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대표팀 2019 VNL 경기 모습... 맨 왼쪽(14번)이 세터 보워시

폴란드 대표팀 2019 VNL 경기 모습... 맨 왼쪽(14번)이 세터 보워시 ⓒ 국제배구연맹

 
매년 강등 위기를 안고 있는 '도전 팀'이 결선 라운드 진출까지 노리고 있다. 여자배구 폴란드 대표팀 이야기다.

폴란드는 '2019 발리볼 네이션스 리그(VNL)' 대회에서 일본, 도미니카와 6강 결선 라운드 진출을 놓고 막판까지 치열한 싸움을 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들의 격전장이 대한민국 충남 보령시로 결정됐다. 이들은 18일부터 20일까지 보령종합체육관에서 열리는 VNL 5주 차 대회에서 서로 맞대결을 한다.

VNL 결선 라운드는 주최국인 중국, 그리고 중국을 제외한 예선 라운드 상위 5개국까지 총 6개 팀이 진출한다. 여자배구 결선 라운드는 7월 3일부터 7일까지 중국 난징에서 열린다.

4주 차 대회까지 마친 결과, 6위 일본과 7위 폴란드가 7승 5패(승점 21점)로 동률 상태다. 일본이 세트 득실률에서 앞서 6위에 올라 있다. 9위 도미니카도 6승 6패(승점 15점)로 바짝 뒤쫓고 있다.

한국 대회 결과에 따라 6강 진출의 '마지막 팀'이 가려질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모든 경기가 빅매치가 됐다. 특히 18일 오후 1시 30분(아래 한국시간) 일본-폴란드 경기가 6강 진출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가장 빛난 '도전 팀'... 6강 결선 문턱 '급성장'
 
 폴란드 대표팀, 2019 VNL 경기 모습... 맨 왼쪽이 스마제크(191cm)

폴란드 대표팀, 2019 VNL 경기 모습... 맨 왼쪽이 스마제크(191cm) ⓒ 국제배구연맹

 
폴란드의 성장세는 놀랍다. 지난해 VNL에서도 16개 참가국 중 8위(8승7패)를 기록했다. 올해는 6강 결선 라운드 진출을 노리고 있다.

폴란드 여자배구는 세계랭킹이 26위로 VNL 참가국 중 가장 낮다. 그리고 '도전 팀'에 속해 있다.

국제배구연맹(FIVB)은 VNL 16개 참가국을 핵심(core) 팀과 도전(challenger) 팀으로 구분해서 운영한다. 해당 국가의 수준(세계랭킹)과 배구 인기도 등 상업적인 측면을 감안해서 정했다.

2019 VNL에서 도전 팀은 남자배구는 캐나다, 불가리아, 호주, 포르투갈이다. 여자배구는 도미니카, 벨기에, 폴란드, 불가리아다.

핵심 팀과 도전 팀은 큰 차이가 있다. 핵심 팀 12개국은 매년 최하위를 하더라도 2024년 VNL까지 참가가 보장된다. 그러나 도전 팀 4개국은 매년 강등의 위기를 이겨내야 한다.

도전 팀 중에서 순위가 가장 낮은 국가는 그해 챌린저컵 우승 국가와 별도로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그 승패에 따라 다음 년도 네이션스 리그 잔류 또는 강등이 결정된다. 한 번 강등이 되면 다시 VNL로 승격하기가 매우 어렵다.

한국 여자배구는 핵심 팀이다. 반면 한국 남자배구는 지난해 도전 팀이었다. 안타깝게도 2018 VNL에서 최하위(1승14패)를 기록하면서 강등되고 말았다. 때문에 올해 VNL에서 한국 남자배구를 볼 수 없다. 다시 VNL에 참가하려면, 챌린저컵 대회에 출전해서 우승을 해야 한다.

포지션별 '장신화-실력 균형'

폴란드 여자배구가 세계적 강팀으로 성장하고 있는 이유는 장신화와 함께 포지션별로 기량이 고르게 향상됐기 때문이다.

폴란드 대표팀의 1군 주전 멤버를 포지션별로 살펴보면, 라이트 스마제크(23세·191cm)가 주 공격수다. 스마제크는 2019 VNL 4주 차 대회까지 득점 부문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는 브라예린 마르티네스(도미니카)다. 스마제크는 지난 시즌 세계 정상급인 이탈리아 리그의 베르가모 팀에서 좋은 활약을 했다. 보치에크(23세·185cm)는 라이트 백업 멤버다.

레프트는 스티시아크(19세·198cm)와 그라이베르(24세·180cm)가 주전 멤버다. 스티시아크는 2000년생으로 폴란드 대표팀에서 '최연소-최장신' 선수다. 또 다른 레프트 멩지크(27세·183cm), 루잔스키(22세·185cm)도 자주 출전하고 있다.

센터는 4명이 경쟁 중이다. 콩콜레프스카(25세·197cm)와 에피미엔코(30세·197cm)가 원래 주전이었다. 최근에는 비트코프스카(28세·191cm), 알라기에르스카(23세·190cm)의 출전이 부쩍 늘었다. 주전 센터 4명이 모두 190cm~197cm에 달하는 초장신이다.

세터는 보워시(29세·181cm)가 버티고 있다. 보워시는 세계 최정상급 클럽인 이모코의 주전 세터다. 이모코는 지난 시즌 이탈리아 리그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 이탈리아 슈퍼컵 우승으로 2관왕을 달성했다. 2018-2019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VNL에서는 보워시에게 휴식을 주는 경우가 많았다. 대신 플레시니에로비치(27세·176cm), 노비츠카(21세·176cm)가 주전 세터로 나서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 리베로는 스텐젤(21세·168cm)이 맡는다.

한국-폴란드 경기, 러시아전 '승리 대책'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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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국

 
한국과 폴란드는 보령 대회 마지막 날인 20일 오후 5시에 맞대결을 펼친다. 한국은 어려운 승부가 예상된다. 폴란드는 1군 주전 멤버가 모두 출전한 반면, 한국은 양효진, 박정아, 이재영, 이소영, 김해란 등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빠진 상태다.

시차 적응 문제도 한국 대표팀이 불리하다. 폴란드는 지난주 한국과 1시간 차이밖에 나지 않은 중국에서 경기를 했다. 그리고 지난 14일 보령 대회 4팀 중 가장 먼저 한국에 들어왔다. 반면 한국은 지난주 이탈리아에서 경기를 했고 15일 입국했다.

그러나 김연경을 비롯 대표팀 선수들이 국내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에 힙입어 선전을 펼친다면, 의외의 결과도 나올 수 있다. 또한 한국 대표팀에 승패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도 있다. 폴란드 대표팀의 포지션별 신체 조건과 스타일이 러시아와 비슷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폴란드는 한국에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 한국 대표팀으로서는 8월 올림픽 세계예선전에서 러시아를 어떻게 상대할 것인지 모색하는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VNL 5주 차 한국 대회는 충남 보령종합체육관에서 매일 2경기가 열린다. 한국은 18일 도미니카, 19일 일본, 20일 폴란드와 차례로 경기를 한다. 국내 스포츠 전문 채널 SBS Sports는 5주 차 한국 대회의 모든 경기를 생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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