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긴 LG 트윈스의 정우영

지난 11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긴 LG 트윈스의 정우영 ⓒ LG 트윈스


 
LG 트윈스의 고졸 신인 정우영은 데뷔 첫 시즌부터 불펜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시즌 중반까지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는 등 승리 공식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6월 중순 들어 주춤하다. 최근 다섯 경기 중 네 경기에서 실점을 기록했고, 그중 두 차례는 리드를 빼앗기는 실점이 됐다.

2년 먼저 프로에 입단한 삼성 라이온즈의 최지광 역시 올 시즌 필승조로 성장했다. 강력한 구위를 뽐내며 계투부터 마무리까지 종횡무진 활약해왔지만, 조금씩 힘에 부쳐 보인다. 6월 평균자책점이 5.87, 이닝당 출루 허용률은 2.48로 높다.

둘의 공통점은 혹사 논란이 불거진 선수라는 것이다. 풀타임 1군 선수로서 첫 시즌을 맞이한 이들은 우려스러운 등판 일지를 기록하고 있다. 정우영은 구원투수 중 가장 많은 46이닝에 나섰으며, 이는 시즌 90이닝 페이스다. 1.1이닝 이상 소화도 전체 등판 중 절반에 가까운 16차례에 이른다. 경제적인 투구를 하는 선수일지라도 무리가 될 수 있는 스케줄이다.

최지광은 38이닝 동안 679개의 투구수를 기록했다. 이는 구원투수 중 최다이며, 이닝당 투구수가 위험 수준에 올랐음을 의미한다. 특히 6월에는 경기당 평균 투구수가 25개에 이른다. 4일간 등판한 세 경기에서 총 102구를 던지기도 했다. 최근 겪고 있는 부진이 이와 무관하지는 않아 보인다.

 
 올 시즌 구원투수 중 가장 많은 투구수인 679구를 던지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의 최지광

올 시즌 구원투수 중 가장 많은 투구수인 679구를 던지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의 최지광 ⓒ 삼성 라이온즈


 
물론 두 선수의 부침을 혹사 때문인 것으로 단정할 순 없다. 시즌이 반환점을 돌며 상대에게 어느 정도 분석이 되기도 했을 것이다. 경험이 적은 만큼 심리적으로 위축됐을 것이라는 추측도 가능하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빡빡한 스케줄을 결코 가볍게 넘길 수도 없다. 날이 더워지는 시점에서, 무리한 등판 이력이 체력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 풀 시즌 소화가 낯선 선수들에겐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는 문제다.

무엇보다도, 혹사 논란이 일었던 영건들이 다음 시즌 무너진 많은 사례들이 그 위험성을 증명한다. 올해도 예외는 없었다. 지난해 불펜 최다인 85이닝과 아시안게임 일정을 소화한 삼성 최충연은 어려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평균자책점 8.46을 기록하는 등 지난해와 현저히 다르다. 이닝 소화 2위였던 KIA 김윤동은 장기부상으로 시즌 내 복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핵심 전력일지라도 이제 막 1군에 정착한 어린 선수들이다. 팀의 현재이자 미래인 만큼 철저한 관리는 꼭 수반되어야 한다. 선수를 생각해서, 또 장기적으로 팀을 위해서도 필요한 조치다. 두 선수가 성장통을 겪는 중인지, 위험 신호를 보내는지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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