넘치는 '과잉'의 시대가 아닌가 싶어 씁쓸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