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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에서 내년부터 생존수영수업을 전학년으로 확대한다는 반가운 소식을 내 놓았다. 세월호 사건 이후 초등학교 3학년때 생존수영수업(10시간 이내)를 의무적으로 받게 한 것의 후속 대책인 셈이다. 환영받아 마땅한데 많은 언론에서 문제점으로 수영장인프라 부족을 지적한다. 사설수영장이나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공수영장은 수용포화상태이며 대여 문제, 비용 문제, 다른 학교와 실시 기간 조정 등 협의 사항이 많아 현장에서는 애로사항이 많다고 한다. 작년 말에는 조경태 의원(자유한국당)은 '초등학교 수영장 설치 지원'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생존수영교육 및 지도자 양성, 생존수영능력 레벨인증제 실시 등을 실시하며 특히 수영초보자와 어린이들의 안전을 지키는 단체.
▲ 대한생존수영협회 누리집 생존수영교육 및 지도자 양성, 생존수영능력 레벨인증제 실시 등을 실시하며 특히 수영초보자와 어린이들의 안전을 지키는 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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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사건 이후 생존수영수업을 전면 시행할때 많은 언론들이 문제점을 지적했다. 수영장 인프라가 부족하다, 전문인력이 부족하다, 수영장까지 버스를 타고 이동하거나 학생들이 다소 먼 거리를 걸어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되는 등등의 문제점을 다루었다. 그러나 여전히 정부 당국은 적극적인 수영장 인프라 구축에는 여전히 인색하다. 

의외로 해결책은 간단하다. 일본을 벤치마킹하자. 일본은 우리보다 50년 전에 똑같은 일을 겪었다. 시운마루호 침몰 사고이다. 1955년 5월 11일 수학여행을 떠난 초등학생 및 중학생을 태운 시운마루호가 화물선과 충돌하여 168명(학생 100명)이 안타깝게도 숨진 사고였다. 이 사고를 계기로 거의 모든 학교에 수영장을 설치하였고 생존수영수업을 진행했다. 지금은 착의(着衣)수영수업까지 진행한다. 50년 전에 일본이 한 일을 우리 나라가 못 할 이유가 없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면 해결책은 쉽게 다가온다.

학생들이 원활하게 생존수영수업을 받을 수 있는 관건은 수영장 확충에 있다. 일본처럼 모든 학교에 지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관리 및 공간 확보, 예산 문제도 뒤따라 쉽지 않다. 

그래서 필자는 두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수영장을 스포츠센터처럼 크게 만들 필요가 없다. 성인풀 없이 생존수업에 알맞은 규모로 지으면 된다. 일본에는 노천에 있는 곳도 있다. 둘째, 권역별(3개~4개)로 학교를 묶어 공간이 넓은 학교나 주변 공유지에 적절한 규모로 지으면 된다. 생존수영장 풀을 2~6개까지 다양하게 구성하면 된다 .일본은 50년 전에 만들지 않았는가? 
3~4개 학급 및 다른 학교도 함께 생존수영수업만을 할 있는 전용수영장.
저예산으로 맞춤형 건축 가능해
▲ 생존수영장 가상 조감도 3~4개 학급 및 다른 학교도 함께 생존수영수업만을 할 있는 전용수영장. 저예산으로 맞춤형 건축 가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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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인력의 부족은 초등교사로 해결할 수 있다. 교육대 과목에 생존수업을 필수로 넣고 자격증을 딸 수 있게 하는 방법도 있다. 

필자는 김해에 산다. 인구 20만이 넘는 중소도시다. 필자의 아들은 초등 3학년이 되어 생존수영수업을 받으러 버스타고 시립스포츠센터에 간다.(화수목금 각 2시간 총 8시간). 어린이풀에서 생존수영수업을 한다고 하면, 훨씬 면적을 많이 차지하고 있는 성인풀은 옆에서 지켜볼 뿐이다.   

정책입안자에게 제안한다. 수영장을 스포츠센터와 같은 규모로 지어야지 하는 막연한 고정관념에서 탈피하자. 어린이풀장(초등기준) 규모의 안전하고 쾌적한 편의시설을 갖춘 생존수영전용 수영장을 건축하면 된다. 그것도 권역별로 지으면 예산도 절감된다. 늦지 않았다. 내년 예산에 시범사업이라도 교육청을 지정하거나 지자체와 협력해서 추진해 보자. 그리고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논의하고 여러 모형을 만들어 지역환경에 맞는 생존수영전용수영장을 짓자. 
  
우리 아들에게 멋진 수영복을 사 줬는데 여객선을 타면 그 수영복을 입지 않는다. 그냥 평상복이다. 사고가 나면 그 상태로 빠진다. 옷의 무게로 더욱 물에서 버티기 힘들다. 생존율을 높이는 한 걸음을 더 내딛자. 일본처럼 착의수영까지 나아가는 생존수영수업이 진행되기를 바란다.

태그:#생존수영, #수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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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에서 주로 입시지도를 하다 중학교로 왔습니다.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나누며 지식뿐만 아니라 문학적 감수성을 쑥쑥 자라게 물을 뿌려 주고 싶습니다. 세상을 비판적으로 또는 따뜻하게 볼 수 있는 학생으로 성장하는데 오늘도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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