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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취임1주년 인터뷰 중인 정동균 양평군수. 그의 뒤로 김근태 전 위원장의 사진이 걸려있다.
 13일 취임1주년 인터뷰 중인 정동균 양평군수. 그의 뒤로 김근태 전 위원장의 사진이 걸려있다.
ⓒ 박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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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정부와 가장 소통이 잘 되는 군수를 선택해준 현명한 주민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양평군은 '경기도의 TK'라고 불린다. 이곳은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보수정당 외의 정당에게는 단 한번도 미소를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무려 24년간 이어진 '보수불패신화'가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깨지고 말았다. 반전드라마로 당선된 정동균(59) 양평군수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13일 오전 그의 집무실에서 취임 1년의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인터뷰 시작 첫마디는 자신을 뽑아준 주민들에 대한 감사인사였다.

정 군수는 자신의 성과와 가능성 중 하나로 '중앙과의 소통'을 꼽았다. 그는 "아시겠지만 양평은 재정자립도가 17%밖에 안 돼 결국 중앙에서 도비, 국비 받아다 일을 해야 한다"라며 "저는 문재인 정부와 문희상 국회의장,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네트워킹이 가장 잘 되는 장점이 있다"라고 자부했다.

그러면서 그중 한 예로 "한번은 서울 올라갔는데 군수임에도 중앙정부 고위공직자들이 와서 기다리는 모습을 보고 함께 간 공무원들이 깜짝 놀랐다"라며 "한 번도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 군수는 "지금 정부와는 오랫동안 정치적 궤를 같이 해왔고, 오랜 정치적 교류를 통해 인맥도 형성돼 있다"라고 한 뒤 "지역 국회의원들과는 소속 정당이 다르지만 지역 문제에 대해서는 협업과 협치를 부탁드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권위와 권위주의는 달라... 젊은 공직자 목소리 들어야"  
  
양평군청 전경
 양평군청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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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주의와 권위는 다릅니다. 권위는 우리 스스로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정 군수가 취임 후 주목한 건 권위주의적 소통이 낳은 조직의 경직성이었다. 그는 "양평은 지방자치 실시 이후에 처음으로 지방정부가 바뀐 데다 탑다운(top-down) 명령에 익숙하고 소통이 부족해 보였다"라면서 "아래로부터 의견이 올라올 수 있도록 소통구조를 수평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취임 이후 직원들과 소통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다"라면서 "아직 미진하긴 하지만 1년 되어 가니까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라고 평가했다.  

소통 구조를 바꾸기 위한 조직적 지원도 펼치고 있다. 정 군수는 "우리 지역을 위해 오랜 기간 근무해야 할 젊은 공직자들에게 군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을 제안하면 인센티브를 주고 포상을 한다"라며 "그들이 제 집무실에 와서 정책제안을 발표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기서 젊은 공직자가 발표할 때 한 고위공직자가 그게 되겠나 안 되겠냐 해서 주의를 준 적도 있다"며 "이게 꼭 정책에 반영이 안 되더라도 젊은 공직자가 간부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지역화폐, 지역경제 활성화 위해 200억까지 확대할 것"
 
지역화폐 카드 모습. 용인시 와이페이, 이천사람지역화폐, 여주사랑카드, 하남시 하머니카드, 광주시 광주사랑카드, 양평군 양평통보 모습
 지역화폐 카드 모습. 용인시 와이페이, 이천사람지역화폐, 여주사랑카드, 하남시 하머니카드, 광주시 광주사랑카드, 양평군 양평통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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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추가가맹점할인 10% 외에 1~5% 할인을 추가로 해줍니다. 그래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최대 15% 할인을 받는 거죠. 커피숍, 미용실, 치킨집, 식당 등 다 관내 있는 지역 소상공인들에게 돈을 사용토록 유도해 지역경제 선순환을 유도할 계획입니다." 

나아가 정 군수는 "지역화폐를 장기적으로 더 확대할 생각"이라며 "각 기관 및 위탁기관 등 법이 허용하는 한 관내에서 구매하고 써야 하는 것까지 최대 200억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평군의 지역화폐는 양평통보란 이름을 사용한다. 상평통보란 이름에서 모티브를 받고 조선시대 양평군에 주전소가 있던 것도 한몫했다. 

현재 양평군은 경기도 내 시·군중에서도 지역자금유출이 심한 곳이라는 판단 아래 지역화폐를 충전할 때마다 금액의 10%를 상시 인센티브로 제공하고 있다. 이는 경기도 시군 중 양평군과 연천군이 유일하다. 초기 일반발행분 15억도 3배 늘려 45억으로 증액 편성해 총 60억 규모다. 더욱이 카드형 발행 규모 액으로는 1인당 발행액이 도내 1, 2위를 다툴 정도다.

특히 도내 시군 중 유일하게 지역화폐로 결제시 자율적으로 1~5% 추가 할인해주는 가맹점을 별도 모집해 운영하는 추가할인가맹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에 소비자는 최대 15%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지역 상권에서 소비가 가능하다. 4월부터 모집한 추가가맹점 수는 현재 150여 개로, 더욱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청년과 어르신 협업 가능한 일자리 및 복지공동체 추진"    
13일 취임1주년 인터뷰 중인 정동균 양평군수
 13일 취임1주년 인터뷰 중인 정동균 양평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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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일자리와 청년일자리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 군수는 "사실 이곳은 일자리 자체 하드웨어가 안 돼 있었다"며 "민선 7기 들어와서 관내기업이 96개에서 114개로 늘었다. 기업유치에 적극적으로 길을 열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농촌형 청년 일자리 스마트팜을 통해 어르신과 청년층 협업을 통한 일자리 문제 해결에 고심하고 있다"며 "청년들이 서울에서 2백 3백 벌이 직장생활보다 좀 고생이 되더라도 자신의 고향에서 부모님들과 가업 이어가며 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어르신들을 위한 복지공동체, 복지안전체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정 군수는 "어르신들을 살기 좋은 복지공동체와 복지안전체를 단단히 관리해서 보호하겠다"며 "보건진료소를 놀이공간이 되도록 해서 그곳에서 어르신들이 일상적으로 건강 체크하며 관리하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응급 상황 시 평소 무슨 약을 드시는지 환자상태 알고 응급치료를 해야 골든타임을 지킬 수 있다"며 "그래야 초기 출동 시 대응이 빠르고 수월하다"고 지적했다. 

인터뷰를 말미 정 군수의 집무실에 걸려있는 고 김근태 의원 사진에 대해 물었다. 정 군수는 "80년대 민주화 바람이 막 불 때 지역후배라며 살갑게 챙겨주셨다"며 "군사정권 시절 고문후유증으로 돌아가셨는데, 사람에 대한 따뜻한 배려와 심성이 남달랐던 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군수는 사진 속 김 전 의원처럼 환하게 웃었다. 양평군민들의 선택에도 환한 웃음으로 화답할 수 있을지는 남은 임기에 달렸다.

태그:#정동균, #양평군, #문재인, #지역화폐, #스마트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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