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캅스' 이성경-라미란, 디지털 성범죄 일망타진! 배우 이성경과 라미란이 5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걸캅스> 제작보고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걸캅스>는 현실 사회에 만연한 디지털 성범죄 사건을 바탕으로, 나쁜 놈 때려잡는 걸크러시 콤비의 비공식 수사를 그린 작품이다. 5월 개봉 예정.

배우 이성경과 라미란이. 자난 5일 제작보고회 당시 모습. ⓒ 이정민


제목만 놓고 보면 1990년대 유행했던 형사물이 떠오른다. 두 형사를 뜻하는 해당 작품에서 앞글자가 '걸' 바뀐 <걸캅스>를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영화에 대한 설왕설래가 많았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작품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포함해서 말이다.

서울 용산 CGV에서 30일 언론에 먼저 공개된 <걸캅스>는 과연 그런 우려를 씻을 수 있을까. 연출을 맡은 정다원 감독과 주연 배우 라미란, 이성경, 최수영은 이런 시각에 대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밝혔다. 

때묻지 않은 감성

영화는 1세대 여성 형사였지만 세월이 지나 퇴직 위기에 몰린 박미영(라미란)과 팀의 천덕꾸러기 막내 형사 조지혜(이성경)가 의기투합해 마약 성범죄 사건을 해결한다는 설정이다. 주요 인물이 남성에서 여성이 되었다는 점을 두고 이른바 젠더 이슈가 몇몇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논쟁 지점으로 떠올랐다. 

관련 질문에 라미란은 "딱히 여성에게 메시지를 주고자 출연한 게 아니라 술술 잘 넘어가는 시나리오였기에 출연한 것"이라며 "성범죄 피해자분들이 대부분 여성이기에 그리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남성 피해자도 많다. 모든 피해자분들이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무의식중에 누구나 가해자,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 이 영화로 어떤 거창한 메시지보다는 한 번쯤 이럴 수도 있겠구나, 남일 만이 아니구나 하는 경각심만 갖게 해도 절반은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라미란)

감독이 적극 답변을 이었다. 독립영화계에서 배우, 연출부로 활동해 온 정다원 감독은 "3년 전 제작사 대표님이 여성 형사 콤비물을 기획했는데 제게 연출 기회가 왔다"며 "어떻게 하면 재밌게 보일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디지털 성범죄 뉴스를 보게 됐다. 우리 사회에 이런 범죄가 만연해 있다고 생각했다"고 운을 뗐다.

"제목이 그렇다고 여성만을 위한 영화는 아니다. 더욱이 남성혐오적 시선과 젠더 갈등을 심화시키는 영화도 아니다. 여러 게시판에서 논란이 된 내용들을 다 봤다. 재밌게 봤다. 걱정하시는 분들도 오셔서 영화를 보셨으면 좋겠다. 제가 독립영화를 하다 온 사람이라 때는 묻지 않았을 것이다." (정다원 감독)
 
'걸캅스' 나쁜 놈 일망타진! 정가원 감독(가운데)과 배우 이성경, 라미란이 5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걸캅스> 제작보고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걸캅스>는 현실 사회에 만연한 디지털 성범죄 사건을 바탕으로, 나쁜 놈 때려잡는 걸크러시 콤비의 비공식 수사를 그린 작품이다. 5월 개봉 예정.

▲ '걸캅스' 나쁜 놈 일망타진! 왼쪽부터 배우 라미란, 정다원 감독, 이성경. ⓒ 이정민

 
"버닝썬 짚는 작품은 아냐"

현장에선 <걸캅스>가 다루고 있는 소재에 대해 최근 버닝썬 사태를 연상하게 한다는 질문도 나왔다. 정다원 감독은 "그 사태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유명 연예인이 연루됐기에 이제야 이슈화되는 것이지 우리 모두 알고 있던 사실"이라 답했다.

"작년 여름에 촬영했는데 그 사건이 이슈화될지 예상 못 했잖나. (영화에서 가해자로 출연한) 배우들 이미지에 타격을 줄까 걱정이 많다. 때로 대중분들이 연기와 실제를 구분하지 않으실 때가 있는데 그런 일은 없었으면 한다. 영화는 영화로 봐주시길. 지금 시기에 영화가 현실과 비슷하다 보실 수는 있다. 현실은 아직 이렇지만 영화적으로는 유쾌하게 해결하는 과정을 그렸다." (정다원 감독)

극중 동료 경찰 장미 역을 맡은 최수영은 "여자, 여형사가 아닌 사건 중심으로 영화를 봐주셨으면 한다"며 "피해자가 아무 도움을 받지 못할 것 같을 때에 주변에 박미영과 조지혜 같은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성경 역시 성별보다는 보다 넓게 보는 관점을 제시했다. "남녀, 남남, 여여 등 성별에 따라 혹은 지위나 어떤 관계에 따라 느낌이 달라질 수 있다"며 그는 "<걸캅스>에선 미란 선배와 제가 올케와 시누이로 호흡을 맞추는데 이 과정에서 관객분들에게 힘이 된다면 감사한 일이다. 희망을 주는 영화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걸캅스>로 라미란은 연기 경력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영화 주연을 맡게 됐다. "떨리기도 하고 부담도 된다"며 그는 "제가 걸어가야 할 길을 걷겠다. 평가를 달게 받겠다"고 남다른 다짐을 보이기도 했다.

영화는 5월 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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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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