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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이인영 의원이 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
▲ 민주당 새 원내사령탑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이인영 의원이 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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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비주류가 없는 완전한 융합을 이뤄내야 한다. 공정하고 균형감 있는 원내대표를 선출하면 된다. 절 선택하시면 이해찬 대표를 중심으로 개혁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다양성, 포용성을 갖춘 더 강력한 여당을 만들 수 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서울 구로갑, 3선)의 정견발표에서 핵심 키워드는 '균형감'이었다. 이 원내대표는 8일 열린 원내대표 선거의 결선 투표에서 총 125표 중 76표를 얻어 '이해찬 측근'으로 분류되는 김태년 의원을 가뿐히 따돌렸다. 당 지도부와 가까운 주류 후보와의 경쟁에서 이 원내대표가 승리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이 '균형'이었다.

"독주하지 않겠다" 초선 움직인 이인영의 공약 

당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같은 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원내대표의 당선을 점치며 다시금 '균형'을 언급했다. 전해철 의원 등 친문 핵심 인사들의 물밑 지원에 나선 것도 또 다른 힘이 됐을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여기에 당내 이른바 '김근태계'로 분류되는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의 지지도 한몫했다.

그는 "(이번 선거는) 결국 균형이다. (이해찬 대표 중심의) 친노 지도부로 기울어진 운동장에 김태년 의원이 당선되면 이 대표의 지도력에 대한 불만만 더욱 쌓이고 총선에서도 힘들어진다"면서 "의원들은 결국 균형을 요구할 거다. 단순히 호불호로 표가 갈리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원내대표는 실제로 경쟁 후보인 김태년, 노웅래 후보를 비롯해 이해찬 대표, 홍영표 전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김진표 의원, 우원식·우상호 전임 원내대표 등의 이름을 열거하며 계파와 상관없이 각 의원별 핵심 정책 또는 행보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덧붙였다.

이 원내대표는 "당내 정말 다양한 의견이 상존하고 있었다"면서 "경선기간 중 개인 의견보다 집단적 사고를 모으면 더 좋은 성과를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원내대표 개인의 독주를 절대 고독한 결단으로 포장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견발표 자리에서  박주민, 김해영, 강병원, 강훈식, 김병관, 박용진, 이재정, 전재수, 제윤경 의원 등 1970년대생 의원들의 이름을 호명하며 "우리당의 70년대생 의원님들의 이름은 우리 당의 미래다"라면서 "여러분들이 미래행동 그룹을 조직하면 전 돕겠다"고 치켜세웠다. 초·재선 중심의 젊은 의원들에 대한 적극적인 표심 공략이었다.  

이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 도와주신 의원들의 뜻을 전하면, 첫 번째는 총선에서 꼭 이기자는 것이다. 그래야만 문재인 대통령이 성공하고 촛불 시민혁명 과정에서 국민이 우리에게 기대한 것을 완성할 수 있다. 둘째는 한번쯤 주류, 비주류를 확 깨버리자는 것이었다. 주류와 비주류가 없는 완전체로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민주당을 한 번 해보자는 기대였다"고 밝혔다.

"내일이라도 나경원 만나겠다"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이인영 의원이 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해찬 대표와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은 홍영표 전 원내대표.
▲ 민주당 새 원내사령탑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이인영 의원이 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해찬 대표와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은 홍영표 전 원내대표.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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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만나는 분마다 다음 총선, 민주당이 쉽지 않다고 걱정한다. '이 정도의 정당 지지율에 나 정도의 인물이면 당선되겠지?' 그럴 수 있다. 그런데 솔직히 안일한 생각이다."

이 신임 원내대표는 정견 발표에서부터 당 안팎의 상황이 그리 녹록치 않다는 점을 언급했다.  4.3 보궐 선거와 각종 여론조사 지표로 표출된 싸늘한 민심부터, '민생투쟁'을 내걸고 장기 장외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자유한국당까지. 이 원내대표가 당선 직후 맞닥뜨릴 과제는 어느 것 하나 만만치 않다.

이 원내대표는 당장 오는 9일이라도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와 만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일이라도 연락드리고 찾아뵙도록 하겠다"면서 "'백지화하라'고 하면 과연 가능하겠나? '굴복하고 들어오십쇼'도 역시 불가능하다. 결국 민생보다 더 좋은 명분으로 정치를 복원할 방법은 없다. 다른 한편에선 창구를 열어 패스트트랙 과정에서 생긴 갈등을 어떻게 치유할지 예의바르게 해법을 찾는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견발표 내내 '민생경제'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 원내대표는 "원내대표가 되면 무조건 민생경제에 집중하겠다. 이대로 민생이 무너지면 내년 총선에서 상점과 식당을 들렀을 때 선거 캠페인이 가능할지, 정말 예측하기가 힘들다"고 경고했다.

그는 "핵심은 자영업, 중소기업, 청년대책이다. 중소기업육성기금부터 한껏 키우겠다"면서 "김진표 의원의 지론대로 융자 중심에서 투자중심으로 금융을 개혁하고 대책을 만들겠다. 자금난을 겪고 있는 자영업과 중소기업에 금융지원의 길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단점으로 꼽히는 '까칠함'을 극복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이 원내대표는 "제가 고집이 세다는 평을 완전히 깔끔하게 불식하겠다. 부드러운 남자가 되겠다. 까칠해지거나 말 안 듣고 고집부리면 언제든 지적해 주시라"면서 "그땐 머리를 탈색해서라도 바로 고치겠다"고 강조했다.

1964년생으로 올해 56세인 이 원내대표는 1987년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전대협 1기 의장을 지낸 학생운동의 핵심 지도부였다. 1999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젊은피 수혈론'에 따라 전대협 1기 부의장 출신인 우상호 전 원내대표와 함께 새천년민주당으로 영입돼, 이른바 86그룹을 주도했다. 2010년엔 원외 최고위원으로 당직 활동을 하기도 했다.

태그:#이인영, #나경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김태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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