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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미 정상회담 조율 과정과 통화 내용을 공개해 논란을 일으킨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이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청와대 특감반 진상조사단 회의에 참석해 있다.
 최근 한미 정상회담 조율 과정과 통화 내용을 공개해 논란을 일으킨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이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청와대 특감반 진상조사단 회의에 참석해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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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 간 전화통화 내용을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유출한 주미한국대사관 소속 공사참사관 K씨가 26일 오후 입국했다. 

K씨는 이날 오후 3시께 인천공항으로 귀국했고 27일부터 진행될 외교부 감사에서 한미 정상 간 전화통화 내용을 유출한 경위와 의도 등을 조사받을 예정이다.

강효상 의원에게 전달한 내용은 큰 비밀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일 오후 10시부터 50분간 전화통화 하면서 한국의 대북식량지원과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등을 논의했다.

그런데 이로부터 이틀 뒤인 지난 9일 강효상 의원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7일 한미 정상 간 전화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5월 하순 일본을 방문한 뒤 잠깐이라도 한국에 들러 달라"라고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자유한국당에서는 "구걸외교", "굴욕외교" 등의 비난이 터져 나왔다.

이후 외교부는 주미한국대사관이 있는 미국 워싱턴에 감찰팀을 파견해 유출 경위 등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K씨가 지난 9일 '3급 비밀'로 분류된 한미 정상 간 전화통화 내용을 열람한 뒤 고교(대구 대건고). 대학(서울대) 선배인 강 의원에게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K씨도 외교부 감찰에서 이러한 사실을 인정했다. 청와대의 고위관계자는 지난 23일 "대외공개가 불가한 기밀로 분류된 한미 정상 간 통화 내용이 유출된 것으로 확인했고 유출한 사람(K씨)도 그 누설을 시인했다"라고 말했다.

다만 K씨는 자신이 강 의원에게 전달한 내용은 '큰 비밀'이 아니라고 오판했다고 외교부 감찰팀에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떻게 3급 비밀을 여러 직원들이 회람했나

외교부는 K씨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해임 또는 파면 등 중징계를 요청하고, 외교기밀 누설죄로 검찰 고발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법상 외교기밀을 누설할 경우 5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정상 간 전화통화 내용은 '누설될 경우 국가안전보장에 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3급 비밀로 분류돼 있다.

한일 외교부 장관 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프랑스를 방문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24일(현지시각) 파리에 위치한 주OECD 한국대표부에서 한국특파원들을 만나 "출장 오기 전에 꼼꼼히 조사해서 엄중문책하라는 지침을 주고 왔다"라고 전했다. 25일 귀국하는 길에도 "조사결과를 보고 엄중한 문책을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강 장관은 "이번 일은 상대국과의 민감한 일을 다루는 외교공무원으로서 의도적으로 기밀을 흘린 케이스로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1차적 조사를 봤을 때 의도가 없이 그랬다고는 보기 어렵다"라고도 했다.

그 '의도'와 관련해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소외된 외교부의 '전통적 주류세력'이 현 정부의 외교.대북정책 흔들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K씨는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기획수석실에서 근무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한미 정상 간 전화통화 내용을 사본 형태로 여러 명의 주미한국대사관 직원들이 돌려봤다는 점이다. 워싱턴에 파견된 외교부 감찰팀도 '어떻게 조윤제 대사만 볼 수 있는 3급 비밀을 여러 명의 직원들이 회람했는지'를 주요하게 들여다본 것으로 알려졌다.

태그:#한미 정상 간 통화 유출 사건, #강효상, #강경홪, #주미한국대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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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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