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벤투스가 16일(한국 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마우리시오 사리 감독이 감독으로 부임한 것을 알렸다. 그러면서 세리에A 우승 경쟁에 특이한 점이 발견됐다.

다음 시즌 세리에A 우승후보로 강력하게 지목되는 세 팀의 감독이 모두 전직 첼시 감독들이라는 점이다. 나폴리의 카를로 안첼로티, 인테르의 안토니오 콘테, 그리고 유벤투스의 마우리시오 사리까지. 이들의 경쟁 구도로 인해 2019-2020 세리에A에서는 상당히 재밌는 그림이 펼쳐질 듯하다.
 
우승 청부사, 나폴리의 안첼로티
 
첼시 감독으로 부임했던 순서대로 이야기해보자면, 2009년 첼시는 당시 AC밀란을 이끌고 챔피언스리그 우승 등 대단한 성적을 이끌어낸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을 감독직으로 임명했다.

안첼로티는 발락, 드록바, 램파드 등과 함께 2009-2010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과 FA컵 우승을 달성하며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냈으나 다음 시즌 무관에 그치자 첼시는 안첼로티 감독을 바로 경질시키는 충격적인 선택을 했다.
  
 독일리그 축구팀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과 안첼로티 감독

바이에른 뮌헨 소속 당시 안첼로티 감독의 모습(자료사진) ⓒ EPA/연합뉴스

 
안첼로티는 이후 파리 생제르맹, 레알 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을 거쳐 사리 감독의 후임으로 나폴리에 오게 되었다. 사리 감독의 색채가 강력하게 묻어있는 나폴리를 안첼로티 감독은 자신의 스타일을 융합시켜 적용했고, 나폴리는 2018-2019 시즌 준우승을 차지했다. 유벤투스와 승점 차이가 났고, 유럽 대항전 성적이 아쉬웠지만 안첼로티가 첫 시즌에 전임 감독의 색채를 지워내고 자신의 색깔을 완전히 입힌 것은 대단히 훌륭했다.
 
이러한 점을 들어 안첼로티의 나폴리를 다음 시즌 유벤투스를 저지할 강력한 대항마로 보고 있다. 파비앙 루이즈, 밀리크, 인시녜, 메르텐스 등 여러 선수들의 장점을 최대치로 끌어내는 안첼로티 감독의 능력을 기대하는 나폴리이다.
 
인테르로 복귀한 수비 축구의 대가, 콘테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유벤투스 감독직을 수행, 4연속 리그 우승을 기록하며 유벤투스의 부활을 만들어냈다. 이후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까지 역임한 안토니오 콘테는 2016년 첼시 감독직에 부임했다. 콘테는 프리미어리그에 3백 전술을 선보이면서, 충격을 줬고 프리미어리그의 3백 유행을 선도했다. 데뷔 시즌인 2016-2017 시즌 첼시를 리그 우승을 시킨 콘테는 장기적인 첼시 감독직을 수행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다음 시즌 디에고 코스타와의 갈등이 촉발되었고 곳곳에서 콘테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가 나오면서 팀이 흔들렸고, 빅클럽 라이벌들과의 경기에서 허무하게 패하면서 챔피언스리그 진출권과 멀어졌다. FA컵 우승을 차지하긴 했지만 최종 5위를 기록한 콘테 감독은 결국 시즌이 끝나고 첼시와 작별을 하게 되었다. 1년을 쉰 콘테 감독은 2019-2020 시즌부터 스팔레티 감독의 후임으로 인테르의 부임하게 되었다.
  
'첼시' 새 사령탑 지난 7월 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첼시 FC의 새 사령탑을 맡은,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첼시 유니폼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지난 2016년 프리미어리그(EPL) 첼시 FC의 새 사령탑을 맡을 당시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모습(자료사진) ⓒ 연합뉴스/EPA

 
인테르 소속 선수들은 콘테 감독의 수비적인 전술을 잘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란다, 슈크리니아르, 데브리 같은 수비진들부터 베치노, 브로조비치, 나잉골란 같은 미드필더 자원들까지 수비에는 일가견이 있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콘테 감독과 좋은 궁합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여름 영입 시장에서 공격 자원들만 더 보강한다면 인테르의 부활을 콘테가 이끌 수도 있을 것이다.
 
새롭게 펼쳐질 사리볼, 유벤투스에 부임한 사리
 
마우리시오 사리 감독은 나폴리에서 '사리볼'이라는 전술로 세리에를 뒤집어놓으며 유럽에서 주목하는 감독 반열에 오른 바 있다. 사리 감독은 2018년 콘테 감독의 후임으로 첼시에 부임했다. 자신의 애제자 조르지뉴를 나폴리로부터 영입하며, 점유율을 중시하는 패스 축구를 펼칠 것으로 기대됐다. 시즌 초반에는 인상적인 경기력과 결과를 내며 첼시 팬들을 흥분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조르지뉴를 압박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하면, 사리 감독 축구가 무너지는 것이 드러나면서 첼시를 상대하는 팀들은 강력하게 조르지뉴를 압박했다. 또한 다른 경기들보다 압박의 강도를 높여 패스 축구를 무력화하자 사리 감독의 첼시는 흔들렸다. 여기에 최전방 자원들의 부진과 케파 교체 거부 사건까지 터지면서 사리 감독의 리더십은 도마에 올랐고, 첼시 구단과 사리 감독과의 마찰은 시즌 내내 언론들의 중심 소재거리였다.
  
 올레 군나르 솔샤르 맨유 감독대행과 마우리치오 사리 첼시 감독

첼시 감독 당시 마우리치오 사리의 모습(오른쪽, 자료사진) ⓒ AFP/연합뉴스

 
시즌 막판에는 리그 최종 3위, 유로파리그 우승까지 기록하면서 나름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알레그리 감독의 이탈로 공석이 된 유벤투스 감독직 부임설이 계속해서 나왔고 결국 1년 만에 첼시를 떠나 이탈리아 무대로 복귀하였다.

사리 감독은 2011년부터 8연속 리그 우승을 달성하고는 있다. 하지만 챔피언스리그에 대한 목마름이 있는 유벤투스를 사리 감독이 만족시킬 수 있을지, 또 리그 우승 경험이 전무한 사리 감독이 9연속 스쿠테토(이탈리아 리그 우승 트로피)를 따낼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아 관심을 얻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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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 콘테 안첼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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