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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보궐선거 때 504표 차이로 당선했던 여영국 국회의원(창원성산)이 배지를 단 지 71일째다. 그러나 지금까지 국회 본회의장에 가본 건 딱 한번. 여 의원은 "자유한국당 때문에 국회 정상화가 되지 않고 있다"라며 "일하고 싶다"고 했다. 지난 14일 마산YMCA가 마련한 "초선이 바라(보)는 대한민국 국회" 강연에서였다.

이 자리에서 여 의원은 "세월이 많이 지난 거 같은데, 아직도 저는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며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 때 몸싸움하다 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의원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의원들은 '자유한국당 모습을 보며 당신마저 안됐으면 어쩌노'라면서 '축하한다'는 말보다 '고맙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했다.

여 의원은 당선 이틀 뒤인 지난 4월 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출석해 '선서'를 했다. 그 뒤로 한 번도 국회 본회의장에 가보지 못한 그는 "처음에는 본회의장에 가는 길을 몰랐다. 선서한다며 5분 빨리 오라고 해서 갔다"며 "그 때 한번 가보고 그 다음부터 문이 잠겼다"고 했다.

국회 상임위도 마찬가지. 교육위 소속인 그는 "상임위도 한번 제대로 열리지 못했다. 법률안 공청회 한다고 한번 가 봤다"고 했다.

"국민과 국회 사이, 실제로 보니 더 멀더라"

초선에 비친 국회는 어떨까. 여 의원은 "국민의 절반이 여성이 국회의원은 17% 밖에 되지 않고, 농민을 대표하는 의원은 1명이며, 청년 문제가 심각하다고 해도 나이로 봐서 청년은 1명뿐이다. 심각한 현실이다"며 "국민들이 생각하는 국회와 너무나 동떨어져 있다. 실제 가보니 더 떨어져 있더라. 초선이지만 희망보다도 벽을 느끼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국회 가서 가장 먼저 만난 사람은 국회 청소노동자였다. 30여 명 모셔놓고 밥을 먹었다"며 "제가 노동자 출신이라서 그런지 많은 노동자들이 찾아온다. 국립대학병원 청소노동자며 대학 강사들도 있었다. 심지어 경찰직원협의회도 찾아와서 도와 달라는 이야기도 한다. 제가 경찰하고는 친하지 않게 지냈는데 최근에 인연이 맺어지고 있다"고 했다.
  
 여영국 국회의원(창원성산)은 6월 14일 아침 마산YMCA 회관에서 열린 '아침논단'에 참석해 "초선이 바라(보)는 대한민국 국회"에 대해 이여기를 했다.
 여영국 국회의원(창원성산)은 6월 14일 아침 마산YMCA 회관에서 열린 "아침논단"에 참석해 "초선이 바라(보)는 대한민국 국회"에 대해 이여기를 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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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의원은 "작년에 가장 뜨거웠던 쟁점이 유치원 비리 문제였다. 그렇게 문제가 되어도 아직 법 개정이 안됐다. 그것 역시도 자유한국당이 반대하니까 안 되고 있다"며 "유치원3법을 긴급지정안건으로 올려, 오는 6월 24일이면 교육위 손을 떠나 법사위로 간다. 심의 한번 못해보고 가는 거다"고 했다.

이어 "국회 가보니 어느 정당이 누구의 이익을 대변하는가를 알겠다. 첨예한 계급투쟁을 하는 게 보인다. 국민이 분노했던 유치원 비리 문제를 해결하자고 했는데 자유한국당이 지금까지 막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과 관련해, 그는 "ILO는 노동자조직처럼 하지만, 국제적인 노사정 기구다. 사용자와 정부, 노동자 3자가 합의한 기구다"고 했다.

과거 독일 방문 때는 언급한 그는 "1998년 당시 부산대 교수로 있었던 김석준 부산교육감 등과 독일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고급 유람선을 만드는 노동자들을 만났는데, 하루 8시간 노동을 하고 있었다"며 "독일 노동자는 한국도 8시간 노동하고 정당한 임금을 주어야 정당한 경쟁이 된다고 하더라. 우리가 그렇게 하지 않으니까 유럽에서 한국 수출품이 경쟁력을 상실한다"고 했다.

'패스트트랙 충돌'과 관련해 그는 "국회선진화법은 자유한국당이 집권당일 때 만들었다. 그런데 패스트트랙을 못하게 하려고 국회 사무처 의사과 문을 부수었고 지금도 그 상태 그대로 있다. 국회 사무처에서 의원들을 형사고발했는데, 대한민국 국회가 생긴 뒤 처음이다. 그만큼 심각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감당이 되지 않으니까 밖으로 뛰쳐나간 것이고, 지금은 집 나가서 '적반하장식'으로 패스트트랙 철회와 사과를 요구한다"고 했다.

그는 "국회법에는 언제 회의를 열어야 한다는 날짜까지 정해 놓았는데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국회가 자기들이 만든 법을 아예 지키지 않는다. 저로서는 이해가 안 된다. 실제로 바라만 보다가 직접 들어가서 참여해 보니 생각보다 더 심각하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변해야 할 곳이 국회다"고 했다.

사립학교법 이야기가 나왔다. 그는 "요즘 진주에 있는 한국국제대(사립) 사태가 심각하다. 2005년 노무현정부 시절 사립학교법을 개정하력 하니, 그 때 박근혜씨가 한나라당 대표를 하면서 6개월 동안 사립학교법 개정 폐기를 요구하며 장외 투쟁했다. 지금이 그런 형국과 비슷하다. 그 때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후퇴했다. 그 결과 사립학교의 부정비리가 터져도 바꾸는 것을 어렵게 만들어버린 것"이라고 했다.

재선했던 경남도의원 때 경험을 떠올린 그는 "자유한국당 도의원들을 많이 대해 봤지만, 논리적이지 못하고 상식적이지 못하면 부끄러워했다, 그런데 국회의원들은 그런 것도 없다"고 했다.

"국회의원 소환제가 필요하다"

'국회의원 소환제'의 필요성을 설명한 그는 "대통령은 국민이 뽑아도 국회에서 소환할 수 있다. 선출직 공직자 중에 유일하게 소환제가 없는 게 국회다"며 "국회가 두 달 동안 일을 안 하니까 소환제를 만들어 달라는 요구가 있고, 세비도 무노동 무임금으로 만들어 달라는 목소리가 있다. 어제 저녁에 군대 친구한테서 휴대전화 문자가 왔다. 그는 저한테 긴급 제안한다며 '의원님이라도 세비 반납하면 어떻겠느냐'고 물었다. 답을 안할 수가 없어 '심각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4월 5일 국회 선서하면서 '헌법을 준수하고 국민 이익을 우선하여 국회의원 직무를 양심에 따라 성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했다. 과연 지금 국회가 국민 이익을 위해 돌아가는가, 천말의 말씀이다"고 했다.

그는 "2010년 경남도의원 후보시절, 낙동강환경청 앞에서 4대강 반대 집회 있었다. 그 때 했던 발언이 생각한다. 선출직 공직자 되겠다고 하는 사람이 우선적으로 갖추어야 할 가치관은 '공공의 이익에 우선'하고 '국민 다수 이익에 부합'하며, '그 가치가 한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후대까지 공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4대강 사업을 해서는 안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말을 해 놓고 보니까 저의 활동 기준이 되었다. 2014년 재선 도의원이 되고 나서 초선 도의원들한테 그 말을 해주었다. 자기 기준이 없으면 늘 헷갈린다고 했다. 예산 심사할 때 공적 이익이 되는지 특정집단의 이익인지가 판단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며 "예산으로 이익을 보는 사람들이 누구인지를 들여다보면 찬성과 반대가 분명해 진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국회 공전이 국민 이익이라고 판단하지 않는다. 강원도 산불 피해자들과 포항 지진 피해자들을 도울 예산과 대책이 필요하다. 늦을수록 피해를 보는 사람은 국민이다. 국회가 열려야 구제책이 마련되는데 전혀 그렇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패스트트랙'과 관련해, 그는 "나경원 원내대표가 솔직하게 말을 했다고 한다. 나 원내대표가 왜 '선거제 개정'에 반대하는지를 물으니 대한애국당 때문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만약에 '연동형비례대표제'와 '석패율제'가 반영된 선거법 개정이 되면 대구경북에서 대한애국당이 선전할 수 있고 그러면 자유한국당의 세력이 초라해 질 수 있다고 본 것이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 국회에 들어와서 논의하면 되는데, 자유한국당은 그래서 철회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국회 정상화의 새 걸림돌이 생겼다. '사법개혁특위'와 '정치개혁특위'의 기한 연장 문제다. 그런데 '정개특위' 심상정 위원장만 바꿔 달라는 말을 물 밑에서 민주당과 오간다는 이야기가 있다. 어쨌든 자기들의 이해관계를 관철하기 위해서 국민은 관심이 없다"고 했다.

여 의원은 "자유한국당의 딜레마가 대한민국 국회를 발목 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했다.

'수도권'과 '지방'을 거론한 그는 "이대로 간다면 지방은 종말, 실종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대학 문제가 그렇다. 인구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지방대학은 사립대학이 거의 다수다. 사람들은 서울만 쳐다보고 있다. 여러 사립대학 비리가 생기고 있는데, 이렇게 가다가는 대학 구조조정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없어질 것이라고 한다. 이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정부는 1년에 사립대학에 5조원의 돈을 넣고 있다. 학교법인의 법정부담금은 4%를 넘지 않는다. 대학은 정부 돈과 학생 등록금으로 운영한다. 정부 지원금을 높이려면 사립대학이 투명해야 한다.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지원금 확대는 용납이 되지 않을 것이다"며 "저는 우선 사립학교법 개정에 온 힘을 쏟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여영국 국회의원(창원성산)은 6월 14일 아침 마산YMCA 회관에서 열린 '아침논단'에 참석해 "초선이 바라(보)는 대한민국 국회"에 대해 이여기를 했다.
 여영국 국회의원(창원성산)은 6월 14일 아침 마산YMCA 회관에서 열린 "아침논단"에 참석해 "초선이 바라(보)는 대한민국 국회"에 대해 이여기를 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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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 이대로 둘 수 없다"

'대학 통폐합'과 '공영형 사립학교' 등을 거론한 그는 "국립대는 통합하는 방향으로 과감하게 가야 한다. 합리적 논의를 거치기보다도 최고통수권자가 결단해야 한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금융실명제를 했듯이, 대학 통폐합은 정부가 발표하고 밀고 가야 한다. 논의에 부치는 순간 기득권과 논란만 부추긴다. 과감만 결단이 없으면 지방이 다 죽는다"고 했다.

병원 문제도 거론되었다. 여 의원은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아프면,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서울로 간다"며 "사람한테서 대학과 병원 문제는 일상이다. 다들 서울로 가니까 지방이 살 길이 없다. 지방재정자립도나 지방인사권 이야기를 하나, 병원과 대학을 보면 지방이 죽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고 했다.

여영국 의원은 "국회 초선이지만, 도의원 8년 해서 그런지 특별히 의사당이 낯설지 않다"고 했다.

공무원과 관계에 대해, 그는 "도의원 하면서 제일 힘들었던 게, 공무원과 도의원은 수평 관계인데 그렇지 않은 것으로 인식된다는 것"이라며 "초선 도의원 때, 마산로봇랜드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내용을 잘 몰라 동료 의원한테 물으니 공무원 불러서 자료 갖고 오라고 하라더라. 고민하다 경남도청 사무실을 찾아갔다. 단장이 깜짝 놀라더라. 지금은 퇴직한 그 분이 자기 공직생활 35년 동안에 도의원이 자기 사업소를 방문한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회 가니까 직급이 다 높다. 경남도에서는 국장이 3급인데 국회는 3급이 수두룩하다. 고위급 공무원이 너무 많다. 주로 의원 찾아오는 분들은 차관급이 오고 장관도 온다"며 "며칠 전 과기부 차관을 만나 지역 현안도 있고 해서 찾아가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보좌진들이 국회의원이 급 떨어진다며 못하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그동안 국회에서 형성된 분위기나 '룰'에 젖어 들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다"며 "그런 것을 탈피해서 우리가 필요한 것은 찾아가는 게 맞지 않느냐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여영국 의원은 "초선 의원으로서, 임기도 1년이 안 되는 기간이다. 1년을 4년 같이 보내야 하는데, 황금 같은 두 달을 허송세월로 보내는 거 같아 안타깝다. 저를 뽑아준 창원성산 구민들이 부끄럽지 않도록 '단디' 잘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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